■ 문항 1 [60점]

[논제] 인하대학교 중앙도서관 이용에 관한 기본 방침을 정하려고 한다. <다음>의 두 방침 중 어느 쪽을 지지하는지 하나만 택해 <조건>에 따라 논술하시오. (1,000±100자, 60점)

<제시문>

(가) 한 사회의 발전은 정치적 안정, 경제적 풍요, 기술력 향상과 같은 기준만으로 측정되지 않는다. 사회 구성원들이 삶의 자율성과 각자의 고유한 개성과 미적 취향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정과 교육적 지원뿐 아니라 삶의 가치를 높여줄 지적․문화적 환경도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다양한 지적 자극과 수준 높은 문화적 가치를 향유함으로써 삶은 풍요롭게 되고 사회는 발전하게 된다. 이런 까닭에 국가는 뛰어난 창의성과 지성을 갖춘 인적 자본을 육성하고자 문화적 자산에 대한 생산과 투자에 앞장서게 되는 것이다.

문화적 자산이란 개인과 사회의 질적 수준을 결정짓는 유․무형의 다양한 예술적․지적 가치들을 말한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문화예술뿐 아니라 각 시대마다 개인들이 창조해낸 다양한 문화예술품도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얼마나 훌륭한 수준의 문화를 창조해낼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수준이 결정되기에 국가는 문화적 자산의 투자에 적극 나서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국가나 기업만이 문화적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나 기업이 새로운 지적․문화적 생산물을 창조하기 위해 투자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회 구성원 전체가 각자 자신의 노력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문화적 자산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에 주목할 때, 문화 생산자 및 수용자의 권리를 각각 강조하는 개념들인 ‘카피라이트(copyright)’ 및 ‘카피레프트(copyleft)’의 기능과 역할이 한층 중요해진다.

먼저 ‘카피라이트’는 창작자의 재산권과 표현권을 중요시하는 입장이다. 만약 이것들을 포함하는 지적 재산권을 충실히 보장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창조적 노력과 성과는 헛수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그들의 생산 능력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여러 가지의 부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먼저, 저작자에게 충분한 경제적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창작 활동의 동기와 활력이 약화된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품질의 저작물 생산이 감소된다. 이와 관련된 사례로는 각종 교재들에 대한 대학가의 무단 복사 및 제본 행위를 들 수 있다. 카피라이트를 무시한 학생들의 무임승차는 저작자와 출판사의 권리 훼손과 금전적 손해로 이어진다. 학기 초에 벌어지는 대학가 복사집에 대한 경찰 당국의 불시 점검이 저작권의 손실을 미연에 방지하고 저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제적 법적 조치임이 이로써 분명해진다. 이러한 카피라이트 보호 정책은 저작자의 잠재된 능력과 저작물에 대한 생산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선순환의 효과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충분히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카피라이트는 그것의 독점적 권리와 광범위한 영향력 때문에 종종 다음과 같은 반발과 저항에 부딪힌다. 대중과 공유되지 않는 폐쇄적인 카피라이트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지식과 정보 격차를 크게 벌려 불평등 사회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의 지식과 정보는 이미 형성된 그것들을 바탕으로 생겨나거나 발전한 것이다. 그러므로 특정한 개인이나 기업체의 온전한 소유물로 인정될 수 없으며, 오히려 공동체나 대중의 공동 자산으로 돌려져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저작권 공유 운동은 특정인의 지식 생산물에 대한 독점이나 사용 제한을 거부하며, 개방된 권리를 새로운 지식의 생성과 확장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카피레프트’ 운동으로 진화한다.

카피레프트는 지적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함으로써 사회 구성원들의 편의와 권익을 함께 끌어올리자는 주장의 산물이다. 그것의 구체적 사례를 살펴본다면 거기서 발생하는 긍정적 효과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최근 지식 검색 활동에서 인기가 높은 ‘위키피디아’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지식과 정보를 직접 올리거나 이미 등록된 것들을 수정․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이런 성질 때문에 위키피디아는 네트워크상에서 이루어지는 지식과 정보의 협동적인 생산 또는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지성의 한 모델로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위키피디아는 사이버 공간의 모든 참여자들에게 개방되어 있고, 자유로운 협력 속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문서를 훼손하거나 저작권을 침해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위키피디아는 새로 구성하는 지식과 정보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과 신뢰할 만한 출처의 확보, 검증 가능한 저작물이나 지표의 제시 등을 집필 원칙으로 강조한다.

이상의 카피라이트 및 카피레프트에 대한 설명은, 생산자의 저작권을 강조하는 수용자의 향유권을 높이 사든, 저작자가 들인 시간과 노력, 그 결과물에 대한 따스한 존중과 예의바른 활용을 기본 조건으로 삼아야 함을 잘 알려준다. 이런 태도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지적 생산물도 더욱 창조적이며 풍요로운 정보 교류의 장(場)으로 발전하거나 거듭날 수 없을 것이다.

