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항공대 논술고사 기출문제 및 해설(사회계열)

[문제 1] 제시문 가)와 나)를 서로 비교 대조하며 분석하여, 한 편의 글로 완성하시오.

가) 정(鄭)나라 어느 고을에 벼슬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학자가 살았으니 북곽 선생이었다. 그는 나이 마흔에 손수 교정해 낸 책이 만 권이었고, 또 육경의 뜻을 부연해서 다시 저술한 책이 일만 오천 권이었다. 천자가 그의 행의(行義)를 가상히 여기고 제후가 그 명망을 존경하고 있었다.(중략)

“북곽 선생과 같은 점잖은 어른이 과부의 방에 들어올 리가 있겠나? 우리 고을의 성문이 무너져서 여우 구멍이 생겼대. 여우란 놈은 천 년을 묵으면 사람 모양으로 둔갑할 수 있대. 저건 틀림없이 그 여우란 놈이 북곽 선생으로 둔갑한 것이다.” 하고 함께 의논했다.(중략)

다섯 놈들이 방을 둘러싸고 우루루 쳐들어갔다. 북곽 선생은 크게 당황하여 도망쳤다.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볼까 겁이 나서 모가지를 두 다리 사이로 들이박고 귀신처럼 춤추고 낄낄거리며 문을 나가서 내닫다가 그만 들판의 구덩이 속에 빠져 버렸다. 그 구덩이에는 똥이 가득 차 있었다. 간신히 기어올라 머리를 들고 바라보니 뜻밖에 범이 길목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범은 북곽 선생을 보고 오만상을 찌푸리고 구역질을 하며 코를 싸쥐고 외면을 했다.

“어허, 유자(儒者)여! 더럽다.”

북곽 선생은 머리를 조아리고 범 앞으로 기어가서 세 번 절하고 꿇어앉아 우러러 아뢴다.

“호랑님의 덕은 지극하시지요. 대인은 그 변화를 본받고, 제왕은 그 걸음을 배우며, 자식된 자는 그 효성을 본받고, 장수는 그 위엄을 취하며, 거룩하신 이름은 신령스런 용의 짝이 되는지라, 풍운이 조화를 부리시매 하토(下土)의 천신(賤臣)은 감히 아랫바람에 서옵나이다.”

범은 북곽 선생을 여지없이 꾸짖었다.

“가까이 오지 마라. 내 듣건대 유(儒)는 유(諛)라 하더니 과연 그렇구나. 네가 평소에 천하의 악명을 죄다 나에게 덮어씌우더니, 이제 사정이 급해지자 면전에서 아첨을 떠니 누가 곧이듣겠느냐? (중략) 너희들은 소나 말들이 태워 주고 일해 주는 공로와 따르고 충성하는 정성을 다 저버리고 날마다 푸줏간을 채워 뿔과 갈기도 남기지 않고, 다시 우리의 노루와 사슴을 침노하여 우리들로 하여금 산에도 들에도 먹을 것이 없게 만든단 말이냐? 하늘이 정사를 공평하게 한다면 너희가 죽어서 나의 밥이 되어야 하겠느냐, 그렇지 말아야 할 것이겠느냐? 대체 제 것이 아닌데 취하는 것을 도(盜)라 하고, 생(生)을 빼앗고 물(物)을 해치는 것을 적(賊)이라 하나니, 너희가 밤낮으로 쏘다니며 팔을 걷어붙이고 눈을 부릅뜨고 노략질하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심한 놈은 돈을 불러 형님이라 부르고, 장수가 되기 위해서 제 아내를 살해하였은즉 다시 윤리 도덕을 논할 수도 없다. 뿐 아니라 메뚜기에게서 먹이를 빼앗아 먹고, 누에에게서 옷을 빼앗아 입고, 벌을 막고 꿀을 따며, 심한 놈은 개미 새끼를 젓 담아서 조상에게 바치니 잔인무도한 것이 무엇이 너희보다 더 하겠느냐? 너희가 이(理)를 말하고 성(性)을 논할 적에 걸핏하면 하늘을 들먹이지만, 하늘의 소명으로 보자면 범이나 사람이나 다 같이 만물 중의 하나이다. 천지가 만물을 낳은 인(仁)으로 논하자면 범, 메뚜기, 누에, 벌, 개미 및 사람이 다 같이 땅에서 길러지는 것으로 서로 해칠 수 없는 것이다. 그 선악을 분별해 보자면 벌과 개미의 집을 공공연히 노략질하는 것은 홀로 천지간의 거대한 도둑이 되지 않겠는가? 메뚜기와 누에의 밑천을 약탈하는 것은 홀로 인의(仁義)의 대적(大賊)이 아니겠는가(후략)”

