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홍익대 수시논술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답하시오.

[문제 1]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제시문 (나), (다), (라)에 나타난 풍자의 양상을 분석하고, 제시문에 나타난 풍자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시오. (800±100자) (문과대학, 사범대학 및 예술학과 지원자에게는 타 문제의 2배의 배점)

(가)

풍자는 비판 정신과 유희 정신의 결합을 통해 성립된다. 웃음이 없으면 비난이나 선동에 머무르기 쉽고, 비판 정신이 없으면 단순한 해학(諧謔)에 그치게 된다. 반어(反語)나 우의(寓意)가 풍자의 기법으로 곧잘 동원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반어는 표면적 의미와 심층적 의미 사이의 모순, 의도한 목표와 결과 사이의 불일치, 지위나 역할이 뒤바뀌는 상황의 부조화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의는 어떤 것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다른 구체적인 대상에 빗댈 때 과장하거나 단순화하는 표현 방식이다.

풍자는 현실 생활의 부정적 요소를 폭로하거나 이를 교정하려는 욕망에서 출발한다. 또한 풍자는 진실 혹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을 다시 보게 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사물이나 현상을 바꾸거나 뒤집어 보게 할 때는 그것을 단순히 다른 시각이 아니라 부정을 담은 시각을 부각하기 마련이다. 퇴폐한 시기나 여론이 억압당하는 시기에 풍자 문학이 양적으로 풍성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풍자의 대상은 자기반성적 성격의 작품에서처럼 시인이나 작가 자신일 수도 있고, 다른 개인일 수도 있으며, 특정한 인간형이나 특정한 계층과 계급,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일 수도 있으며 어떤 제도나 국가, 넓게는 인류 전체일 수도 있다.

풍자에는 악한 자, 어리석은 자, 선한 자 사이의 어떤 관계들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악한 자가 나타나는 풍자의 경우, 풍자가는 그들의 어리석음을 비판하기 위해 그들을 좌절시키며, 이에 따라 이야기는 ‘죄 지은 자의 징벌’이라는 구조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구조는 풍자의 이중적 성격, 곧 비판과 웃음을 드러내기에 안성맞춤인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풍자가는 악한 자가 어리석음에 의해 스스로 파멸하도록 이야기를 구성함으로써 비판과 웃음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

(나)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오죽이나…….”

윤직원 영감은 팔을 부르걷은 주먹으로 방바닥을 땅― 치면서 성난 황소가 영각*을 하듯 고함을 지릅니다.

“화적패가 있너냐아? 부랑당 같은 수령(守令)들이 있더냐?…… 재산이 있대야 도적놈의 것이요, 목숨은 파리 목숨 같던 말세넌 다 지내가고오……. 자 부아라, 거리거리 순사요, 골골마다 공명헌 정사(政事),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남은 수십만 명 동병(動兵)을 히여서, 우리 조선 놈 보호히여 주니, 오죽이나 고마운 세상이여? 으응?…… 제 것 지니고 앉아서 편안허게 살 태평 세상, 이걸 태평천하라구 허는 것이여, 태평천하!…… 그런디 이런 태평천하에 태어난 부자 놈의 자식이, 더군다나 왜 지가 떵떵거리구 편안허게 살 것이지, 어찌서 지가 세상 망쳐 놀 부랑당 패에 참섭**을 헌담 말이여, 으응?”

땅- 방바닥을 치면서 벌떡 일어섭니다. 그 몸짓이 어떻게도 요란스럽고 괄괄한지, 방금 발광이 되는가 싶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모여 선 가권***들은 방바닥 치는 소리에도 놀랐지만, 이 어른이 혹시 상성****이 되지나 않는가 하는 의구의 빛이 눈에 나타남을 가리지 못합니다.