고등학교『생활과 윤리』,『경제』활용

(나) 공중화장실의 휴지걸이에는 휴지가 없는 경우가 자주 있다. 공중화장실의 사용자 수를 예상하여 휴지를 주기적으로 채워 넣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된다. 마찬가지로, 큰 직장에서 여러 부서의 직원들이 신고나 예약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공간의 기물은 개인이 사용하는 공간의 기물보다 수명이 짧다. 여러 사람이 쓰는 곳이니 당연히 그렇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용의 빈도를 고려하더라도 그러한 차이는 일반적으로 유지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런 현상은 이른바 ‘공유지의 비극’에 해당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유물, 특히 자기 혼자의 소유인 것을 대할 때와 공유물, 즉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소유한 것을 대할 때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말하자면, 우리는 자기 혼자 소유한 것에 한층 강한 애정을 가지는 반면,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소유한 것에 대해서는 그보다 훨씬 약한 애정을 가진다. 그 결과 ‘공유지’는 ‘사유지’에 비하여 황폐해지기 쉽다. 문제의 재화에 대한 소유 관계를 분명히 함으로써 공유지의 비극을 예방하거나 해소할 수 있다고도 하지만, 공공시설 같은 경우엔 그런 해법을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학교 운동장을 개방하여 시민들이 운동하는 장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덕분에 많은 사람이 쾌적한 여가활동의 환경을 얻었다. 그러나 그 대신 학교는 시설 개방 전보다 많은 시간과 인력을 들여서 쓰레기를 치우고 훼손된 시설을 보수해야 한다. 이런 일은 그 학교 운동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특별히 무지하거나 양식 없는 사람들이어서 벌어지는 일이 결코 아니다. 여기에는 일종의 심리법칙이 작용하고 있고, 그 힘을 거스르기는 어렵다.

흥미로운 것은, 위에 언급한 직장 내 공간의 경우에 특정 개인이 혼자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더라도 특정 그룹의 사람들만 사용하도록 제한된 공간에서는 공유지의 비극에 해당하는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특정 부서에 속한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된 회의실의 집기는 대개 개인 공간의 집기 못지않게 잘 관리되고 보존된다. 앞서 공유지의 비극으로 귀결된 상황은 그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인 데 비해, 특정 부서의 사람들만이 사용하는 공간에 대해서는 사용자 그룹 내의 어떤 공동체 의식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모든 재화나 서비스는 유한하고, 그래서 일반적으로 희소성을 띤다. 희소성이란, 사람들의 욕구는 무한한 데 비해 그 욕구를 채워 줄 재화나 서비스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자원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천연 자원도, 인적 자원도, 특정 조건을 갖춘 공간도, 일정 기간 내에 공급 가능한 서비스도 다 그러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부족한 자원을 누구에게 공급해주어야 할까? 여러 가지 원칙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그 자원에 상응하는 값을 지불한 사람에게 그것을 공급한다는 원칙이다. 최근 승용차를 구매한 친구보다 나에게 승용차가 훨씬 더 필요한 상황이라 해도, 또 친구가 구매한 승용차가 마침 내가 아주 좋아하는 모델이라고 해도, 그 승용차에 대한 권리를 가진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 값을 지불한 친구다.

고등학교『경제』활용

(다) 최근 지역자치단체의 도서관들 가운데 시민강좌나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어떤 도서관은 독후감 발표회나 강연 모임뿐만 아니라 미술 전시회나 사진전, 음악회 같은 문화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이들 프로그램의 도입은 무엇보다 대중들의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공적인 조치이다. 하지만 도서관의 기능 확장과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을 이용자나 방문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인기 편승의 방안 정도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식 제공과 정보 활용에 도움을 제공하는 도서관 본연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보아야 한다.

도서관은 단순히 여러 시대와 지역에서 생산된 책들을 한데 모아둔 책 창고가 아니다. 도서관은 책을 읽는 사람들, 읽을 책을 찾아 서성거리는 사람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낯선 종류의 책들을 뒤적거리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또한 이들이 모여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촉하고 소통을 나눌 가능성이 열려진 상호 대화의 공간이기도 하다. 도서관에서 대중들은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읽는 책을 힐끔 엿본 후 새로운 책과 알지 못했던 저자에 대해, 또 새로운 주제에 관해서 관심을 갖게 된다. 나아가 우연한 기회로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전문 분야나 문화 트렌드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이를 계기로 도서관 이용자들은 새로 만난 사람들과 서로의 책에 대해, 그 책들을 읽은 느낌에 대해, 그리고 책에서 읽은 이야기나 문제에 관한 서로의 생각을 듣고, 이야기하고, 토론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그들은 자아와 타자의 친밀성을 높이고 세계와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더욱 드높이게 된다.