나) 나는 루베즈니 1세와 바바 사이에서 난 아들이다. 족보에 따르면 내 이름은 무지크 1세다. 그러나 보통 홀스토메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말들 중에서 다리가 길고 보폭이 넓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혈통으로 보자면 나보다 더 우수한 말은 세상에 없다.(중략) ‘나의’ 말이라든가 ‘그의’ 말이라는 의미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이 나와 마구간 대장 사이에 어떤 관계를 상정한다는 사실을 짐작했을 뿐, 그 관계가 무얼 의미하는지 그땐 전혀 몰랐다. 살아 있는 나를 두고 나의 말이라고 부르는 것은 나의 땅, 나의 공기, 나의 물이라고 부르는 것만큼이나 이상하게 여겨졌다.(중략)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그런 말들에는 ‘나의’, ‘너의’, ‘우리의’ 같은 소유를 나타내는 표현이 있다. 사람들은 이런 말들을 온갖 대상에 적용해서 쓴다. 심지어는 땅과 사람, 말(馬)에게도 쓴다. 그리고 어떤 특정한 대상에 대해서는, 단 한 사람만이 내 것이라고 말하도록 약속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가짓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고 여긴다는 점이다.(중략) 나를 자기 말이라고 부르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정작 내 등에 올라 탄 이는 없었다. 나를 친절하게 대해준 이들도, 나를 자기 말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아니라 마부나 수의사처럼 소유관계에서 벗어난 사람들이었다. 세상사를 더 알아가면서, ‘내 것’이라는 개념이 인간의 천박하고 저급한 본능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중략) 나는 삼중으로 불행했다. 얼룩빼기에, 거세마에다, 사람들이 나를 마구간 대장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소유는 하나님이거나 자기 자신이어야 하는데도, 사람들은 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었다.(중략) 형제들은 값비싼 안장을 등에 얹고 다니거나 금박 입힌 사륜마차를 끌었다. 그러나 나는 마구간 대장의 평범한 마차를 끌면서 체스멘카나 다른 영지로 용무를 위해 달려가는 처지였다. 이런 차별은 내가 얼룩빼기였기 때문이었고, 더 근본적인 것은, 그들의 척도로 보건대, 내가 백작이 아닌 마구간 대장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옴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집시들에게 팔아버리시지요.”

“그래요? 도살하는 편이 낫겠군요. 오늘 없애버립시다.”

화창하고 고요한 아침이었다. 말 떼는 풀밭으로 갔고, 홀스토메르만 남았다. 무엇인가 거무스름한 얼룩이 묻은 카프탄을 착용한, 야위고 가무잡잡하며 지저분한 낯선 사람이 홀스토메르에게 다가왔다. 가죽 벗기는 사람이었다.(중략)

‘아픈 곳을 치료해 주려고 하겠지. 그렇다면 치료를 받아야지’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그의 목에 무엇인가 갖다 대는 것이 느껴졌다. 아팠다. 홀스토메르는 몸을 떨며, 다리로 발길질을 하려다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기다렸다. 뜨뜻한 액체가 큰 줄기를 만들며 목과 가슴으로 줄줄 흘러 내렸다.(중략)

“괜찮은 말이었는데!” 바스카가 말했다.

