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1] 다음의 제시문을 읽고 아래의 문제에 답하시오.

(가) 문학은 인간의 가치 있는 삶이라는 인류 공통의 관심사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한다. 한국 문학 역시 마찬가지로, 문학이 보편적으로 지향하는 가치, 예컨대 인간에 대한 애정, 정의롭고 뜻있는 삶, 자유와 평화를 성취하려는 의지 등을 그려 낸다. 이와 같이 한국 문학은 세계 문학의 일원으로서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한국 문학이 외국 문학과 교섭하며 발전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문학은 근대 이전에는 한문을 사용하는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하면서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문학의 보편성을 구현했으며, 근대 이후에는 문학적 주제나 형식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서구나 제3세계의 여러 나라와 교류하며 세계 문학에 두루 나타나는 보편성을 지니게 되었다.

(나) 한국 문학은 세계 문학의 보편성을 지니는 동시에 한국 문학 특유의 성격도 지닌다. 세계의 각 나라가 고유한 역사적 발전 과정을 거쳐 왔듯이 한국 문학도 한국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고유의 한국 문학을 형성해 왔다. 예를 들어 국권을 침탈당하는 민족적 시련을 겪었던 경험은 민족의 자유와 해방을 추구하는 내용으로 형상화 되어 한국 근대 문학에서 주를 이루게 되었다. 또한 광복 이후 닥쳐온 분단 현실은 우리 문학에서 주된 제재로 사용되어 분단 문학이라는 특수한 영역을 형성하였다.

(다) 물론 한국 문학만 특수한 성격을 지닌 것은 아니다. 어느 나라의 문학이든 그 나라의 고유한 역사, 사회, 문화의 산물인 특수성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다른 나라의 문학 작품들에 두루 나타나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인식을 통해 우리는 보편성을 강조하여 한국 문학의 특수성을 폄하하는 자기 비하의 의식, 한국 문학의 특수성을 강조하여 보편성을 소홀하게 여기는 배타 의식을 극복할 수 있다. 또 이런 사실을 정확하게 앎으로써 우리는 어떤 나라의 문학이 지니고 있는 특수성을 편견 없이 대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다.

[문제 1-1]

(가), (나), (다)의 핵심 문장을 찾아 연결하여 한 단락으로 요약하시오. (200자 내외) [40점]

[문제 1-2]

[문제 1-1]의 논지를 바탕으로 ‘다문화 시대 민족주의의 가치’에 대해 논술하시오. (300자 내외) [60점]

[문2] 다음의 제시문을 읽고 아래의 문제에 답하시오.

(가) 고자가 말했다. “인성은 단수(湍水)와 같다. 동쪽으로 터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터주면 서쪽으로 흐른다. 인성에 선불선(善不善)의 구분이 없는 것은 마치 물에 동서(東西)의 구분이 없는 것과 같다.”

맹자가 말했다. “물이 실로 동서의 구별이 없기는 하나 상하의 구별조차 없는 것인가? 인성이 선한 것은 물이 취하(就下)하는 것과 같다. 사람은 불선(不善)한 사람이 없고, 물은 ‘취하’하지 않는 것이 없다. 지금 물을 쳐서 튀어 오르게 하면 사람의 이마를 지나게 할 수 있고, 물을 막아 격하게 거슬러 올라가게 하면 산 위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어찌 물의 본성이겠는가? 밖으로부터의 세(勢)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사람이 불선을 하게 되는 것도 본성이 밖으로부터의 세에 의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맹자, ‘맹자’에서

(나) 당대의 유명한 정치 사상가였던 벤담은 왜 하필 감옥 건축을 구상했을까? 그것은 감옥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닫힌 세계로서의 이상적인 실험 공간이기 때문이다. “만일 다수의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을 모두 파악할 수 있고,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끌 수 있도록 그들을 에워쌀 수 있으며, 그들의 행동과 인적 관계 및 생활환경 전체를 확인하고, 그 어느 것도 우리의 감시에서 벗어나거나 의도에 어긋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이것은 국가가 여러 주요 목적에 사용할 수 있는 정말 유용하고 효과적인 도구임에 틀림없다.”라고 그는 말했다.

판옵티콘은 일차적으로는 죄수를 교화하기 위한 감옥의 설계지만, 벤담은 이 원리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도, 미친 사람을 가두는 데에도, 거지와 게으름뱅이를 일하도록 하는 데에도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원리가 적용되면 “도덕이 개혁되고, 건강이 보존되며, 산업이 활성화되고, 훈령이 확산되며, 대중의 부담이 덜어지고, 경제가 반석에 오른다.”라고 그는 책에 썼다.