우리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모든 분야, 모든 영역에 정통하지는 못하다. 또 모든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 사이의 이런저런 가벼운 교류는 미처 경험하지 못한 지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불씨가 되곤 한다. 말하자면 도서관은 다양한 생각과 정서들이 넘나들며 교류하는 열린 공간이며, 이를 통해 개인과 세계의 변화와 혁신이 잉태되고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생산의 장(場)이다. 예컨대 그곳에서는 서로 다른 관심과 흥미를 지닌 사람들이 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다른 세대에 속한 사람들이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경우에 따라서는 상이한 언어권이나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이 만나 친선을 다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와 같은 도서관의 활기찬 모습은 그곳을 성적을 높이기 위한 공부방 정도로 여길 따름인 사람들의 시선과 태도가 매우 낡고 편협한 것임을 잘 보여준다.

지식과 정보의 획득을 넘어 문화와 생활 공동체의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한 도서관의 현황을 고려한다면, 다양한 대중들의 방문과 활동에 필요한 각종 편의 시설과 장치, 그리고 문화적실용적인 프로그램을 더욱 풍부하게 갖춰야 한다. 이를테면 방문객들이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아늑한 서가도 필요하고,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읽은 책들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토론방도 필요하다. 만일 혼자만의 공부를 위한 장소만 있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동의 공간이 전혀 없는 도서관이라면, 지금과 같은 글로벌 사회에서는 그 가치와 효용성이 매우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다양성과 대중성을 폭넓게 갖춘 열린 도서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주 흥미롭고 중요한 문화적 진보와 변화의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의 도서관은 비유컨대 개인의 ‘독백’ 못지않게 대중들의 ‘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

고등학교『독서와 문법』활용

(라) 우리는 특정한 영역의 지식을 여느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이 가진 사람을 전문가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영역의 지식이 필요한 문제 상황을 만나면, 일반 시민들의 의견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 경청하고 존중한다. 우리의 이런 관행은 지식이 중요한 가치의 원천이자 그것을 현실화하는 강력한 추동력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미 400년 전에 베이컨이 설파한 것처럼 지식은 인간의 삶에 필요한 힘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활동하는 국가나 지역의 역사와 정치적 상황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춘 외교관과 그렇지 못한 외교관을 생각해보라. 후자는 전자에 비하여 외교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지식은 다양한 문제들을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이런 까닭에 오늘날 지식은 가치를 지닌 재화의 일종으로 취급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활동에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기꺼이 치른다. 때로는 특수한 상황에 필요한 고급 지식을 취득하기 위해 높은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중등교육을 마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일 역시 이처럼 가치 있는 지식을 얻기 위한 것이다. 대학생으로 사는 것은 적잖은 돈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지만, 대학이 오늘의 사회에 필요한 지식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핵심 기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학생들은 기꺼이 그런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전문 지식의 습득과 지식을 활용하는 연습에 힘쓴다. 대학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대표적인 경로는 교수들의 강의지만, 그 경로는 거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생들은 학교가 제공하는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각자 효과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나아가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는 기회를 갖는다. 현명한 학생이라면 대학의 다양한 자원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식 습득과 자기 개발에 온힘을 기울일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투자를 성공으로 이끄는 자세인 동시에, 학생의 고유한 권리다.

이러한 관계를 고려할 때, 대학이 강의실뿐만 아니라 실험실, 휴게실, 학생식당 등 대학의 제반 시설에 상당한 재원을 투자하여 학생들에게 더 나은 편의를 제공하려고 애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학은 고등교육이라는 서비스를 사회에 공급하는 자이고, 그 공급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그 대학의 학생들이다. 말하자면 그 학생들이 대학의 고객이다. 그리고 대학은 이런 고객들의 이익을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으로 고려하고 추구할 의무를 지닌다.

고등학교『생활과 윤리』활용

(마) 평등은 민주사회의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다. 민주사회의 모든 시민이 향유하는 기본권인 평등권은 인종, 성별, 종교, 사회 경제적 조건 등에 의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를 의미한다. 오늘날 사회에서 평등권의 핵심 요소는 정보 접근성의 평등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 접근성의 평등이란, 정보를 얻고 활용할 기회가 원칙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시민이 이런 평등을 향유할 권리를 지녔다는 생각이 정보 접근권 개념의 토대가 되었다.

모든 시민이 평등한 정보 접근권을 지녀야 한다는 견해는 다양한 종류의 정보에서 소외된 계층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 즉 정보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낳았다. 그리고 평등한 정보 접근권에 대한 관심은 민주적인 정보 유통에 대한 요구로 발전했다. 민주적인 정보 유통이란 특정한 소수에게 정보가 독점되는 상황을 개선하고 최소화하는 지속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왜 그러한 과정이 필요한가?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먼저, 특정인이나 특정 계층에 의한 지식 독점은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한다. 예나 지금이나 지식은 권력을 의미한다. 정치에서든, 경제에서든, 과학기술의 영역에서든, 지식을 가진 자는 그것을 활용하여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반면에 지식을 갖지 못한 자는 그런 과정에서 소외된다. 지식을 생산한 사람이나 집단에 그 공헌을 인정하는 일은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생산된 지식을 오로지 어떤 사람이나 특정 집단만이 독점하도록 할 이유는 없다.