“살만 조금 더 쪘으면, 좋은 가죽이 나왔을 텐데.” 가죽 벗기는 사람의 말이었다.

[문제 2] “도덕적 판단과 행동”이라는 관점에서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의 핵심 논리를 비교분석하고, 제시문 가)가 제시하는 행동의 준거를 자본주의의 출현과 연관 지어 논술하시오,

가) 칼뱅파에게 있어서 인간은 죄의 상태로 타락함에 따라 구원을 가져다주는 영적인 선(善)에 대한 모든 의지능력을 잃은 존재이다. 신은 올바른 심판자로서, 과거에 죄를 저지른 자의 눈을 어둡게 한다. 신은 영원한 생명으로 예정된 사람들만을 스스로 정한 시간에 말씀과 성령으로 부르심을 기뻐한다. 그리고 전능한 힘으로써 그들의 의지를 새롭게 하여 선(善)으로 인도한다. 오직 신만이 자유롭다. 즉 그만이 어떤 규범에 복종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을 선(善)으로 삼지 않는 한, 우리는 그의 결의를 이해하기는커녕 알 수조차 없다. 세계는 오직 신의 영광에 봉사하도록 정해져 있고, 선택된 그리스도교는 오직 신의 율법을 집행하여 신의 영광을 각자의 몫만큼 세계에 증대시키도록 정해져 있다. 신은 그리스도교의 사회적 실행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신은 사회적 형성이 자신의 율법에 맞게 이루어져 자신의 목적에 일치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칼뱅파의 사회적 활동은 오직 “신의 영광을 더하기 위한 활동”일 뿐이다. 그러므로 모든 이의 현세적 삶에 봉사하는 직업 노동 역시 그러한 성격을 갖는다. 그들은 부 자체를 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사악하다고 여기면서도, 직업 노동의 결과로 부자가 되는 것은 신의 은혜라고 생각했다. 그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세속적인 직업 노동을 조직적으로 해 나가는 것을 최고의 금욕적 수단으로 삼고, 또 그것을 올바른 신앙에 대한 확실하고 명료한 증명으로 존중한다.

나) 모든 도덕적 판단과 도덕적 책임은 환경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인간성 역시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고 도덕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얼마만큼 올바른 선택을 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인간성의 변화가 개선, 진보되는 방향으로 성장하는 사람은 도덕적인 사람이고, 질적인 변화가 좋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타락한 사람이다. 어떠한 개인이나 집단도 그들이 어떤 고정된 결과에 접근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판단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느냐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악한 사람이란 그가 지금까지 아무리 선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타락하기 시작하고 점점 덜 선해지기 시작하는 사람이다. 선한 사람이란 그가 지금까지 아무리 도덕적으로 무가치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더 선해지기 시작하는 사람이다. 성장 그 자체만이 도덕의 유일한 목적이다.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을 가리키는 말로 일보다 더 나은 명칭은 없을 듯하다. 일에는 도구나 자료를 활용하는 모든 종류의 표현 및 만들기 활동, 즉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의식적이고 지성적인 노력이 수반되는 모든 형태의 활동이 포함된다. 아무 생각 없이 명령이나 외부 모형을 따르지 않는 한, 목공예, 금속공예, 요리, 재봉 등의 수예도 일에 포함된다. 일에는 과학적 탐구의 조작적 측면, 즉 탐구 자료의 수집, 실험 기구의 조작,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기록하는 일련의 행위도 포함된다.

[문제 3] <도표1>과 <도표2>를 분석하고, <도표3>을 근거로 중산층 확대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800자 내외)

<도표 1> 소득 기준 계층 구분¹⁾

주1) 이는 사회 계층 구분의 객관적 방법 중의 하나로, 사회 계층을 소득 수준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다. 즉, 사람들을 소득 순서에 따라 일렬로 배치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소득(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어떤 사람의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이면 저소득층, 50-150% 사이면 중산층, 150% 이상이면 고소득층으로 분류한다(사례: 대한민국, 통계청; OECD).