“……착착 깎어 죽일 놈!…… 그놈을 내가 편지히여서, 백 년 징역을 살리라구 헐걸! 백 년 징역 살리라구 헐 테여…… 오냐, 그놈을 삼천 석 거리는 직분*****하여 줄라구 히였더니, 오냐, 그놈 삼천 석 거리를 톡톡 팔어서, 경찰서으다가, 사회주의 허는 놈 잡어 가두는 경찰서으다가 주어 버릴걸! 으응, 죽일 놈!”

마지막의 으응 죽일 놈 소리는 차라리 울음소리에 가깝습니다.

“……이 태평천하에! 이 태평천하에…….”

*영각 : 소가 길게 우는 소리.

**참섭 : 어떤 일에 끼어들어 간섭함.

***가권 : 호주나 가구주에 딸린 식구.

****상성 : 본래의 성질을 잃어버리고 전혀 다른 사람처럼 됨.

*****직분 : 재산을 가족이나 친척에게 나누어 줌.

(다)

풍자화에서 군주의 이미지는 1831년 말에 변화의 계기를 맞았다. 11월 14일에 풍자화가인 샤를르 필리퐁의 그림에 대한 재판이 열렸는데, 그는 작품 속 일꾼의 모습을 군주와 닮게 그려 왕을 모독하였다는 혐의를 받았다. 검사 측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그는 왕의 얼굴이 점차 배(pear) 모양으로 변하는 일련의 드로잉을 그려 보였다. 그리고 ‘배의 형태가 왕의 두상과 유사하다고 하여 배를 그리는 것 또한 잘못되었다 할 수 있는지’ 반문하였다. 결국 필리퐁은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왕을 배에 빗대는 비유법은 이 사건을 계기로 1830년대 전반 동안 풍자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군주를 먹는 배에 빗대는 것은 그것 자체로 매우 기발한 발상이었다. 그 이유는 ‘배’를 뜻하는 명사가 당시 속어로 ‘멍텅구리, 얼간이, 숙맥’을 의미하였기 때문이다. 왕을 배로 묘사한 그림을 본 프랑스인들은 금세 자신의 통치자와 배의 속어적 의미를 연결시켰다. 게다가 프랑스어로 배(la poire)의 이니셜 ‘L. P.’가 우연히도 왕의 이름인 루이 필리프(Louis Philippe)의 이니셜과 일치한다는 점이 비유의 효과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였다.

오노레 도미에는 곧바로 필리퐁의 비유를 받아들여 <가르강튀아>*의 군주 묘사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두꺼워지는 얼굴의 형태는 필리퐁의 드로잉에서 배로 변해가는 군주의 두상과 유사하며, 몸 또한 거대한 배의 형태를 이룬다. 이러한 표현은 군주의 비만 체형을 과장하여 우스꽝스럽게 만들었고, 필리퐁의 재판을 상기시켜 자유를 억압하는 정부를 비난하는 여론을 이끌었다.

*<가르강튀아> : 도미에의 1831년 그림으로, 16세기 프랑수아 라블레의 소설에 나오는 동명의 주인공 가르강튀아의 엄청난 식욕을 당대 군주의 탐욕에 빗대어 그린 풍자화.

(라)

1937년 어느 날 한 영화사의 프로듀서가 히틀러와 채플린이 똑같은 콧수염을 기르고 있으니 이 점을 모티프로 히틀러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채플린에게 제안했다. 채플린이 독재자와 그로 오해 받는 이발사를 동시에 연기한다는 설정이었다. 영화 <위대한 독재자>의 구상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희극 배우와 가장 미움 받는 독재자의 외모가 똑 닮았다는 역사적 우연에서 출발한다. 채플린은 자료 영상을 반복해서 보면서 히틀러의 일거수일투족을 연구했다. 또한 히틀러의 방송 녹음을 몇 시간이고 들으며 그의 신경질적이고 격앙된 말투를 완벽하게 익혔다. 채플린이 히틀러를 흉내 내는 것을 옆방에서 들으면 진짜 히틀러가 왔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한다.

