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1] [가]와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의 도표를 분석하시오. (401-600자) [40점]
[문제 2] [가]와 [나]의 논지에 근거하여 [라]에 나타난 ‘대학생’의 인식 변화를 설명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시오. (801-1,000자) [60점]
[가] 우리는 인습적인 형태와 색깔만을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들은 때때로 별이 그들이 흔히 알고 있는 별표 모양으로 생겼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림에서 하늘은 푸르러야 하고 풀은 초록색이어야 한다고 우기는 사람들은 이러한 어린이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런 사람들은 그림에서 다른 색채를 보면 화를 낸다. 그러나 그들이 초록색 풀과 푸른 하늘에 관해서 지금까지 들어 왔던 것을 다 잊어버리려고 노력한다면, 혹은 마치 우주 탐험 여행 중에 다른 행성에서 돌아와 지구를 처음 대하는 것처럼 본다면, 우리는 주위의 사물들이 엄청나게 놀라운 다른 색채들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화가들은 때때로 그러한 우주 탐험을 다녀온 것같이 느낀다. 그들은 세상을 새롭게 보고 사람의 살은 살색이고 사과는 노랗거나 빨갛다는 기존의 관념과 편견을 버리려고 애쓴다. 이러한 선입견을 버리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단 거기에 성공한 미술가들은 대단히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 낼 때가 많다. 이러한 화가들은 우리들에게 미처 깨닫지 못했던 아름다움의 존재를 자연에서 찾으라고 가르쳐 준다. 우리가 그들을 따라 그들로부터 배우고 우리 자신의 창에서 벗어나 그들의 세계를 한번 힐끗 내다보기라도 한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감동적인 모험이 될 것이다. -고등학교『고전』
[나] 장자에 따르면, 도에서 덕이 생기고 덕에서 구체적 사물이 생겨나는데, 구체적 사물이 생겨나면 본성이 있게 된다. 만물은 제각기 서로 다른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고, 타고난 본성을 충분히 자유롭게 발휘했을 때 행복할 수 있다. 9만 리 창공을 자유롭게 날 수 있는 큰 새[大鵬]와 나무 사이를 겨우 날아다니는 매미[蜩]는 타고난 본성이 전혀 다르지만,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에 자유롭고 행복하다. 장자는 인간을 포함한 만물이 가치의 측면에서 모두 똑같이 평등하고 소중하다[萬物齊同]는 입장을 제시하였다. 인간의 편협한 관점에서 사물의 아름다움과 추함, 귀함과 천함, 옳음과 그름, 선과 악 등을 분별하는 것을 반대하였다. 오리 다리가 짧다고 인위적으로 늘려 주거나,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잘라 내는 행위가 불행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만물의 ‘스스로 그러함’이라는 자연적 본성을 인간의 의도적인 행위로 파괴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진정한 자유를 상실하고 불행해지는 것도 어떤 관습이나 규범 체계, 제도 같은 획일적인 기준을 세워 놓고 억지로 그것에 맞추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장자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러한 경지에 오른 사람을 지인(至人), 진인(眞人), 신인(神人)이라 일컬었다. 이들은 세상의 잡다한 일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과 세계, 나와 남의 구분도 넘어선 경지에 있으므로 절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도(道)와 하나가 된 상태이므로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으며, 자신의 편견이나 의도된 마음이 없다. -고등학교『윤리와 사상』
[다] [도표] 장애인 차별에 관한 인식 조사 
-고등학교『사회·문화』
[라] 사람들은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대합실 벽에 붙은 시계가 도착 시간을 한 시간 반이나 넘긴 채 꾸준히 재깍거리고 있었지만 누구 하나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다. 창밖엔 싸륵싸륵 송이눈이 쌓여 가고 유리창마다 흰 보랏빛 성에가 톱밥 난로의 불빛을 은은하게 되비추어 내고 있을 뿐.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말을 잊었다. 어쩌면 그들은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년 사내는 담배를 입에 문 채 성냥불을 댕기려다 말고 멍하니 난로의 불빛을 들여다보고 있다. 노인을 안고 있는 농부도, 대학생도, 쭈그려 앉은 아낙네들도, 서울 여자도, 머플러를 쓴 춘심이도 저마다의 손바닥들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망연한 시선을 난로 위에 모은 채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만치 홀로 떨어져 앉아 있는 미친 여자도 지금은 석고상으로 고요히 정지해 있다. 이따금 노인의 기침 소리가 났고, 난로 속에서 톱밥이 톡톡 튀어 올랐다. “흐유, 산다는 게 대체 뭣이간디…….” 불현듯 누군가 나직이 내뱉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 말꼬리를 붙잡고 저마다 곰곰이 생각해 보기 시작한다. 