* 자료: 사회・문화(비상교육, p.143), 통계청(가계동향조사, 각년도)

<도표 2> 소득 기준 계층 구분과 소비 기준 계층 의식의 관계(2015년 조사 결과)

주2) 이는 사회 계층 구분의 주관적 방법 중의 하나로, 사람들이 스스로를 평가하여 사회계층의 위치를 정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자신이 어느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고, 그러한 계층 귀속의식을 기준으로 계층을 판단한다. 따라서 <도표 2>에서의 “소비 기준 계층 의식”이란, 2,575명의 사람들이 소비 생활을 통해 자신을 저소득층, 중산층, 고소득층으로 인식한 결과를 나타낸다.

* 자료: 한국의 소비생활지표(2015)

<도표 3> 개인 특성별 소비 기준 계층 의식(2015년 조사 결과)

* 자료: 한국의 소비생활지표(2015)

출제 의도 및 문항 해설

[문제 1]

∎ 출제 의도

- 글의 의미를 구성하는 사고과정으로서 독서의 특징을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함.

- 언어 예술로서의 문학 작품이 형상화하고 있는 인간과 세계와 문화를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함.

- 인간과 세계와 문화에 대한 윤리적 인식과 탐구능력을 평가하고자 함.

-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작문의 과정과 관습을 이해하여, 통일성과 응집성을 갖춘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함.

- 따라서 우리 문화와 다양한 문화의 가치를 비판적⦁창의적 사고과 태도로 수용하고 이해하여 표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함.

∎ 문항 해설

제시문 가)와 나)에서는 모두 인간을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가)에서는 호랑이라는 동물의 입을 빌어서, 나)에서는 말의 눈에 비친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그림으로써, 인간을 비판한다. 위의 두 글에서 보이는 인간에 대한 비판은 선명하고 예리하다. 인간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바를 뒤집어 보고 있다. 인간 자신의 눈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호랑이나 말이라는 타자의 시선으로 인간을 보고 있기에 그러한 비판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제시문 가)는 조선 영조 때 연암 박지원이 지은 소설(한문 소설, 단편 소설, 풍자소설, 우화소설) ｢호질(虎叱)｣의 일부이다.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정나라의 고을에 도학(道學)으로 이름이 있는 북곽선생(北郭先生)이 동리자(東里子)라는 젊은 과부와 정을 통하였다. 서로 성이 다른 그녀의 다섯 아들들이 북곽선생을 여우로 의심을 하여 몽둥이를 들고 어머니의 방을 습격하였다. 그러자 북곽선생은 허겁지겁 도망쳐 달아나다가 그만 어두운 밤이라 똥구덩이에 빠졌다. 발버둥치다가 기어나오니 호랑이가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호랑이는 더러운 선비라 탄식하며 유학자의 위선과 아첨, 이중인격 등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그리고 자연의 모든 생명이 인간과 다르지 않음을 설파하며, 인간의 불인(不仁)을 꾸짖는다.

이 소설은 주로 양반 계급의 허위적이고, 이중적인 도덕관을 비판하고 있지만, 이러한 비판은 후반부에서 보편적 인간에 대한 비판으로 발전된다. 이 작품의 특징으로는, 인간의 부정적 모습을 희화화하고 있고, 호랑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등장시키는 환상적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여기서 북곽선생은 세상에 알려지기로는 도학(道學)이 높고 인격이 고매(高邁)하다고 이름 높은 선비지만 실상은 허세를 부리고 아첨을 떠는 위선자이어서 ‘여우’에 비유되며, 동리자는 절행(節行)이 뛰어난 수절과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성이 다른 아들이 다섯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정숙하지 못한 여인이라는 점에서 역시 위선자이다. 범(호랑이)은 북곽선생으로 대표되는 봉건사회의 유학자의 위선을 마치 판관이나 엄격한 아버지와 같은 입장에서 꾸짖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이 작품은 유학자의 위선과 아첨, 인간의 탐욕을 호랑이라는 동물의 입을 빌려 질책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이 작품에서 범(호랑이)은 단순히 의인화된 동물이 아니라, 인격화되고 성화된 존재이다. 범은 선비로 대표되는 인간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주동적 인물이며, 한국인들의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영적 동물로서 연암을 대변하는 주인공이다.