<위대한 독재자>에서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마지막 장면은 6분이나 되는 연설 장면이다. 이발사가 독재자로 오해 받아 연설을 대신하게 되는 이 장면에서 카메라 앞에 선 이발사는 엉겁결에 ‘엉터리 독일어 연설’을 시작한다. 채플린은 히틀러의 말투를 흉내 내어 얼핏 들으면 독일어 같지만 실은 정체불명의 단어들과 앞뒤가 맞지 않는 말들로 열변을 토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게다가 이 연설을 영어로 통역하는 아나운서는 당황해서인지 전혀 다른 내용으로 통역을 하다가 마지막에는 독재에 맞서 민중의 손으로 세계 평화를 일구자고 역설하기까지 한다.

1940년 <위대한 독재자>가 개봉되기 직전, 여주인공 폴레트는 “채플린의 엉터리 독일어 연설을 듣는다면 전 세계인이 히틀러가 연설을 할 때마다 웃음을 터트리고 말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당시의 한 신문 기사는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나치를 상대로 새로운 폭격이 시작되고 있다. 이 폭격은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공격을 뛰어넘는 최고의 효과를 약속한다. 총알과 폭탄은 무수히 빗나갔다. 경제 봉쇄도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명인이 움켜쥔 ‘풍자’라는 날카로운 칼은 적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문제 2] 제시문 (마)의 두 관점을 바탕으로 제시문 (바), (사)의 정책의 타당성을 각각 분석하시오. 이를 토대로, 제시문 (바), (사)의 정책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의 원인과 그 보완방향을 논하시오. (800±100자)

(마)

‘유리 천장’이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회사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용어이다. 이를 기능론적 관점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은 주장이 가능하다. 유리 천장은 불평등한 차별이라기보다 기업 조직 내에서 개인의 능력에 따라 중요한 업무를 배분한 결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경우 여성은 일과 가사를 병행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업무를 스스로 선택하곤 한다. 또 자유로운 경쟁 시장에서 지위나 임금은 생산성을 반영하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결국 기능론적 관점에서 유리 천장은 남성과 여성의 생산성 차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반면에 갈등론적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장이 가능하다. 유리 천장은 남성 중심적 기업 조직 내에서 여성이 승진 사다리를 타는 것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차별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평가에 반영되고, 그것이 결국 조직의 관행으로 굳어지면서 여성은 승진에 있어 불이익을 받게 된다. 또 여성에게 과중한 가사 노동과 육아 부담을 강요함으로써 기업 조직 내에서 여성이 남성과 공정하게 게임을 뛸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여 이미 존재하는 남녀 간의 격차가 더 커진다. 남성 중심적인 기업 관행과 편견은 여성의 노력 여부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여성을 ‘기업 조직의 이등 시민’으로 평가하고 승진의 기회를 아예 차단한다. 결국 갈등론적 관점에서 유리 천장은 남녀 간 생산성이나 업무 기여도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가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불평등한 장벽이다.

(바)

최저 임금제란 국가가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이다. 임금은 대개 근로자 본인과 그 가족의 주요 소득원이기 때문에 적정한 임금이 보장되지 않으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힘들다. 그래서 정부는 최저 임금을 정하고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할 때 최저 임금 이상의 임금을 주도록 제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최저 임금제가 잘 지켜지지 않거나 최저 임금 자체가 너무 낮게 책정되어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커지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중소기업 중앙회는 최근 중소기업 360개 업체를 대상으로 ‘최저 임금 결정을 위한 중소기업 의견’을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 10곳 중 4곳은 최저 임금수준이 적정하다고 답하였다. 또한 최저 임금이 8% 이상 인상될 경우 48.6%의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밝혔고, 감원 또는 정리 해고를 선택하겠다는 기업도 26.1%로 조사되었다.

