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가]

빠른 사회 변동으로 기존의 지배적 규범이 붕괴되고 새로운 규범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 구성원들은 가치관의 혼란 상태에 빠지고 사회적 탈선을 저지른다. 부부 간의 역할이 엄격히 분리되어 있던 전통 사회에서는 가사 노동을 둘러싼 부부 싸움은 거의 없었다. 반면, 현대 사회에서는 부부 간의 역할 규범이 과거에 비해 약화되었으나, 아직 지배적인 규범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사 노동을 둘러싼 부부 싸움이 자주 나타난다.

이와 같은 사회적 가치관의 혼란을 목표와 수단의 괴리로 설명하는 관점도 있다. 부나 명예 같은 문화적 목표와 이것을 달성하기 위한 합법적 수단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때 사회구조적 긴장과 불협화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사회가 특정 가치에 너무 큰 비중을 두는 반면에 이를 성취할 수 있는 합법적 방법은 일부 계층 등에게만 제한되어 있을 때, 또는 목표는 중시하나 거기에 이르는 수단이나 방법은 중시하지 않을 때 사회적 긴장이 조성된다. 이러한 사회적 긴장이 개인에게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며 탈선이나 범죄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가사 노동을 둘러싼 부부 싸움도 이런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현대 가정에서 많은 부부가 가사 노동 분담이라는 목표를 설정하지만, 이를 달성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갈등을 빚는다. 가사 분담을 위해 무리하게 역할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부부 간 이견을 노출하여 결국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가치관의 혼란 또는 목표-수단의 괴리에 의한 사회적 탈선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합의에 바탕을 둔 지배적 규범의 정립과 관련 수단의 제공이 필요하다.

[나]

에드먼드 : 나는 자연의 법칙에 그대로 복종하고 있다. 내가 무엇 때문에 희생되어 권리를 뺏기지 않으면 안 되는가. 내가 형보다 일 년 늦게 태어났기 때문인가? 어째서 나는 사생아로 태어났단 말이냐? 그럼 나는 천한 놈인가? 내 몸은 건강하고 마음씨는 한없이 너그럽다. 나도 형처럼 아버지를 꼭 닮았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나에게 천하다고, 야비하다고, 사생아라고 하지 않는가! 천하다고, 천해? 재미없군. 넌덜머리나고 지긋지긋한 잠자리 속에서 자는지 깨어 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생긴 이 세상 바보들과는 달리, 자연의 본능을 즐기며 태어난 우리가 더 많은 생명의 힘을 이어받았을 게 아닌가. 좋아! 정실 자식 에드거야, 네 영토를 내가 차지해야겠다. 아버지의 애정은 정실 자식이나 사생아나 별 차이가 없다. ‘정실’이라는 말은 매우 훌륭하지! 만약에 이 편지가 잘 들어가서 내 뜻대로 된다면, 사생아 에드먼드는 반드시 정실 자식 에드거를 누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위대해질 것이며, 출세할 것이다. 아, 하늘이시여! 사생아들의 편을 들어주소서.

… 중략 …

에드먼드 : 이 일에 대해서는 형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에드거 퇴장) 남의 말을 잘 믿는 아버지, 그리고 고상한 형은 남을 해칠 줄 모른단 말이야, 그러니 남을 의심할 줄도 모르지. 그 덕택에 내 계략이 순조롭게 착착 진행되는 것 아니겠어! 이 일의 결말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이는구나. 혈통으로 재산을 얻지 못할 때는 지혜를 짜서 얻어야 해. 내가 제대로 꾸미기만 하면 절대로 어긋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에드먼드 퇴장)

[다]

어떤 청소년들은 싸움을 벌이거나 좀도둑질을 한다. 미성년자인데도 술을 마시고 담배를 핀다. 이런 일들이 워낙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특정 연령대에서는 거의 평범한 행동처럼 보일 지경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청소년 중 일부가 이런저런 잘못으로 당국에 체포된다는 점이다. 그래도 이 단계에서는 아직 부정적인 결과를 막을 가능성이 있다. 체포된 청소년 일부는 훈방 조치된다. 학교 교장이 귀여워하는 아이라서 좋게 말해주거나 부모가 개입하거나 경찰이 연민의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은 본격적인 범죄자의 삶이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긴 깔때기 속으로 떨어질 운명에서 벗어난 셈이다.