제시문 나)는 레프 톨스토이의 중편소설 ｢홀스토메르｣이다. 홀스토메르는 본래 혈통 좋은 말이지만, 살면서 얼룩빼기 거세마가 되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게 된다. 처음에 백자의 말이었지만 마구간 대장의 소유로 넘어가면서 그의 처지는 더욱 나빠진다. 그는 늙고 병들어 인간의 손에 죽어 가죽이 벗겨진다. 이 소설에서 말은 인간에 대한 비유이면서, 인간을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이기도 하다. 전자일 경우 말은 인간에 대한 의유이다. 그의 삶에서 우리는 인간의 젊음과 늙음, 삶과 죽음, 계급이나 인종, 능력의 차별 등을 읽을 수 있다. 후자의 경우 그는 인간 밖에 있는 타자의 시선으로서의 자연물이다. 톨스토이는 말의 시선에서 바라본 인간을 그림으로써, 인간이 스스로를 바라볼 때 알 수 없는 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것은 대개 부정적이다.

이 소설에서 말은 약자의 위치에 서 있다. 그래서 그는 인간에 대한 은유일 때, 착취당하는 민중 혹은 하층민이 된다. 얼룩빼기 거세말로 동료들로부터도 소외된다는 점에서 그의 사회적 지위는 더 나쁘다. 그는 인종적, 민족적, 유전적, 육체적 차원에서 차별 받는 약자이다. 그것을 실제의 말로 보더라도 그는 약자이다. 인간은 말을 부리다가 마음에 안 들면 팔아버린다. 그리고 늙고 병들면 죽여 그 가죽을 벗겨 이익을 얻는다. 그는 처음에 인간을 신뢰의 눈으로 바라보지만 인간은 그 신뢰를 깨뜨린다. 여기에는 인간의 파렴치하며 잔인한 모습이 담겨 있다. 이는 말이라는 약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을 그림으로써 더욱 강렬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낯설게 하기 기법은 매우 큰 문학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채점 기준 (배점: 30점)

제시문 가)와 나)의 비교 (20점)

- 제시문 가)와 나)(문학 작품)에서 구성된 의미를 적절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 문학 작품에서 형상화하고 있는 인간과 세계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고 적절한가?

- 문학 작품에 대한 윤리적 인식과 탐구가 충분하고 적절한가?

- 제시문 가)와 나)에 대해 비교 대조하며 분석한 내용이 적절한가?

(문학적 기법, 소재, 주제, 세계관, 가치관, 시대관 등)

글의 완성도(10점)

- 비교 대조하며 분석한 내용을 통일성과 응집성을 갖춘 한 편의 글로 적절하게 재구성하고 있는가?

- 문장을 바르게 쓰고 있는가?

- 어휘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가?

[문제 2]

∎ 출제 의도

- 사회 윤리, 직업윤리, 종교와 윤리를 포괄하는 지문을 통해 학생들의 윤리 의식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력 파악

- 윤리적 인식, 이해, 해석을 바탕으로 윤리적 행동의 준거와 행위를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연관 지어 논술하는 능력 파악

- 종교개혁, 자본주의 발생 과정의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 파악

- 서로 다른 세계관, 윤리관을 대조하고 분석하는 능력 파악

- 논증의 원리를 이해하고 설득력 있게 논리를 전개하는 능력 파악

∎ 문항 해설

- 이 문제는 두 제시문의 핵심 논점, 즉 도덕적 판단과 행동의 준거를 발견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비교, 분석할 것을 요구한다. 두 제시문을 비교할 논거의 틀, 척도를 세워 두 지문의 차이점을 분석하는 것이 문제 2가 요구하는 첫 번째 사항이다. 다음으로 제시문 가)가 제공하는 행동의 준거, 즉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과 금욕주의적인 생활태도를 자본주의의 생성 및 발전과 연관 지어 이해하는 것이 문제 2가 요구하는 두 번째 사항이다.