(사)

2012년 1월부터 시행된 대형마트 영업 규제는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무 등을 통해 전통시장 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다. 하지만 시행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2%가 ‘대형마트 의무휴무로 쇼핑을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일부 응답자들은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전통시장도 대부분 문을 닫아 간단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데 3시간이나 허비해야 했다고 답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전통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형마트는 말할 것도 없고 전통시장도 매출이 줄었다.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몰이나 편의점 등 다양한 다른 유통채널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어민과 협력업체의 매출이 줄고 고용 인력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소비자 권리침해와 불편은 물론 대형마트 납품업체들의 피해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출제 의도 및 문항 해설

[문제 1]

1. 출제 의도

- 문제 1은 ‘풍자’ 개념의 구성요소, 기법, 목적, 대상, 구조 등이 담겨 있는 텍스트를 분석하여, 문학, 미술, 인문 텍스트에 적용하여 풍자의 구체적인 양상을 해석하고, 풍자의 효과를 추론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텍스트의 독해와 적용을 통해 풍자의 양상에 대한 확장된 이해를 얻고 이를 심화시킬 수 있는 분석적이고 해석적이며 창의적 사고력을 요구한다.

- 제시문 (가)는 EBS수능완성 국어영역 국어 교재에 수록된 ‘풍자의 특성과 기능’이라는 글을 목적에 맞게 발췌 변용하였고, 제시문 (나)는 국어 Ⅱ, 문학 교과서 등에 수록된 채만식의『태평천하』중 “망진자(亡秦者)는 호야(胡也)니라”의 일부를 발췌하여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제시된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다른 텍스트에 적용하여 확장된 사고를 할 수 있는 소양을 확인할 수 있다.

- 또한 이 문제는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있는 문학 영역의 ‘문학작품에 대한 비판적, 창의적 수용’과 ‘문학과 예술, 인문, 사회 등 인접 분야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이해’, 그리고 독서 영역에 있어서 ‘시대에 따른 사회문화적 맥락의 재구성’과 독해 및 논술의 차원에서 관련되어 있다.

2. 문항 해설

- 인간은 악한 자나 어리석은 자, 특히 권력자에 대한 비판을 직접적으로 행하기보다는 비판정신과 웃음이 결합된 풍자의 방법을 활용해왔다. 문제가 요구하는 것은 2가지이다. 먼저 제시문 (가)에 서술된 풍자의 개념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고 그것을 토대로 제시문 (나), (다), (라)에 나타난 ‘풍자의 양상’을 분석하여야 한다. ‘풍자의 양상’이라는 어구 속에는 요소, 기법, 대상 등 많은 의미들이 들어 있는데, 학생들은 제시문 (가)를 참고로 하여 다른 제시문들에서 각각 다르게 실현된 ‘풍자의 양상’을 적확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또한 다음으로는 ‘풍자의 효과’를 전체 제시문들 속에서 추론하여 각각 제시하여야 한다.

- 제시문 (가)는『EBS 수능완성 국어영역 국어(2018학년도 수능 연계교재)』의 한 문제로 출제된 ｢풍자의 특성과 기능｣을 기반으로, 소래섭의 책『에로 그로 넌센스 – 근대적 자극의 탄생』에 담긴 풍자의 부분을 보완하여 발췌, 편집한 것이다. 이 글에는 풍자의 요소와 기법, 목적, 대상, 구조 등이 들어 있고, 풍자의 효과가 함의되어 있다.

- 제시문 (나)는 문학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채만식의『태평천하』중 <망진자(亡秦者)는 호야(胡也)니라>에서 발췌한 글이다. 고리대금업으로 부를 축적한 윤 직원은 일본인들이 자신의 재산을 지켜 주고 있다고 여기고 진심으로 일본인들을 고맙게 생각했다. 윤 직원은 당시 신흥 지주 계급으로, 아버지를 화적 떼의 습격으로 여읜 후 자기 집안의 안위를 지켜 주는 일본의 식민 지배를 ‘태평천하’로 여긴다. 윤 직원은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고 있던 손자 종학이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가 피검되었다는 전보를 받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이 소설의 서술자는 판소리의 사설과 유사하게 구어체로 인물을 묘사하고, 사건을 전개한다. 그러한 서술자의 시각은 윤 직원에 대한 풍자의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제시문 (다)는 김지현의 논문 ｢도미에의 정치풍자화 연구-<가르강튀아>를 중심으로｣에서 발췌, 편집한 것이다. 이 글은 도미에의 그림 속 풍자를 설명하면서 프랑스에서 왕을 ‘배(pear)’에 비유하는 풍자 방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준다.