반면, 어린 범죄자가 실제로 체포되어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수감 생활까지 경험한다고 치자. 이 경험은 여러 면에서 남은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먼저 심리적 영향을 꼽을 수 있다. 전에는 빈둥거리기만 할 뿐 자신도 남들과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던 아이가 이제 특수한 사람이 된 것이다. 범죄자를 처리하는 기관의 네트워크에 붙들린 셈이다. 이 길에서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자신이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이 된다는 느낌이 강해진다. 그래서 범죄자의 정체성을 얻게 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그 정체성을 몰아내기 힘들다. 그는 경계선을 넘어 ‘저편’으로 가버린 상태이며, 다시 그 선을 넘어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라]

범죄에 대한 인식은 사회적 가치와 규범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금연 장소에서의 흡연은 아래 표에서와 같이 1980년까지 범죄로 규정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처벌 대상이 된다. 더 나아가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와 간접 흡연자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사회적으로 힘을 얻으면서 흡연은 그 자체로 사회적 해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흡연자들은 금연 장소 이외에서 담배 피우는 행위에 대해서도 윤리적 고민을 하게 된다.

또 다른 해악인 지속적 괴롭힘(스토킹)은 2012년에야 경범죄 조항에 포함되었다. 학교나 직장에서 또는 이성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사건이 사회적 논란으로 불거지면서 이를 방지하는 규범이 생긴 것이다. 이전에도 우리 사회에 지속적 괴롭힘은 있었지만, 불법 행위로 충분히 인식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도 이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은 있다. 괴롭힘은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의미하는지, 지속은 어느 정도의 기간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장발은 경범죄 대상이었다가 1988년 법 조항 수정으로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지금 장발은 일종의 개인의 취향으로 존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중․고등학생의 장발은 여전히 규제되고 있다. 장발이 사회적 탈선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진다. 이처럼 사회적 탈선행위나 범죄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규정된다. 게다가 이를 규정할 규범은 늘 새로운 규범으로 대체된다. 문제는 규범의 교체와 중첩 과정에서 사회적 탈선으로 인식되지 않던 행위가 탈선이나 범죄로 규정되는 혼란이 야기되는 점이다.

<표> 시기별 경범죄 처벌 조항 변경 내용

[마]

얼마 전까지 스키니진이 유행했다. 아이돌 그룹이 입고 춤추던 형형색색의 스키니진은 청춘의 생기를 상징하는 아이템이었다. 몸의 실루엣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아찔한 아름다움을 내뿜지만, 혈액 순환이 안될 만큼 몸을 심각하게 압착한다. 아이돌의 성공 방식과 마찬가지로, 스키니진 세대는 모든 것에 유능한 인재가 되기 위해 스스로 ‘스펙’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이력서의 스펙은 늘어갔으나 취직은 더 어려워졌다. 슈퍼스키니가 유행했고, 실업률은 높아만 갔다. 스키니진은 자기 착취를 극한까지 몰고 가는 사회의 상징물이었다.

복고 열풍으로 ‘찢청(찢어진 청바지)’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헌 옷 수거함에서 주워온 듯 찢기고 너덜너덜한 스타일링의 핵심은 허벅지, 무릎, 종아리, 발목 등을 적당한 크기와 방식으로 찢은 것이다. 스키니진 곳곳이 헐렁해지도록 구멍을 내니, 몸이 숨을 쉬고 자유로워졌다. 주목할 부분은 칼과 가위로 마구잡이로 거칠게 잘라낸 밑단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에 짜증내듯 제 몸에 걸치는 청바지의 밑단을 뜯고 잘라낸다. 적은 기대와 많은 짜증이 범벅돼 찢청 밑단에 신경질적으로 흐른다.

찢청과 밑단은 작지만 확실한 반항의 시작이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 살던 20대가 부모의 뜻을 거역하기로 결심한 징후이다. 물론 여전히 많은 20대가 스키니진과 찢청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어떤 청바지에 몸을 맞춰야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기성세대와 거대자본에 대한 20대들의 거부는 이미 시작됐다.