박정자, ‘판옵티콘’에서

[문제 2-1]

(가)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자와 맹자의 가치관이 어떻게 다른지 물의 비유를 활용하여 설명하시오. (200자 내외) [40점]

[문제 2-2]

[문제2-1]의 관점에서 (나)에 서술된 벤담의 가치관에 대해 비판하시오. (300자 내외) [60점]

[문3] 다음의 제시문을 읽고 아래의 문제에 답하시오.

(가) 시대에 따라 사실(史實)을 가려내는 기준은 언제나 그 당시의 현재적 요구,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삼는다. 이 문제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나면 어느 한 시대의 현재적 요구에 의하여 선택된 사실(史實)은 영원히 사실(史實)로서의 가치를 가지느냐, 혹은 다음 시대의 현재적 요구 때문에 앞 시대의 선택된 사실(史實)이 그 가치를 잃고 하나의 사실(事實)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있느냐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모든 사물에 대한 가치관이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과 같이 과거에 일어났던 일에 대한 역사적 입장에서의 판단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일단 사실(史實)로 선택되었던 일이 다른 시대의 현재적 요구에 의하여 사실(事實)로 떨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으며, 또 그 사실(史實)이 가지는 역사적 가치가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

강만길, ‘왜 역사에서 현재성이 중요한가’에서

(나) 이러케 규모가 잇고 죠흔 글 쳔히 녁어 내바리고 그러케 문리가 업고 어려온 그림을 쓰고 호 거슨 글 드신 큰 은혜를 이져바릴 더러 우리나라와 긔 몸에 큰 ￿와 폐가 되 거시 잇시니 호기와 쓰기 쉬은 글가 업시면 모로되 어렵고 어려온 그 몹실 그림을 호쟈고 다른 일은 아모것도 못￿고 다른 죠 하나도 못 호고 십여 년을 허비￿야 공부￿고셔도 셩치 못￿ 사이 반이 넘으며  십여 년을 허비￿야 잘 공부￿고 난도 그 션의 아 거시 무엇시뇨.

주시경, ‘국문론’에서

(다) 세종은 훈민정음을 창제하기 위해 중국을 비롯한 주변 여러 나라에서 나온 소리에 관한 이론을 익혔다. 중국에서 발전한 이론에서는 소리에 ‘아음, 설음, 순음, 치음, 후음’ 등의 5음이 있다는 생각과 소리에는 ‘청탁’의 구별이 있다는 생각 등을 수용했는가 하면, 몽골의 이론에서는 음절이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는 이른바 ‘음절 3분법’ 설(說)을 수용하였다. 새로운 문자를 만들기 위하여 각국에서 그동안 이루어진 모든 언어 이론을 섭렵한 뒤, 가장 타당한 것으로 판단되는 생각만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위대한 유산, 한글’에서

[문제 3-1]

(나)와 (다)를 글의 목적에 따라 구분하고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시오. (100자 내외) [20점]

[문제 3-2]

(나)의 요지를 한 단락으로 요약하시오. (100자 내외) [20점]

[문제 3-3]

(가)의 내용을 바탕으로 (나)에서 주장하는 바의 타당성에 대해 논술하시오. (300자 내외) [60점]

문항 해설 및 채점 정보

[문항 1]

1. 출제 의도

(가), (나), (다)는 모두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서 한국 문학의 특질 혹은 보편성과 세계성을 설명하고 있는 읽기 자료의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문제 1-1]은 각 제시문이 다루고 있는 내용에 대한 충실한 이해력을 측정하고자 하였다. 한국 문학의 보편성을 다루고 있는 (가)와 특수성을 주제로 한 (나), 그 둘의 종합을 시도하고 있는 (다) 단락의 주제문을 찾아 연결하여 하나의 단락을 완성하게 함으로써 이해와 표현의 양면에서 수험생의 능력을 측정하려 했다.

[문제 1-2]는 [문제 1-1]에서 견지되고 있는 기본 관점에서 다문화 시대의 민족주의가 나갈 길을 유추해내는 능력의 여부를 측정하도록 설계하였다. 다원주의와 민족주의를 보편성과 특수성의 차원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는 의도이다.