첫 번째 요구 사항인 실용주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에 관한 문제는 직업 노동, 일의 의미, 도덕적 판단과 행동 등 사회, 윤리 교과목에서 필수적으로 다루는 개념들이며 고등학생이 반드시 학습해야할 내용이다. 베버의 저서 제목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자체가 시사해 주듯이 프로테스탄티즘의 직업윤리와 자본주의의 양자의 관계를 설정하는 두 번째 요구사항 또한 윤리와 사상, 도덕, 사회의 학습내용이며, 세계의 역사와 전개, 그리고 변화의 원동력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측정하는 척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

- 제시문 가)는 막스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의 일부분이다. 제시문으로 사용된 부분은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대부분의 교과목에 흔히 직접 인용되어 사용되는 구절에 베버의 원전에서 선과 악에 대한 개념을 규정하는 부분을 첨가한 것이다. 선과 악의 개념을 다루는 부분을 첨가한 이유는 제시문 나)의 선과 악에 대한 개념과 대조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사회윤리, 직업윤리, 종교 윤리를 논술하게 하기 위함이다.

- 제시문 나)는 존 듀이의 <철학의 재구성>, <흥미와 노력>을 첨가하여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과목에서 존 듀이의 윤리적 사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인용한 부분을 재구성한 것이다. 제시문 가)와의 대조를 위해 존 듀이의 원전에서 “선” “악”과 같이 윤리적인 문제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절을 첨가하여 내용을 재구성하였다.

∎ 채점 기준(배점: 30점)

1. 두 제시문의 핵심 논점을 비교 분석하는 부분(15점)

-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를 비교 분석하는 범주(카테고리)를 찾아내는 능력이 있는지 파악함. 아래 제시된 범주 중 셋 이상의 범주를 사용하여 지문을 분석하면 15점, 두 개의 범주를 사용하면 10점, 하나의 범주만 사용하면 5점을 부여할 것. 범주를 사용하여 논점을 비교할 능력이 없는 학생은 점수를 부여지 말 것

- 15, 10, 5점의 채점 내의 세부 점수 부여 기준: 각각의 대조한 내용이 지문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는지 살펴보고 부분 점수 부여. 충실하게 반영하면 5점, 부족하지만 큰 문맥이 맞으면 4점, 내용이 불충분하면 3점

위에 제시한 범주 외의 다른 범주를 사용하여 분석하는 경우에도 논리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정답으로 인정하여 점수 부여

2. 제시문 가)의 행동의 준거를 자본주의 출현과 연관지어 논술하는 부분(15점)

- “소명적인 직업에 대한 헌신, 프로테스탄트의 금욕적 직업윤리”라는 행동의 준거 자체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으면 점수 없음.

- 프로테스탄트 금욕적 직업윤리와 자본주의와의 상호 관계가 명확하게 연결된 경우 15점

- 프로테스탄트 금욕적 직업윤리와 자본주의의 출현과 명확하게 연결되지 않더라도 그 관계가 암시되어 있으면 10점

- 금욕적 직업윤리라는 행동의 준거는 파악했지만, 자본주의 출현과 관계 설정이 모호하면 5점 부여.

- 금욕적 직업윤리라는 행동의 준거는 파악했지만, 자본주의 출현과 관계를 잘못 설정하면 5점 부여

논제의 필수 쟁점을 분석하여 논증을 구성할 능력이 있는지, 논지를 표면적인 연결(응집성)과 의미적 연결(통일성)을 갖춘 문장으로 구사할 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각 점수 내 부분점수 부여. 단 다음과 같이 글쓰기 능력의 배점이 15/15점에서 각각 2점을 초과하지는 않는다.