- 제시문 (라)는 오노 히로유키의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광기와 풍자의 이미지 전쟁』중 일부를 발췌, 편집한 것이다. 채플린이 주연한 <위대한 독재자>에서 채플린이 독재자인 히틀러를 풍자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를 보여준다.

3. 채점 기준

* 기본 평가 기준

※ 문제 1은 문과대학, 사범대학 및 예술학과 지원자에게는 문제 2의 2배를 배점한다.

1. 문제를 정확히 이해했는가, 그리고 제시된 질문들에 대해 모두 답하였는가가 가장 기본적인 채점 기준이다.

2. 문제가 요구하는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넘어서는 내용, 예를 들어 불필요한 선지식이나 도식화된 사례 또는 논지 전개에 어긋나는 개인적인 평가를 쓰는 경우 감점한다.

3. 제시문의 내용을 자신의 문장으로 풀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옮겨 적는 경우는 감점한다. 단, 논지 전개에 필요하여 제시문의 단어나 구를 인용 부호를 사용하여 인용한 경우는 인정한다.

4. 문제가 요구하는 글자 수(800±100자)를 초과하거나 미달하는 경우 감점한다.

5. 공식적인 글쓰기의 형태(원고지 작성법,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의 정확성, 요구된 분량의 준수여부 등)를 갖추지 못한 것은 감점한다.

* 문항 평가 기준

6. 학생들은 제시문 (가)에 서술된 풍자의 개념과 양상을 바르게 이해하고, 이를 제시문 (나), (다), (라)에 적용하여 ‘풍자의 양상’에 대해 각각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제시문들에 들어 있는 단서들을 통해 ‘풍자의 효과’에 대해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

7. 제시문 (가)에 근거하여 제시문 (나), (다), (라)의 ‘풍자의 양상’을 논하는 부분에 50%, ‘풍자의 효과’를 추론하는 부분에 40%를 배점하고, 글 전체의 논리적 완성도에 10%를 배점한다.

8. 문제가 ‘풍자의 양상’과 ‘풍자의 효과’를 설명하는 두 가지이므로 제시문 (나), (다), (라)에서 두 가지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으면 감점한다. 또한 제시문 (가)에 나타난 풍자의 양상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면 감점한다.

9. 제시문 (가)를 단순하게 요약하는 것은 문제의 요구사항이 아니다. 단, 제시문 (가)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여 답안 전체의 도입부(서론)로 삼은 경우는 허용된다.

10. 아래 <표 1>은 제시문 (가)를 분석한 것이다.

<표 1> 제시문 (가)에 설명된 풍자의 양상

11.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나), (다), (라)의 ‘풍자의 양상’을 논하는 부분을 채점할 때, <표 2>를 참고한다. 풍자의 양상은 기법, 대상, 목적, 구조를 쓸 수 있는데, <표 2>를 참고하여 기법과 대상에 초점을 맞추어 채점한다. 표 왼쪽의 ‘제시문 (가)에서 찾을 수 있는 풍자의 양상’에 맞는 표 오른쪽에 제시된 구체적인 풍자의 양상을 잘 찾아내었는가 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표에 제시된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더라도 의도와 타당성이 인정되는 답안은 점수를 부여한다. (배점 50점)