[바]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승객들에게 물건을 강매하는 험악한 인상의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이들은 물건을 팔기 전에 먼저 자기에 대한 소개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가령 이런 레퍼토리다. 어려서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어쩌다 소매치기단에 들어가서 소매치기를 일삼다가 체포되었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종교에 귀의해서 손을 씻고 새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지만, 출감 후에도 전과자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어서 부득이 먹고 살려고 이런 물건을 팔고 다닌다는 식이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아있는 노약자나 여성 승객의 무릎 위에 물건을 올려놓고 그 승객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물건을 강매한다. 물건을 강매하기 위해 스스로 자기가 전직 소매치기였다고 굳이 밝히면서 험악한 표정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내 물건 안사면 해롭다.’라는 식으로 승객들에게 무언의 협박을 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손을 씻고 새사람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또 다른 탈선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사]

우리 사회에서 성실하고 근면한 것은 바람직한 미덕이자 강요되는 규범이다. 우리는 성실하게 생산에 참여해 소득이라는 개인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하는 일의 사회적 목적은 열심히 생산한 것을 한가롭게 소비하는 데에 있다. 생산과 소비에 대한 개인적 목적과 사회적 목적 사이의 이 같은 분리 때문에, 우리는 이윤 창출이 산업을 자극하는 세계에서 명쾌한 사고를 하기 어렵다. 우리는 생산에 관해 너무 많이 생각하고 소비에 대해 너무 적게 생각한다. 그 결과 우리는 즐거움의 향유나 소박한 행복에는 별 중요성을 두지 않는다. 생산을 소비자에게 기쁨을 주는 행위로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여유를 즐기는 ‘게으름의 철학’이 필요하다. 노동 시간을 4시간으로 줄인다고 나머지 시간을 반드시 불성실한 일에 써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내 얘기는 하루 4시간 노동으로 생활필수품과 기초 편의재를 확보하는 한편, 남는 시간은 스스로 알아서 적절한 곳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보다 더 많은 교육을 실시하고, 어느 사회에서나 여가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은 반드시 교육의 목표에 포함해야 한다. 나는 지금 소위 ‘지식인’을 만드는 것 따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도 하루 4시간 이상 일하도록 강요받지 않는 세상에서는 과학적 호기심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 호기심을 맘껏 탐닉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수준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든 배곯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젊은 작가들은 기념비적인 대작을 내는 데 필요한 경제력을 확보할 요량으로 감각적인 작품을 써서 주의를 끌어보려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논제 I]

제시문 [가]∼[바]를 비슷한 주장을 담은 내용끼리 분류하고, 각 제시문을 요약하시오. [401자 이상 ∼ 500자 이하 : 배점 30점]

[논제 Ⅱ]

제시문 [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서술하고, 이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가], [나]를 비판하tldh. [601자 이상 ∼ 700자 이하 : 배점 40점]

[논제 Ⅲ]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A와 B의 지난해 치안 상황을 살펴보려고 범죄율과 검거율을 조사하였다. 한 지역의 범죄율은 인구 10만명 당 범죄 발생 건수[범죄율=(발생 건수/인구수)× 100]를 나타낸다. 검거율은 범죄 발생 건수 대비 검거 건수의 비율[검거율=(검거 건수/발생 건수)×100]을 의미한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B의 인구수는 지방자치단체 A의 인구수의 1.2배였다. 그리고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B의 검거 건수는 지방자치단체 A의 3배로 나타났다. 한편, 지방자치단체 B는 지난해 경범죄 조항을 확대하고 명확하게 하는 등 규정을 강화하였다. 그 결과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B의 검거율은 지방자치단체 A의 검거율의 3배를 기록하였다. 지방자치단체 A와 B의 범죄율의 비를 계산하고, 이를 근거로 제시문 [라]를 평가하시오.