1. 두 제시문의 핵심 논점을 비교 분석하는 부분(15점)

- 응집성과 연결성이 완벽한 경우: 15점

- 응집성과 연결성이 다소 불충분한 경우: 14점

- 응집성과 연결성이 미흡한 경우: 13점

2. 제시문 가)의 행동의 준거를 자본주의 출현과 연관지어 논술하는 부분(15점)

- 응집성과 연결성이 완벽한 경우: 15점

- 응집성과 연결성이 다소 불충분한 경우: 14점

- 응집성과 연결성이 미흡한 경우: 13점

[문제 3]

∎ 출제 의도

- 경제적, 사회・문화적 측면에서의 다양한 사회 계층 현상을 표나 그림을 통해 이해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함.

- 따라서 학생들의 사회계층에 대한 이해력, 도표에 대한 분석력, 도표간 종합력, 문제 해결 대안 제시의 창의력이 있는지가 주요 평가 항목임.

∎ 문항 해설

- <문제 3>은 사회 계층의 개념을 이해하고, 소득과 사람들의 인식을 기준으로 그림이나 표를 통해 현상을 파악하고, 핵심 사회 계층인 중산층을 늘리는 방안을 논술하는 문항임.

- <도표 1>은 객관적 방법인 소득 기준에 따라 사회 계층을 구분한 것으로,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추이를 나타내고 있음. 소득 기준에 따라 중산층을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언급하고 있으며, <도표 1>과 유사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음.

- <도표 2>는 객관적 측면의 소득 기준 사회 계층과 주관적 측면에서의 사회 계층 구분을 비교하고 있음. 주관적 측면에서는 사람들의 계층 귀속 의식을 기준으로 사회 계층을 구분하는 것임. 이러한 내용 역시 고등학교 교과서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임. <도표 2>의 우측 부분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비생활과 관련한 귀속의식을 기준으로 계층을 구분한 것임. 결론적으로 <도표 2>는 객관적 측면과 주관적 측면에서의 계층 구분이 서로 상충할 수 있음을 인식하여야 함.

-<도표 3>은 연령, 학력, 직업, 가구원수, 결혼상태 등 개인의 여러 특성에 따라 사회 계층 인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1차 과제임. 또, 이를 근거로 중산층 확대, 다른 의미로 저소득층 감소(지원) 방안을 창의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핵심 문제임.

- <문제 3>은 <도표 1>, <도표 2>, <도표 3>등과 같은 각종 자료를 통해 사회 현상을 파악하고, 이러한 분석을 근거로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강조하고 있음. 대안을 설정함에 있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음. 따라서 <문제 3>은 고등학교 <국어>, <도덕>, <사회> 교육과정을 종합・연계하는 문항임.

∎ 채점 기준(배점: 40점)

1) <도표 1>의 분석 (10점)

①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추이,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

② 계층별 특징뿐만 아니라, 중산층의 고소득층 및 저소득층으로의 이동을 설명해야 함.

③ 결론적으로 “사회가 불안정해지는 위험 신호”로 현재 상태를 평가(해석)할 수 있어야 함.

④ 고려사항

- ①, ②, ③을 모두 써야 만점임

- ①, ②만 쓰면 8점 부여

- ②에서 계층이동을 설명하지 못하면, 2점 감점

2) <도표 2>의 분석 (8점)

① 객관적 측면의 소득 기준 사회계층과 주관적 측면인 소비 행동 측면에서의 사회 계층 구분이 상이함을 설명

② 왜 양자가 서로 상이한지를 설명

③ 고려사항

- ①, ②를 모두 써야 만점임

- ①, 혹은 ②만 쓰면 4점 부여

- ②에서의 이유가 논리적인지를 판단하여 점수 부여

3) <도표 3>의 분석 및 대안 제시(17점)