2. 출제 근거 - 자료 출처

3. 문항 해설

[문제 1-1]

제시문 (가)는 한국 문학이 인간의 가치 있는 삶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려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에 반해 제시문 (나)는 한국 문학이 한국만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을 반영함으로써 고유의 성격을 지니기도 한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다)는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가짐으로써, 보편성을 강조하여 한국 문학의 특수성을 폄하하는 자기 비하의 의식, 한국 문학의 특수성을 강조하여 보편성을 소홀하게 여기는 배타 의식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 1-2]

21세기 한국 사회가 다문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논리가 민족주의의 약화를 몰고 올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다. 다문화 사회론의 본질이 인류보편주의 즉 인류 보편의 가치들에 대한 인식과 수용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민족에 안주하는 것은 이미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 다원주의 내지는 보편주의가 민족의 특수성을 지켜나가려는 민족주의적 태도의 폄하를 뜻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국수주의나 자민족중심주의가 문제일 뿐 올바른 민족주의는 미래에도 여전히 중요한 가치 및 태도로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민족 내부자들은 자문화의 고유성에 대한 객관적 자부심 위에 문화 다원주의 내지는 보편주의의 가치를 각인할 필요가 있고, 외부로부터 민족의 내부로 편입한 사람들은 자기의 개성 위에 한민족이 소중히 여기는 태도나 가치를 빨리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다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중요 자세임을 생각해 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4. 채점 기준

[문항 2]

1. 출제 의도

(가)와 (나)는 모두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있는 글로서, (가)는 동양, (나)는 서양 철학의 일면을 보여주는 글이다. 두 글은 일견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나)의 밑바탕에 깔린 가치관은 (가)의 고자의 가치관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함께 엮어서 읽고 이해할 수 있다.

[문제 2-1]은 (가)에서 고자와 맹자가 동일하게 물의 비유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비유를 어떻게 활용하여 인성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을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였다. 동일한 대상에 비유하더라도 그 대상의 어떤 측면을 활용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표현 가치와 내용적 함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수험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가를 평가한다.

[문제 2-2]는 (나)에 직접 드러나지 않았지만 판옵티콘이라는 감옥을 창안한 벤담의 가치관을 추론해보는 능력을 일차적으로 평가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러한 벤담의 가치관이 (가)에 제시된 고자와 맹자의 가치관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생각해 보고, (가)와 (나)를 연관지어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논술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2. 출제 근거 - 자료 출처

3. 문항 해설

[문제 2-1]

고자와 맹자는 모두 인성을 물의 본성과 같다고 보았지만, 구체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고자는 평면적 물의 본성이 동서(東西) 어디로 흐를지 정해져 있지 않은 것과 같이 인성도 선불선(善不善)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본 반면, 맹자는 물의 본성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라는 점에서 정해져 있는 것과 같이 인성도 원래 선(善)한 것이라고 보았다.

[문제 2-2]

벤담의 판옵티콘을 설명하는 이 글에 인간의 본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이 나타나 있지는 않다. 하지만 벤담의 판옵티콘이 모든 것을 감시하고 통제함으로써 죄수를 교화하기에 유용할 것이라는 내용을 볼 때, 벤담의 생각은 (가)의 고자의 생각과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고자가 물을 동쪽으로 터주고 서쪽으로 터주는 행위라 한 것이 벤담에게 있어서는 감시와 통제의 행위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원래 선하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인간은 선한 존재라고 보았다. 인간이 선하지 않게 되는 것은 후천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후천적 요소를 없애고 원래의 선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맹자는 외부로부터의 세(勢)가 인간의 본성을 해치는 원인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옵티콘과 같은 감시나 통제 시설은 대증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의 본래적 선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유효하지 않다. 이와 같은 맹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위적인 감시와 통제를 통해 인간을 교화하고 제어하고자 하는 벤담의 가치관은 타당하지 않다.

4. 채점 기준

[문항 3]

1. 출제 의도

(가),(나),(다)는 모두 고등학교 국어과 교과서에 있는 읽기 자료의 일부이다. 글의 목적에 따라 다른 읽기 방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실제 읽기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문제 3-1]

제시문을 글의 목적에 따라 설득을 위한 글과 정보 전달을 위한 글로 분류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하였다. (나)와 (다)는 한글을 글감으로 한 글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나)는 설득을 위한 글이고 (다)는 정보 전달을 위한 글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다)는 글에서 표현된 내용을 이해하기만 하면 글의 목적이 달성되지만, (나)는 글에 표현된 내용을 바탕으로 필자가 주장하려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읽기의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학생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평가하고자 하였다.

[문제 3-2]

설득을 위한 글에서 필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하여 짧은 단락으로 요약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문제 3-3]

[문제 3-2]에서 파악된 주장의 근거를 글 (가)의 내용과 연관지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국어과 교과서에 구현된 자료들을 산발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서로 연관 지어 자신의 지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려 하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한 사랑과 긍지가 단순히 국수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도록 하고자 하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

2. 출제 근거 - 자료 출처

3. 문항 해설

[문제 3-1]

글의 종류를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는데, 교육과정에 따르면 글의 목적에 따라 설득, 정보 전달, 사회적 상호 작용, 정서 표현을 위한 글로 분류할 수 있다. 제시문 (나)와 (다)는 소재가 한글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나)는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고 (다)는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다. 수험생들은 이 두 유형을 구분하고 주장을 담고 있는지 한글에 대한 설명만을 담고 있는지를 판단해서 설명하여야 한다.