그뿐만 아니라 지식은 공유할 때 그 가치가 증대된다. 지식은 여러 사람이 공유하여 사용하더라도 고갈되거나 줄어들지 않는 자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하게 말하자면, 열 사람이 지식을 공유하면 그 지식의 효용은 열 배가 되는 셈이다. 나아가 지식을 다양한 생각과 관점을 가진 여러 사람이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수용하고 그에 관하여 토론할 때 더 풍부한 내용을 가진 지식으로 성장할 수 있고, 그것은 지식의 더 넓고 풍부한 활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것이 또 한 가지 이유다. 자연과학적 지식이나 의학적 발견을 생각해보라. 만일 그런 지식이 그것을 찾아낸 특정인의 머릿속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인류는 해당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가능했던 수많은 과학적 성취나 지식 창출의 성과를 축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식은 공유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지식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장치로는 우선 각급 학교가 있지만, 그런 학교만이 지식 공유의 장소는 아니다. 다양한 형태와 규모의 문화센터, 최근 풀뿌리 문화운동의 새로운 중심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동네 서점, 지역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문화행사 등이 다 그런 공유의 장소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이런 지식 공유의 마당을 확대하고 활성화하려고 애쓰는 까닭은 지식의 공유가 한 사회를 더 지혜롭고 풍요롭게 만들고 나아가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과 안정적 유지에 중요한 토양을 이루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윤리와 사상』,『사회』활용

■ 문항 2 [40점]

[논제] 아래에 제시된 <자료> 중 적절한 것을 활용하여 <다음> 1)∼3)의 세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를 밝히고, 그 근거를 제시하시오. (700±100자, 40점)

<자 료>

<자료 1> 우리나라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

(단위: 천 원)

주: 괄호 안의 수치는 전년 대비 변화율임.

출처: 통계청

<자료 2> 우리나라 노동자의 시간 당 평균 임금

(단위: 천 원)

주: 괄호 안의 수치는 전년 대비 변화율임.

출처: 통계청

<자료 3> 우리나라 노동자의 성별ㆍ학력별 인구 구성

(단위: 천 명)

주: 괄호 안의 수치는 해당 성별 내의 학력별 비중

출처: 통계청

<자료 4> 우리나라의 고용률

(단위: %)

주: (%)

출처: 통계청

<자료 5> 우리나라 노동자의 성별ㆍ경력기간별 월 평균 임금

(단위: 천 원)

출처: 통계청

<자료 6> 우리나라의 물가지수

주 1) 물가지수는 2015년(기준연도)을 100으로 하여 계산한 수치임.

2) 괄호 안의 수치는 전년 대비 변화율임.

출처: 통계청

출제 의도 및 채점 기준

[문항 1]

❶ 출제 의도

이 문항은 글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과 논제와 제시문을 심도있게 분석하는 능력, 그리고 논리적으로 글을 전개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글을 읽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지 파악 능력과 함께 논제와 제시문을 심도 있게 분석하기 위한 개념 및 일반론의 이해와 응용, 그리고 작문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우리 사회에서 학생은 어떤 방식으로든 지식과 정보의 획득과 제공에서 많은 권리를 누리는 존재들이다. 이런 의미에서 학생 스스로의 입장을 검토해보고 지식의 공공성 및 정보의 공유성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성찰과 미래 설계와 관련하여 중요한 과제이다. 수험생들은 대학 진학을 목전에 둔 존재들이므로, 이후의 학업과 연구, 취업 준비의 당사자로서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법률적 장치와 시설법규 등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학생 전용의 도서관과 시민 개방의 도서관을 논제로 삼은 것은 지식과 정보의 전문성 문제와 그것의 공공성과 공유성 문제, 그 주체로서 대학으로 대표되는 지식 집단에 대한 배려의 문제와 지식․정보에서 대체로 소외되어 있는 시민 권익 보호 등을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이다.

논제에서 제시된 ‘학생 전용 도서관’과 ‘시민 개방형 도서관’은 위에서 제기된 문제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학생들의 자기인식과 공동체에 대한 인식, 양자 간의 갈등과 조절, 지식인으로서의 사회적 권리와 책임 문제, 타자의 지식과 정보를 함께 활용하고자 하는 시민사회의 권리와 의무 문제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논제이다. (가)~(마)의 제시문은 학생들이 그것을 충실히 독해하고 재구성할 수 있다면, 자신의 인식과 주장을 객관적으로 논술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선정하였다. 이를 위해 교과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누구든지 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독서와 문법』,『경제』,『사회』,『생활과 윤리』,『윤리와 사상』등 수험생에게 익숙한 교과서 내용을 골라 제시문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주어진 논제를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와 사례를 함께 제공하여 수험생들의 능력을 벗어나는 배경지식이나 전문적 논리 등을 동원하지 않고도 자신들의 이해와 주장을 객관적이며 설득력 있게 전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다.