[수식 및 그래프를 사용할 수 있으며, 주어진 답안지 양식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쓰시오. : 배점 30점]

출제 의도 및 문항 해설

1. 출제 의도

2019년도 경희대학교 사회계(오전) 논술고사의 주제는 '아노미와 낙인에 따른 사회적 일탈의 비교'이다. 일탈은 사회 구성원이 자신이 소속된 사회의 법, 제도, 규범, 관습 및 주류 집단의 의견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번 논술고사에서는 일탈의 원인으로 아노미와 낙인이 제시됐다. 먼저 아노미는 규범의 교체와 중첩 등으로 지배적 규범이 명확하지 않거나 문화적 목표와 합법적 수단 사이의 괴리가 큰 상황을 의미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지배 규범이나 합법적 수단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상황에서 일탈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한편, 일탈의 원인을 낙인으로 보는 관점은 규범보다 주류 집단의 의도적 행위에 주목한다. 개인이나 특정 집단이 부정적으로 낙인찍혀 일탈의 행위를 저지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논술고사는 수험생들이 이처럼 다양한 관점을 바탕으로 사회적 일탈이 갖는 의미와 결과를 해석하고 비교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기획됐다.

이 주제는 고등학교 사회탐구 영역 내 사회문화 과목에서 ‘개인과 사회 구조’ 단원에서 공통적으로 학습되는 것이다. 고등학생에게 일탈 행동의 원인을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다양한 대처 방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학습 목표로 두고 있다. 본 논술고사는 이와 같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용과 학습목표를 바탕으로 지문과 논제를 구성하였다. 또한 논술고사가 학생들의 통합 논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을 중심으로 일부 서적과 수리 계산 등 다양한 성격의 지문을 활용해 출제했다. 물론 모든 제시문은 교과서 내용이거나, 교과서 내용과 관련됐거나, 고교 수준에서 이해가 가능한 것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일탈 원인에 대한 기본적 설명은 <고등학교 사회ㆍ문화>에 나타난 내용에서 발췌했으며, 이 주제는 여러 출판사의 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등학교 사회ㆍ문화>(금성)의 82쪽과 <고등학교 사회ㆍ문화>(미래엔)의 79쪽의 내용이 사용됐다.

<제시문 출처>

* 일부 지문은 교과 과정에 충실했던 수험생들의 이해를 돕는 취지로 부분적으로 재구성됐음.

2. 문항 해설

제시문 [가]는 지배적 규범이나 합법적 수단이 정립되지 않아 부부 싸움 같은 일탈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나]에서는 천한 사생아로 낙인찍힌 주인공이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일탈의 모습이 나타난다. [다]는 비행 청소년이 유죄 판결로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혀 정상 생활로 되돌아오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한다. [라]는 사회적 가치와 규범의 변화에 따라 일탈이 명확하지 않게 규정된다고 주장한다. [마]는 유행의 변화 가운데 나타난 찢어진 청바지를 사례로 일탈의 의미를 설명한다. [바]는 전직 소매치기가 전과자라는 낙인으로 인해 물건을 강매하는 또 다른 일탈을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는 성실 근면이라는 강요된 규범을 벗어나 게으름과 여유를 찾는 일탈이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일탈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이 순수한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논술고사의 논제는 일반논술 2문제, 수리논술 1문제로 총 3문제로 구성되었다. 이 문제를 통해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력, 논리적 추론 능력, 비판능력, 통합적 사고 능력, 창의적 사고 능력, 논술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논제Ⅰ]은 사회적 일탈의 원인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성격의 글을 분류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주어진 제시문을 규범적 혼란이 초래되는 아노미 상황 때문에 일탈이 발생한다는 관점과 개인과 특정 집단에 대한 낙인이 일탈을 유발한다는 관점으로 분류하고 요약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논제Ⅱ]에서는 일탈의 긍정적 측면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노미와 낙인으로 인한 일탈의 부정적 측면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을 읽고 규범과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이 사회 구성원의 창의력이 발휘되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 일탈이 아노미로 발생되든 낙인으로 유발되든 부정적 결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추론하고, 일탈의 긍정적 측면을 바탕으로 앞 지문의 주장을 반박하는 비교 비판 능력이 필요하다. 이 논제를 통해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 과정 상의 ‘일탈’에 대한 개념 이해와 관점 비교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또 이질적인 두 종류의 텍스트, 즉 사회과학과 인문학 제시문을 교차해서 읽고 제시문의 주장을 분류하고 비교할 수 있는 능력도 평가 가능하다.