정말이지 산다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 중년 사내에겐 산다는 일이 그저 벽돌담 같은 것이라고 여겨진다. 햇볕도 바람도 흘러들지 않는 폐쇄된 공간. 그곳엔 시간마저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마치 이 작은 산골 간이역을 빠른 속도로 무심히 지나쳐 가 버리는 특급 열차처럼……. 사내는 그 열차를 세울 수도 탈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기다릴 도리밖에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앞으로 남겨진 자기 몫의 삶이라고 사내는 생각한다. 농부의 생각엔 삶이란 그저 누가 뭐래도 흙과 일뿐이다. 계절도 없이 쳇바퀴로 이어지는 노동. 농한기라는 겨울철마저도 융자금 상환과 농약값이며 비룟값으로부터 시작하여 중학교에 보낸 큰아들 놈의 학비에 이르기까지 이런저런 걱정만 하다가 보내고 마는 한숨 철이 되고 만 지도 오래였다. 삶이란 필시 등뼈가 휘도록 일하고 근심하다가 끝내는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리라고 여겨졌으므로, 드디어 어려운 문제를 풀어냈다는 듯이 농부는 한숨을 길게 내쉰다. (중략) 대학생에겐 삶은 이 세상과 구별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스물셋의 나이인 그에게는 세상 돌아가는 내력을 모르고, 아니 모른 척하고 산다는 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그런 삶은 잠이다. 마취 상태에 빠져 흘려보내는 시간일 뿐이라고 청년은 믿고 있다. 하지만 그는 얼마 전부터 그런 확신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는 걸 느끼고 있다. 유치장에서 보낸 한 달 남짓한 기억과 퇴학. 끓어오르는 그들의 신념과는 아랑곳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강의실 밖의 질서……. 그런 것들이 자꾸만 청년의 시야를 어지럽히고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행상꾼 아낙네들은 산다는 일이 이를테면 허허한 길바닥만 같다. 아니면, 꼭두새벽부터 장사치들이 떼로 엉켜 아우성치는 시장에서 허겁지겁 보따리를 꾸려 나와, 때로는 시골 장터로 혹은 인적 뜸한 산골 마을로 돌아다니며 역시 자기네 처지보다 나을 것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시골 사람들 앞에서 거짓말 참말 다 발라가며 펼쳐 놓는 그 싸구려 옷가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녀들에겐 그따위 사치스러운 문제를 따지고 말고 할 능력도 건덕지도 없다. 지금 아낙네들의 머릿속엔 아이들에게 맡겨 둔 채로 떠나온 집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어린것들이 밥이나 제때에 해 먹었을까. 연탄불은 꺼지지 않았을까. 며칠째 일거리가 없어 빈둥대고 있는 십 년 노가다 경력의 남편이 또 술에 취해서 집구석에 법석을 피워 놓진 않았을까……. 그러는 사이에도, 밖은 간간이 어둠 저편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왔고, 그때마다 창문이 딸그락거렸다. 전신주 끝을 물고 윙윙대는 바람 소리, 싸륵싸륵 눈발이 흩날리는 소리, 난로에서 톡톡 튀어 오르는 톱밥. 그런 크고 작은 소리들이 간헐적으로 토해 내는 늙은이의 기침 소리와 함께 대합실 안을 채우고 있을 뿐, 사람들은 각기 골똘한 얼굴로 생각에 빠져 있다. 대학생은 문득 고개를 들어 말없이 모여 있는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눈여겨본다. 모두의 뺨이 불빛에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 청년은 처음으로 그 낯선 사람들의 얼굴에서 어떤 아늑함이랄까 평화스러움을 찾아내고는 새삼 놀라고 있다. 정말이지 산다는 것이란 때로는 저렇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청년은 무릎을 굽혀 바께쓰 안에서 톱밥 한 줌을 집어 든다. 그리고 그것을 난로의 불빛 속에 가만히 뿌려 넣어 본다. 호르르르. 삐비꽃이 피어나듯 주황색 불꽃이 타오르다가 이내 사그라져 들고 만다. 청년은 그 짧은 순간의 불빛 속에서 누군가의 얼굴을 본 것 같다. 어머니다. 어머니가 주름진 얼굴로 활짝 웃고 있었다. 다시 한 줌 집어넣는다. 이번엔 아버지와 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또 한 줌을 조금 천천히 흩뿌려 넣는다. 친구들과 노교수의 얼굴, 그리고 강의실의 빈 의자들과 잔디밭과 교정의 풍경이 차례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음울한 표정의 중년 사내는 대학생이 아까부터 톱밥을 뿌려 대고 있는 모습을 곁에서 줄곧 지켜보고 있는 참이다. 대학생의 얼굴은 줄곧 상기되어 있다. 이 젊은 친구가 어쩌면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르겠군. 그러면서도 사내 역시 톱밥을 한 줌 집어낸다. 그러고는 대학생이 하듯 달아오른 난로에 톱밥을 뿌려 준다. 호르르르. 역시 삐비꽃 같은 불꽃이 환히 피어오른다. 사내는 불빛 속에서 누군가의 얼굴을 얼핏 본 듯하다. 허 씨 같기도 하고 전혀 낯모르는 다른 사람인 것도 같은, 확실치 않은 얼굴이었다. 사내의 음울한 눈동자가 간절한 그리움으로 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사내는 다시 한 줌의 톱밥을 집어 불빛 속에 던져 넣고 있다. 어느새 농부도, 아낙네들도, 서울 여자와 춘심이도 이젠 모두 그 두 사람의 치기 어린 장난을 지켜보고 있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고등학교『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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