❷ 문항 해설

이 문항은 글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과 이론을 적용하여 현실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하는 능력, 그리고 글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며, 논제는 대학의 도서관 운영 정책 수립 시 ‘학생 전용’과 ‘시민 개방형’ 중 어느 쪽을 지지하는지를 묻고 있다. 제시문에 활용된 주요 관련 개념과 지식은『사회』,『생활과 윤리』,『윤리와 사상』,『경제』등 여러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어 수험생들에게 매우 익숙한 것을 취하였으며, 이를 활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도록 하였다. 결국 본 논제는 제시문에 드러난 지적 재산권, 공공재, 공동선과 개인선, 공유와 공존 등의 개념에 기반하여 사고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논리적 독해 및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1) 제시문 해설

제시문 (가)는 한 사회의 발전을 좌우하는 요소로서 문화적 자산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문화적 자산을 다루는 두 가지 대조적 입장으로 ‘카피라이트’를 중시하는 관점과 ‘카피레프트’를 주장하는 관점을 서술한다. 전자의 관점은 창작자의 권리를 중시하는 입장인 반면, 후자는 지적 산물은 공유의 대상이고 독점의 대상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카피라이트를 중시하는 근거는 지적 재산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생산의 동기가 약화되고 따라서 생산 자체가 둔화되리라는 것이다. 한편 카피레프트를 지지하는 주장의 근거는 지적 창작물의 공유를 통해서 사회 구성원 전체의 편익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온라인 백과사전으로 널리 활용되는 위키피디아는 이러한 카피레프트 관점의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제시문은 논제의 ‘학생 전용’과 ‘시민 개방형’ 양쪽을 지지하는 논거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특히 카피레프트의 의의에 대한 서술은 도서관 개방의 논거로 직접 활용할 수 있다.

제시문 (나)는 ‘공유지의 비극’에 대한 서술을 통해 불특정 다수가 공동으로 활용하는 자원이 그렇지 않은 자원에 비해 더 쉽게 고갈되거나 훼손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한다. 이는 시민 개방형 도서관이 처하게 될 수 있는 위험을 시사하며, 따라서 학생 전용 방식을 주장하는 논거로 활용 가능하다. 또 이 제시문의 다섯 번째 문단은 재화의 희소성을 설명하면서,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 우선적인 원칙으로 ‘비용을 부담한 자에게 공급할 것’을 제안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를 들고 있다. 논제의 도서관 운영과 관련하여, 비용을 지불한 자인 그 대학의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제시문 (다)는 최근 지역공동체나 시민들에게 개방된 도서관의 긍정적 역할과 이로부터 파급될 공공의 가치를 중심으로 도서관의 미래상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서관은 단지 책을 통해 수동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얻거나 학습의 자료를 제공받는 곳만은 아니라는 것, 지식공동체나 타자와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자기와 세계의 확장을 펼쳐나가는 곳이라는 것, 또한 이를 통해 도서관은 대중들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며, 자신들은 물론 주변 현실의 문제까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문화 공동체의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는 것 등을 예로 들었다. 이는 논제의 도서관 운영 및 미래상과 관련하여, 도서관이 이용자들의 지식과 정보 획득의 편의를 제공하는 장소라는 관점을 넘어 시민들의 생활과 문화 공동체로 진화할 수 있도록 개방성과 공공성 확보 및 실천에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제시문 (라)는 지식이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역량의 핵심 요소임을 들어 지식의 가치를 서술하고, 지식이 오늘의 사회에서 재화로 간주된다는 사실과 이러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사람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는 사실, 그리고 대학 진학 또한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학은 학생들의 목표 실현을 위한 곳이기 때문에 대학생은 지식 습득에 전력해야 하고, 또 지식을 공급하는 서비스를 담당하는 대학은 이 서비스의 고객이자 수혜자인 대학생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의무를 지닌다. 도서관이 대학의 ’지식 공급 서비스’의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제시문은 도서관을 학생 전용으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제시문 (마)는 정보 접근성의 평등을 주장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사회 환경의 변화, 정보의 공공성 및 공유성에 대한 요구 확산, 이를 바탕으로 지식의 공유와 정보 접근의 평등을 실현 중인 여러 기관과 단체들을 제시한다. 또한 지식․정보 접근 기회의 평등 및 자유로운 활용 가능성의 증대는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에 의한 지식과 정보 독점의 폐해, 이로 인한 대중의 지식과 정보로부터의 소외,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를 완화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임을 강조한다. 이 제시문을 통해 지식과 정보 공유의 당위성을 도출할 수 있으며, 지식과 정보 불평등에 따른 정보 소외 및 격차 확대 문제를 제시문의 사례를 활용하여 시민에게 개방된 도서관을 통한 자유로운 정보 접근 및 지식의 평등한 공유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의 논거로 활용할 수 있다.

(2) 논제 해설

논제는 <다음>에 제시된 ‘학생 전용 도서관’과 ‘시민 개방형 도서관’ 중 한쪽을 선택하고 <제시문> (가)∼(마)를 활용하여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글을 작성하는 것이다. 인하대학교 중앙도서관 운영에 관해 제시된 두 정책 중 한쪽을 택하고, <조건>에 명시된 것처럼 둘 이상의 제시문에서 두 가지 이상의 논거를 찾아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고, 역시 제시문을 활용하여 자기가 선택한 방침에 대하여 예상되는 반론을 쓴 후, 다시 자신의 선택을 이 반론으로부터 방어하는 재반론을 제시한다.