[논제 Ⅲ]은 수학의 기본 도구인 방정식의 이해와 활용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주어진 환경에서 변수들을 찾아 방정식을 수립하고,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의 방정식 개념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를 출제하였다. 특히 식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적 문제를 파악하고 수리적으로 이해하고 해법을 찾아내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였다. 사회 계열 전공자에게 사회 현상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표현하고 논리적 분석을 통해 평가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3. 채점 기준

1. 점수 배정

① 만점 : 논제 당 100점(3논제 도합 300점

② 기본 점수 : 논제 당 60점

③ 기준 점수 : 상(100점∼90점), 중(89점∼70점), 하(69점 이하

2. 채점 기준 : 정량 평가

1) 원고지 사용법

① 띄어쓰기 포함 원고지 사용법, 국어정서법에 관한 것은 비교적 관대하게 처리하나 현격한 잘못을 범하고 있을 경우 채점위원의 재량에 따라 감점.

② 예리한 문제 제기, 독창적인 구성, 탁월한 표현력 등에 대해서는 가산점 부여 가능.

③ 고의적으로 특별한 표시를 한 답안은 0점 처리. 특별표시 여부는 채점위원 전원의 협의 거쳐 처리.

2) 원고 분량에 따른 감점

* 원고분량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음.(내용이 더 중요)

* 기준으로 제시한 분량을 10~20자 채우지 않았다고 해서 10점이나 20점을 일률적으로 감점하지 않음.

* 지나치게 모자라거나 넘칠 경우에만 감점 기준에 따라 처리.

* 답안을 아예 작성하지 않거나, 전혀 관련 없는 내용으로 쓴 경우는 0점으로 처리한다.

● [논제 Ⅰ] (401∼500자)

200자 미만 : 감점 40점 (= 기본 점수 60점)

200～300자 미만: 감점 20점

300자 이상~350자 미만: 감점 10점

550자 이상~600자 미만: 감점 10점

600자 이상: 감점 20점

● [논제 Ⅱ] (601∼700자)

400자 미만 : 감점 40점 (= 기본 점수 60점)

400자～500자 미만 : 감점 20점

500자 이상~550자 미만: 감점 10점

750자 이상~800자 미만: 감점 10점

800자 이상: 감점 20점

● [논제 Ⅲ]

- 주어진 답안지 양식 범위 이내에서 자유롭게 쓰도록 되어 있어 내용을 기준으로 채점

3) 원고분량에 따른 기타 기준

① 답안의 마지막 행에 한 자라도 쓸 경우 한 행으로 간주한다.

② 답안 가운데 한 행 이상을 지우고 보충하지 않았다면 그 행은 공란으로 간주한다.

3. 채점 기준 : 내용 평가

1) [논제 I] (100점 만점/60점 기본 점수)

① 제시문 [가]~[바]가 공통적으로 사회적 일탈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으며, 제시문 [가], [라], [마]가 아노미(지배적 규범의 부재나 합법적 수단에 대한 혼란)의 관점을, 제시문 [나], [다], [바]가 낙인(개인이나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배제)의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류하면 10점 가점

② 제시문 [가],[라],[마]의 논지를 제대로 제시하면 10점 가점

③ 제시문 [나],[다],[바]의 논지를 제대로 제시하면 10점 가점

④ 비슷한 뜻의 문장을 반복하거나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쓰지 않고 자신의 언어로 내용을 통일감 있고 조리 있게 요약했으면 10점 가점(표현력 등)

2) [논제 Ⅱ] (100점 만점/60점 기본 점수)

① 제시문 [사]의 논지(일탈의 긍정성)를 제대로 제시했으면 10점 가점

② 제시문 [사]의 논지를 통해 제시문 [가]의 문제점을 적절히 비판하면 10점 가점

③ 제시문 [사]의 논지를 통해 제시문 [나]의 문제점을 적절히 비판하면 10점 가점

④ 유사한 문장을 단순 반복하지 않고 문장 간의 구성이 긴밀하고 논리적으로 연결되면 10점(표현력, 창의력) 가점

3) [논제 Ⅲ] (100점 만점/60점 기본 점수)