[문제 3-2]

‘글’라 한 것은 ‘한글’을, ‘그림’이라 한 것은 ‘한자’를 가리킨다는 점을 이해하면 필자의 주장이 쉽게 파악된다. 어려운 한자 대신 쉬운 한글을 배우고 쓰는 것이 유익하고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문제 3-3]

(가)는 동일한 사실(事實)이 시대정신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나)는 한글을 천하게 여기고 한자를 중히 여기던 때가 있었으나 이제부터는 한글을 배우고 써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가)와 (나)를 연관 지어 보면 (나)에서와 같이 한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은 시대에 따라 역사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가)의 내용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즉 한글이라는 동일한 대상이 중국 중심의 역사관과 양반 중심의 가치관에 따라 과소평가되어 왔지만 이제 조선이 독립 국가라는 시대정신과 일반 국민 중심의 시대정신에 따라 한글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시대에 따라 역사적 평가가 달라지는 점을 잘 보여주는 예인 것이다.

4. 채점 기준

예시 답안

[문제 1-1]

한국 문학은 인간의 가치 있는 삶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려는 보편성을 지니는 한편으로, 한국만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을 반영함으로써 고유의 성격을 지니기도 한다. 이런 사실을 정확히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보편성을 강조하여 한국 문학의 특수성을 폄하하는 자기 비하의 의식, 한국 문학의 특수성을 강조하여 보편성을 소홀하게 여기는 배타 의식을 극복할 수 있다.

[문제 1-2]

21세기 한국 사회는 다문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가 단일 민족 신화에 안주하는 사이 지구적 차원의 보편주의 물결이 급격히 밀려들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 사회는 우리에게 인류 보편의 가치들에 대한 인식과 수용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민족의 특수성을 지켜나가려는 민족주의적 태도의 폄하를 뜻하는 것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국수주의나 자민족중심주의자가 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 문화 속에 들어있는 보편성을 발굴하여 세계화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 민족주의의 바른 길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문제 2-1]

고자는 인간의 본성이 원래 선불선(善不善)이 정해져 있지 않은데, 이는 마치 물의 본성이 어디로 흐를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물꼬를 터주는 대로 동서(東西)로 흐르는 것과 같다고 보았다. 그러나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원래 선(善)한 것인데, 이는 물의 본성이 항상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보았다. 결국 고자와 맹자는 인간의 본성을 물에 비유한 점에서 같지만 물의 본성을 평면적으로 이해하느냐 입체적으로 이해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문제 2-2]

벤담의 판옵티콘은 죄수 교화를 위한 감옥으로 고안되었는데, 모든 것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가 여러 목적에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하고 효과적인 도구라고 생각했다. 이는 인간의 선불선(善不善)이 정해지지 않아 물꼬를 터주는 것과 같은 외적 통제를 통해 제어할 수 있다는 고자의 생각과 상통한다. 그러나 맹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은 원래 선(善)한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외부로부터의 세(勢)가 없으면 자연히 선한 존재로 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위적인 감시와 통제를 통해 인간을 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벤담의 생각은 맹자의 관점에서는 타당하지 않다.

[문제 3-1]

(나)는 어려운 한자 대신 쉬운 한글을 배우고 쓰자고 주장하는 글이므로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고, (다)는 한글 창제가 당대 언어 이론의 주체적 수용의 결과라는 사실을 기술하는 글이므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다.

[문제 3-2]

배우고 쓰기 쉬운 우리 글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한글은 천하게 여기고 어려운 한자만 귀히 여겨 한자를 배우기에 시간을 허비하느라 정작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은 잘못이다.

[문제 3-3]

(나)에서는 배우고 쓰기에 어려운 한자를 버리고 쉬운 한글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한글이라는 동일한 대상이 지금까지는 한자와 비교하여 열등한 것으로 평가되어 왔으나 지금부터는 우리 글자로 올바른 평가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역사 인식의 변화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모든 사물에 대한 가치관과 과거에 일어났던 일에 대한 역사적 입장에서의 판단이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가)의 내용에 의해 그 타당성이 뒷받침된다. 즉 한글 창제라는 객관적 사실(事實)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역사적 사실(史實)로 역사적 가치가 달라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