* <학생 전용 도서관>을 지지하는 논거 예시

(가)

- 카피라이트는 창작자의 권리를 중시하여 그들의 독창적 사고와 표현, 지적 재산권을 보호한다.

- 국가가 각종 제도와 법률을 통해 저작자들의 권리와 이익, 즉 카피라이트(지적 재산권)을 보장하는 것처럼 학생들의 학습권도 보호받아야 할 정당한 권리이다. 따라서 학교 당국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전문성 획득을 위해 도서관을 ‘학생 전용’으로 제공해야 한다.

(나)

- 불특정 다수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이나 자원은 더 쉽게 고갈되거나 훼손되는 ‘공유지의 비극’으로 귀결될 위험이 있다.

- 모든 재화나 서비스는 유한하기 때문에 상응하는 값을 지불한 사람에게 공급되어야 한다.

- 재화에 대한 권리는 그것의 비용을 지불한 자에게 있다. (따라서 대학 도서관에 대한 권리는, 설령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른 시민들이 있다고 해도, 그 비용을 지불한 대학생들에게 있다.)

(라)

- 지식은 높은 가치를 지니는 재화이고,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이런 가치 있는 지식을 얻기 위한 투자이다.

- 대학에서 학생이 지식을 습득하는 경로는 강의 이외에도 다양하며, 학생은 효과적인 지식 습득을 위해 대학의 다양한 자원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 대학은 고등교육 서비스를 공급하는 자로서 고객이자 교육 수혜자인 그 대학생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추구할 의무를 갖는다.

* <시민 개방형 도서관>을 지지하는 논거 예시

(가)

- 카피레프트 운동은 저작자와 저작물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그것을 사회의 공공적 재화로 활용한다.

- 카피레프트 운동은 저작권을 개방․공유함으로써 정보의 공공성과 활용 가능성 및 새로운 지식의 생성과 확장에 기여한다.

- 위키피디아는 대중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지식과 정보의 협동적 생산과 공유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토론하고 해결하는 ‘집단지성’의 사례이다.

- 카피레프트와 위키피디아의 공공성과 대중적 효용성은 ‘시민 개방형 도서관’의 한 모델로 활용 가능하다.

(다)

- 지역자치단체 도서관의 시민강좌나 문화프로그램 운영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를 통해 도서관의 공공성과 개방성도 강화되고 있다.

- 도서관은 단순히 지식과 정보의 획득 장소만은 아니다. 타자와의 만남과 소통이 이루어지고, 정보 공유와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대화와 협력의 공간이다.

- 도서관은 대중들의 편의와 권익을 더욱 보장하는 공공 장소가 되어야 한다.

(마)

- 민주사회는 평등권의 보장과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정보사회의 출현과 확산으로 인해 ‘정보 접근성의 평등’을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평등권이 되었다.

- 정보 접근성의 평등은 민주적인 정보 유통의 가능성을 높이며, 이를 통해 대중의 정보 소외와 차별, 정보 격차 확대 문제를 개선되거나 해결할 수 있다.

- 정보 접근의 평등은 정보 격차나 차별에 의한 사회적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

- 지식의 공유는 대중들의 다양한 의견과 토론을 낳게 되며, 이를 통해 지식은 더욱 성숙하고 풍요로워진다.

- 지식 공유의 장소로서 학교 뿐 아니라 문화센터, 서점, 문화행사 등이 더욱 확산되는 추세이다.

- 지식의 공유는 한 사회의 지혜의 확장과 심화,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과 안정적 유지에 기여한다.

❸ 채점 기준

[기본 조건 충족] 40점

- 제시된 분량(900자 - 1,100자)이고 아래의 조건이 모두 충족되었을 때, 40점이 됨.

(※ 다음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경우, 각 항목마다 5점 이내 감점(-).

⚫ 문제의 논점(<다음>에서 제시한 두 가지 선택사항의 핵심적인 의미)을 정확히 파악함.

⚫ 제시문 (가)~(마)에서 1개 이상의 제시문을 활용하여 첫 논거를 제시함.

⚫ 제시문 (가)~(마)에서 첫째 논거를 제시하는 데 활용한 것과 다른 1개 이상의 제시문을 활용하여 둘째 논거를 제시함.

⚫ 제시문을 활용하여 예상되는 반론을 쓰고 그에 대한 재반론을 포함함. (재반론은 제시문을 활용하지 않아도 되고, 반론-재반론은 글의 어느 위치에 있어도 상관없음.

[논리성ㆍ가점] 20점

- 다음 조건이 충족된 경우, 총 20점 이내 가점(+)

⚫ <제시문>에서 자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적절한 근거를 바탕으로 논거를 심도 있게 서술함.

⚫ 반론과 그에 대한 재반론이 논리적으로 잘 연결되고 설득력이 있음.