<표 2>

12. 제시문 (가)의 ‘풍자의 목적’이나 ‘풍자의 구조’에 대한 설명을 참고하여, 제시문 (나), (다), (라)의 텍스트에서 ‘풍자의 효과’를 추론하는 부분을 채점할 때 <표 3>을 참고할 수 있다. 제시문 (가)에는 ‘풍자의 효과’에 대한 충분한 서술이 되어 있지 않으므로, 제시문 (나), (다), (라)에서 제시된 효과를 충분히 참고하여 반영해야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아래 표에 언급되어 있지 않은 내용이라도 타당성이 인정되거나 깊이 있는 사고력이 뒷받침되어 있는 답안이라면 좋은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 (배점 40점)

<표 3>

13. 문제의 논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위 6, 7번 채점 기준의 내용과 차이가 있더라도 설득력을 갖춘 답안이나 창의적 발상이 돋보이는 답안에 대해서는 추가 점수를 줄 수 있다.

14. 글 전체의 논리적 완성도 면에서는 답안이 한 편의 완결된 글로 구성되었는지를 평가한다. 답안의 각 단락과 내용이 균형 있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좋고, 서론이나 결론을 통해 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서술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문제가 요구하는 사항을 단순히 나열하기만 한 경우 감점할 수 있다. 문단 구분을 전혀 하지 않은 글도 감점할 수 있다. (배점 10점)

[문제 2]

1. 출제 의도

문제 2를 출제한 의도는 사회 교육과정 중 <경제>, <사회·문화>, <사회> 과목에서 배우는 사회적 불평등 현상에 대한 제시문 (마)의 ‘기능론적 관점’과 ‘갈등론적 관점’의 개념을 이해하여, (1) 제시문 (바), (사)의 정책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2) 이를 토대로 제시문 (바), (사)의 정책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의 원인과 보완 방향을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임.

2. 문항 해설

- 이 문항은 사회적 불평등 현상에 대한 제시문 (마)의 ‘기능론적 관점’과 ‘갈등론적 관점’의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여 제시문 (바), (사)의 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지, 이를 토대로 제시문 (바), (사)의 정책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의 원인과 보완 방향을 구체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지를 평가함.

- 제시문 (마)는 기능론적 관점과 갈등론적 관점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유리 천장 현상에 적용하여 기술한 지문으로, 기능론적 관점에서는 유리 천장 현상이 불평등한 차별이라기보다 기업 조직 내에서 개인의 능력에 따라 중요한 업무를 배분한 결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주장함.

반면, 갈등론적 관점에서는 유리 천장은 남녀 간 생산성이나 업무 기여도 차이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가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불평등한 장벽이라고 주장함. 두 관점은 거의 모든 <사회·문화>와 <사회> 교과서가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음.

- 제시문 (바)는 국가가 근로자의 생활 안정 등을 위해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인 최저임금제 시행 배경 및 부작용에 대해 설명한 지문으로서 이는 <사회·문화>와 <사회> 교과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임.

- 제시문 (사)는 대형마트의 독과점의 폐해를 막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촉진하는 정책의 일환으로서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설명하는 지문으로서, 이로 인한 소비자 권리 침해와 같은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취지와는 달리 역차별을 일으키는 정책 결과를 보여주고 있음. 이와 같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과 관련된 내용은 대부분의 <사회·문화>와 <사회> 과목에서 다루어지고 있음.

3. 채점 기준

1. 문항평가 기준

(1) 제시문 (마)에 기술된 두 관점을 모두 적용하여 제시문 (바), (사)에 제시된 사회경제적 정책을 평가하는 데에 각각 30%를 배점함. 이에 더해 앞서 제시된 두 관점을 조화시키는 측면에서 제시문 (바) 또는 (사)의 정책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의 원인과 보완 방향을 제시하는 데 40%를 배점함.

(2) 제시문 (바), (사)의 정책평가에 있어 제시문 (마)의 두 관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제시문 (마)를 활용하여 제시문 (바), (사)에 제시된 정책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의 원인과 보완 방향을 적절하게 서술했는지 채점할 때에 각각 아래 표와 같은 기준을 활용함.