① 검거율 식을 활용하여 지방자치단체 A와 B의 범죄 발생 건수를 도출하고 설명하면 10점 가점

② 인구 수 비율을 활용하여 범죄율 계산식을 도출하고 설명하면 10점 가점

③ 범죄율 식을 활용하여 두 지역의 범죄율 비율을 정확하게 구하고 설명하면 10점 가점

④ 제시문 [라]의 내용을 근거로 규범 확립의 효과를 설명하고 평가하면 10점 가점

⑤ 그 외에 다른 독창적 방법으로 풀이과정을 제시하면 5점 가점

※ 논제 Ⅲ 풀이과정 요약

1. 먼저 두 지역의 변수를 설정하고 비율을 활용하여 변수를 정의

2. 주어진 검거율을 활용하여 두 지역의 발생 건수가 동일하다는 것을 도출

지방자치단체 B의 검거율이 지방자치단체 A의 검거율의 3배이므로 을 도출하고 이를 활용하여 를 도출

3. 도출된 범죄 발생 건수를 범죄율 식에 대입하여 와 을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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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답안

[논제 Ⅰ]

제시문 [가]~[바]는 사회적 일탈의 원인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을 다루고 있다. [가], [라], [마]는 일탈의 원인을 사회 규범이 부재하거나 혼재된 아노미 상태에서 찾는 반면, [나], [다], [바]는 주류 집단이 어떤 사람이나 행위를 ‘일탈’로 낙인찍는 데에서 찾는다.

[가]에서는 가사 분담에 대한 지배적 규범이나 합법적 수단이 정립되지 않아 부부 싸움 같은 일탈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라]는 사회적 가치와 규범의 변화에 따라 일탈이 명확하지 않게 규정된다고 지적한다. [마]는 청바지 유행의 변화와 혼란 가운데 찢어진 청바지라는 일탈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반면, [나]에서는 천한 사생아로 낙인찍힌 주인공이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일탈을 꾀하고 있다. [다]는 비행 청소년이 유죄 판결로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면 정상 생활로 되돌아오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바]에서는 전직 소매치기가 전과자라는 낙인으로 인해 물건을 강매하는 또 다른 일탈을 묘사하고 있다. (489자)

[논제 Ⅱ]

제시문 [사]는 일탈을 긍정적 관점으로 보고 있다. 성실 근면이라는 강요된 규범을 벗어나 게으름과 여유를 찾는 일탈이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일탈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이 순수한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평가하면, 제시문 [가]는 지배 규범과 합법적 수단이 정립되지 않은 아노미 상황에서 부부 싸움이라는 일탈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일탈이 가사 문제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부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가사 분담 방식을 도출할 수 있다. 아노미 상황에서도 일탈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창의력을 발휘하게 해 사회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시문 [나]에서는 ‘천한 사생아’라는 낙인이 주인공의 일탈을 유발하고 있다. 사회적 낙인은 해당 구성원을 주류 사회에서 배제시켜 결과적으로 일탈에 이르게 한다. 하지만 일탈과 배제의 경험이 사회의 풍요로운 발전에 필요한 창의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낙인찍혀 일탈을 고민하는 사회 구성원은 주류 사회가 외면한 새로운 관점과 행동 양식을 생각할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탈은 대체로 부정적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기존 규범과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은 사회 구성원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사회 변화와 개선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665자)

[논제 Ⅲ]

먼저 지방자치단체 A와 B의 범죄 발생 건수를 각각 와 라고 하자. 지방자치단체 B의 검거 건수가 지방자치단체 A의 검거 건수의 3배이므로, A와 B의 검거 건수를 각각 와 라고 놓을 수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B의 검거율이 지방자치단체 A의 검거율의 3배이므로 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방자치단체 B의 범죄 발생 건수는 지방자치단체 A의 범죄 발생 건수와 동일하게 이다. 다음으로 지방자치단체 B의 인구 수가 지방자치단체 A 인구 수의 이므로, A와 B의 인구 수를 각각 와 라고 하자. 여기에 범죄율 계산식을 대입하면 두 지방자치단체 A와 B의 범죄율의 비는 이다. 따라서 두 지방자치단체 A와 B의 범죄율의 비는 이다.

조사 결과, 경범죄 조항을 확대하고 명확하게 정비한 지방자치단체 B의 범죄율이 그렇지 않은 지방자치단체 A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는 규범의 교체와 중첩 과정에서 범죄 규정에 대한 인식이 혼란스러우면 범죄나 탈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제시문 [라]의 주장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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