⚫ 글 전체가 선택한 입장을 중심으로 일관성을 유지함.

⚫ 문장 구성, 문장의 연결, 논리적 전개가 탁월함.

[형식 요소ㆍ감점] 20점(-)

-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 항목마다 총 20점 이내 감점(-)

⚫ 자신의 선택을 첫 문장에서 밝히지 않았거나 양쪽 모두를 선택함.

⚫ 쓸데없는 서론 혹은 결론을 부연함.

⚫ 제시문에 나와 있는 문장을 원래의 완전한 문장 형태를 유지한 채 그대로 옮겨 적음.

⚫ 원고지 작성법, 맞춤법, 띄어쓰기 등의 오류, 부적절하거나 부정확한 어휘나 문장 등의 문제가 전반적으로 심각함.

[분량ㆍ감점] 60점(-)

- 기준 분량을 어긴 경우(미달 또는 초과) 아래의 표에 따라 점수 조정.

[문항 2]

❶ 출제 의도

이 문항은 세 가지 출제 의도를 가지고 있다. 첫째, 주어진 자료들을 해석하고 연결하여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노동 문제 중 임금과 관련된 현상을 이해하고, 이와 관련된 수치를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한다. 본 문항에서는 월 평균 임금과 소비자 물가지수를 활용하여 경제적 생활수준을 이해하는지와 우리나라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과 시간 당 평균 임금을 활용하여 월 평균 노

동 시간을 계산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하였다. 둘째, 주어진 자료를 통해 남녀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 격차와 경력기간에 따른 그 격차의 변화를 파악하고, 이러한 현상이 주어진 기간 동안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이해하는지 평가하고자 하였다. 셋째, 이와 같이 분석한 결과를 설득력 있게 글로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❷ 문항 해설

문항 1)은 경제적 생활수준을 월 평균 임금과 소비자 물가지수를 이용하여 연도별로 그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문제이다. 국가 단위에서 물가 수준에 관한 지표는 소비자 물가지수와 생산자 물가지수로 구분되며, 개인의 노동 및 소비와 관련된 지수는 소비자 물가지수이다. 월 평균 임금의 전년 대비 변화율과 소비자 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변화율을 파악하여,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나라 노동자의 경제적 생활수준은 지속적으로 향상됨을 알 수 있다.

문항 2)는 2015년부터 2017년 기간 동안 1인당 평균 노동 시간의 변화 방향을 살펴보는 문제이다. 평균 노동 시간의 시간에 따른 변화는 월 평균 임금의 변화율과 시간 당 평균 임금의 변화율을 이용하여 구할 수 있다. 월 평균 임금이 2016년과 2017년 각각 3.4%, 2.2% 하락하였고, 시간 당 평균 임금의 변화율이 2016년과 2017년 각각 4.4%, 4.2%으로 월 평균 임금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따라서 주어진 기간의 노동자의 평균 노동 시간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항 3)은 남녀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 격차를 파악하고, 이러한 임금 격차가 경력기간이 짧은 집단에 비해 경력기간이 긴 집단에서 임금 격차가 커지는지를 파악하고, 이러한 현상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심화되었는지를 살펴보는 문제이다. 남자와 여자의 월 평균 임금 차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경력기간 10년 미만 집단에서 각각 928, 952, 949천 원, 10년 이상 집단에서 각각 1,560, 1,492, 1,553천 원이다. 경력기간이 짧은 집단과 긴 집단 간 성별 월 평균 임금 격차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632천 원에서 540천 원으로 감소하였고, 2016년부터 2017년까지는 504천 원에서 604천 원으로 증가하였다. 따라서 남녀 노동자의 경력기간 길이에 따른 월 평균 임금의 차이는 지속적으로 심화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❸ 채점 기준

예시답안

[문항 1]

제시문을 참고하여 <다음>에 제시된 ‘학생 전용 도서관’과 ‘시민 개방형 도서관’ 중 한 쪽을 선택하고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글을 작성하는 논제이다. 두 입장 중 하나를 택해, 두 개 이상의 제시문을 활용하여 두 가지 논거를 들어 설명하되, 제시문을 활용해 자신의 선택에 대해 예상되는 반론을 쓰고 이를 재반박하는 내용(재반박은 제시문을 활용하지 않아도 됨)을 포함하여야 한다. 다음과 같은 답안이 가능하다.

* <학생 전용 도서관>을 선택한 경우

인하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인하대학교 학생 전용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인하대학교는 고등교육의 공급자로서 이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지식 습득과 자기 개발을 최대한 지원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한 대학의 도서관이 가진 자원은 전자책 등까지 포함하더라도 한정되어 있고, 이런 소중한 자원을 누릴 우선적인 권리는 그 대학의 학생들에게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대학이 중앙도서관을 시민 일반에 개방하는 것은 이러한 의무에 부응하지 못하는 위험한 정책일 뿐이다.