(3) 문제의 논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위 2번 채점 기준의 내용과 차이가 있더라도 설득력을 갖춘 답안이나 창의적 발상이 돋보이는 답안에 대해서는 추가 점수를 줄 수 있음. 제시문의 내용을 자신의 문장으로 풀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옮겨 적는 경우는 감점. 문제점의 원인과 보완방향에 대해 두리뭉실하지 않고 독창적 답안을 제시할 경우 가점. 단, 두 관점을 사용하지 않는 보완방식(예컨대 세금으로 피해자를 구제해 준다던가) 제시할 경우 감점.

예시 답안

[문제 1]

제시문 (가)에 따르면, 풍자는 비판정신과 유희가 결합되어 반어나 우의의 기법으로 표현되고, 현실 생활의 부정적 요소를 폭로하거나 교정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풍자는 다양한 대상을 향해 그들의 어리석음을 비판하기 위해 죄지은 자의 징벌과 파멸을 주된 이야기 구조로 갖는다. 제시문 (나), (다), (라)는 마찬가지의 기법과 방식, 대상과 구조를 통해 풍자의 효과를 성취하고 있다.

먼저 제시문 (나)의 ‘윤직원 영감’은 누구나 암흑기로 인식하던 일제 강점기를 ‘태평천하’로 판단하는 반어적 상황을 보이는데 이는 독자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윤직원 영감의 좌절은 동시대 일제에 부역하던 인간형들에 대한 징벌의 구조를 통해 풍자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제시문 (다)의 ‘샤를르 필리퐁’은 예술가의 창작을 억압하는 군주에게 항변하기 위해 왕의 얼굴을 배와 비슷하게 그렸다. 이후 도미에는 이를 받아들여 가르강튀아를 배처럼 그려 탐욕스러운 왕의 모습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풍자하였다. 당시 배라는 단어가 갖는 속어적 의미가 비유의 효과를 강화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표현은 여론을 억압하고자 하는 통치자의 독단성을 비판하여 그릇된 독재자의 권위에 대한 풍자의 전형으로 기능하였다.

제시문 (라)에서 ‘채플린’는 자신의 외모가 히틀러와 닮았다는 점을 이용하여 영화 <위대한 독재자>의 마지막 부분에서 히틀러를 풍자하였다. 그는 히틀러와 비슷하여 오해받는 이발사를 연기하여 오히려 그가 세계평화를 외치는 반어적 상황을 제시하여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였다. 채플린은 이 풍자를 통해 여론을 억압하는 권력자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하여 두려움과 공포의 이미지를 없애버리는 효과를 일으켰다.

[문제 2]

- 기능론적 관점에 의하면 사회에서는 사회의 유지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역할에 대해서 경제적으로 많은 보상을 주거나 사회적인 존경과 위신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사회 구성원은 보다 나은 대우를 받고자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서로 경쟁하게 되며, 그 결과 보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지위를 가지게 된다. 즉, 사회적인 지위나 역할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하는 것이 사회의 유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사회 불평등 현상은 사회의 유지와 발전에 필수 불가결한 것이며, 이에 대한 사회 구성원 간의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스스로의 노력으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것이므로 불평등한 사회적 대우에 대한 책임은 기본적으로 개인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 갈등론적 관점에서는 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자원의 배분 문제를 놓고 대립, 갈등하는 관계에 있으며, 모든 사회 현상은 구성원 간의 대립과 갈등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사회 구성원 중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 지배층으로서 피지배층을 억압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국가 권력이나 법, 제도를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본다. 사회 불평등 현상에 대해서도 지배 집단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수단으로서 법과 제도를 이용한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지배 계층과 피지배 계층 간의 사회 불평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이러한 불평등으로 말미암아 사회의 피지배 계층의 불만이 커지면서 지배 집단과 피지배 집단 간에 갈등과 대립이 발생하고, 이러한 이유로 갈등론적 관점에서는 사회를 항상 불안정한 상태로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