둘째, 중앙도서관을 불특정 다수의 성격을 띠는 시민들에게 개방할 경우, 학생 전용으로 운영하는 경우와 달리 ‘공유지의 비극’에 해당하는 현상이 나타날 위험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종이책에, 시설과 공간에, 또 도서관의 분위기에도 나타날 수 있는데 그럴 경우 도서관은 앞서 언급한 본래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위험은 양식 있는 시민들의 사용을 가정해도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중앙도서관이 대학에서도 지식 공급의 중심 역할을 하는 중추적인 기관이고 그러한 공간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런 부정적인 효과의 폐해는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중앙도서관을 시민 개방형 도서관으로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도서관을 시민들에게 개방함으로써 사회 차원의 지식 공유가 더 활발해질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반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식 공유가 오늘과 같은 지식기반사회의 발전을 촉진한다는 생각은 옳은 반면, 그 길이 대학도서관의 시민 개방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틀렸다. 대학은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전문분야의 체계적인 지식을 공급하고 그런 지식을 융합적으로 활용하는 문제 해결의 연습을 제공해야 한다. 반면에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문화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공공 도서관과 문화시설을 운영하는 일은 정부나 지자체의 몫이다. 정부나 지역자치단체가 할 일과 대학이 할 일은 구분해야 한다.

(원고지 ****자)

* <시민 개방형 도서관>을 선택한 경우

시민 개방형을 선택한다. 도서관은 단순히 학습이나 교육에 필요한 책과 자료 등을 모아 보관하는 창고가 아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다양한 매체와 풍부한 저작물을 열심히 찾아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 그럼으로써 미지의 세계와 존재에 대한 이해를 더욱 심화시킨다. 또한 친숙한 동료나 낯선 타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며, 미처 알지 못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이것은 기존의 것들을 향해 지적 변화의 불씨를 일으키는 경험에 해당한다. 도서관이 개인과 세계의 변화가 시작되며, 이용자들이 힘을 합쳐 현실의 문제를 풀고 해결하는 지혜로운 문화 생산의 장인 이유가 여

기에 숨어 있다.

시민 개방의 도서관은 생활과 역사의 경험 및 성별과 계층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 지식과 정보를 함께 나누며, 기존의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카피레프트’ 운동을 환기시킨다. 이들은 소수가 독점한 ‘카피라이트’는 공유되어야 하며, 정보에 대한 평등한 접근성 역시 더욱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만이 인류 역사에 빚진 지적 자산을 지금의 공동체로 귀속시키는 길이며, 현실의 모순을 함께 극복하는 집단지성이 가능해진 방법이라고 본다.

대학 도서관은 값비싼 비용을 기꺼이 지불함으로써 전문적인 지식을 얻고 미래 성공의 열쇠를 거머쥐려는 학생들의 전용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도서관이나 자료의 희소성에 대한 고려도, 우선적 사용자에 대한 배려도 없는 도서관 개방은 학생과 시민, 도서관 모두를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공유지의 비극’도 무시 못 할 걱정거리이다.

하지만 나날이 디지털 정보사회로 진군하는 우리 현실은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대한 평등하고 자유로운 접근성을 더욱 필요로 한다. 매일 아침 쏟아지는 낯선 지식과 정보에 대한 소외와 배제는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궁핍과 차별을 심화시키는 핵심적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도서관은 그것들에 대한 경험과 지혜를 함께 나누고 새로운 사회를 더불어 그려가는 공공성과 공동성의 장소로 개방되어야 한다.

(원고지 1,015자)

[문항 2]

1) 참이다. 경제적 생활수준의 변화는 <자료 1>의 월 평균 임금 변화율과 <자료 6>의 소비자 물가지수 변화율을 비교하여 살펴볼 수 있다. 2016년과 2017년의 월 평균 임금 변화율은 각각 3.4%, 2.2%, 소비자 물가지수 변화율은 각각 1.0%, 1.9%로, 월 평균 임금 변화율이 소비자 물가지수 변화율보다 높으므로 경제적 생활수준은 지속적으로 향상되었다.

2) 거짓이다. 월 평균 노동 시간의 변화는 <자료 1>의 월 평균 임금 변화율과 <자료 2>의 시간 당 평균 임금 변화율을 비교하여 살펴볼 수 있다. 2016년과 2017년의 월 평균 임금 변화율은 각각 3.4%, 2.2%, 시간 당 평균 임금 변화율은 각각 4.4%, 4.2%로, 시간 당 평균 임금 변화율이 월 평균 임금 변화율보다 높으므로 월 평균 노동 시간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3) 거짓이다. <자료 5>의 성별 월 평균 임금 차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미만 집단에서 각각 928, 952, 949천 원, 10년 이상 집단에서 각각 1,560, 1,492, 1,553천 원이다. 두 집단 중 경력기간이 긴 집단이 각각 632, 540, 604천 원 크므로, 성별 월 평균 임금 차이는 경력기간이 짧은 집단에 비해 긴 집단에서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경력기간으로 구분한 두 집단 간 성별 월 평균 임금 격차가 차이 나는 정도를 기간별로 살펴보면 2016년 92천 원 감소했다가 2017년 64천 원 증가하였다.

(원고지 7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