① <도표 3>의 분석: 각 개인 특성별로 핵심 특징을 도출하여야함(60대 이상 연령, 고졸 및 전문대 학력, 직업이 없는 자, 1-2인 가구, 사별/이혼/별거 중인 자들이 상대적으로 높게 저소득층으로 인식)

② 위 분석을 토대로 중산층 확대(저소득층 지원) 방안을 제시

③ 고려사항

- ①, ② 모두 써야 만점임

- ②의 경우 4개 이상을 써야 만점임

- ①만 쓰고, 구체적인 대안이 없으면 10점 부여

- ②에서는 다양한 대안이 가능하므로, 논리적이면 인정함

* 중산층 유지 정책을 중심으로 논리적으로 제시해도 인정

4) 통일성과 응집성을 갖춘 글쓰기(5점)

- 표면적인 연결(응집성)과 의미적 연결(통일성)

예시 답안

[문제 1]

제시문 가)와 나)에서는 모두 인간을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가)에서는 호랑이라는 동물의 입을 빌어서, 나)에서는 말의 눈에 비친 인간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인간을 비판한다.

가)에서 비판의 대상은 우선 조선 양반(유학자)이다. 북곽선생은, 세상에 알려지기로는 학문이 높고 인격이 고매한 이름 높은 선비지만, 실상은 허세와 아첨으로 가득찬 위선자이다. 이러한 양반을 ‘여우’에 비유하거나, 똥통에 빠지게 하여 양반을 희화화한다. 그를 통해 양반 계급(유학자)의 허위적인(이중적인) 도덕관을 비판한다. 하지만 가)는 이렇게 역사적인 문제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러한 비판은 후반부에서 보편적 인간에 대한 비판으로 발전된다. 천지만물이 평등한데도 인간은 자연물을 무한히 착취한다.

나)는 소유개념을 바탕으로 인간을 보편적인(일반적인) 차원에서 비판한다. 소유는 행복의 기준이 되기도 하며, 지위나 계급을 나누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소유는, 동물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고 그것을 단지 이익의 수단으로만 생각할 정도로 인간을 잔인하게 만든다. 나)에서도 천지만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가)의 경우 그것은 성리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나)에서는 기독교(그리스정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가)에서 인간은 불인(不仁)하다고 (호랑의 입을 통해 직접) 비판하고 있고, 나)에서 동물을 순전히 이익을 위한 착취의 대상으로 그려진다.

두 제시문은 모두 호랑이나 말이라는 동물(외부, 타자)의 시선에 의해 인간을 판단하고 있지만, 두 동물의 성격(역할, 위치)은 전혀 다르다. 범(호랑이)은, 압도하는 성스러운 존재의 위치에서 북곽선생(유학자, 선비)을 엄격하게 꾸짖는다. 그는 인간보다 우위에 있다. 반면 말은 인간보다 약자의 위치에 있다. 그는 처음에 인간을 신뢰의 눈으로 바라보지만 인간은 그 신뢰를 깨뜨린다. 그러면서 인간의 잔인성이 드러난다. 여기서 호랑이나 말은 동물이기도 하지만 인간에 대한 비유이기도하다. 전자는 근엄한 (재)판관 혹은 엄격한 선생님이나 아버지이다. 후자는 약한 하층민(민중)이나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지는 인간이다.

위의 두 글에서 보이는 인간에 대한 비판은 선명하고 예리하다. 인간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바를 뒤집어 보고 있다. 인간 자신의 눈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호랑이나 말이라는 타자의 시선으로 인간을 보고 있기에 그러한 비판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문제 2]

제시문 가)는 칼뱅의 기독교적 윤리관을 선악의 판단과 행동의 준거로 제시한다. 인간은 스스로 구원에 다다를 수 없고 신의 은총을 받아야하며, 은총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금욕과 절제 속에서 노동을 해야 한다. 모든 직업은 신의 부름, 즉 소명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며 인간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일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칼뱅주의가 주창하는 소명 의식이자 직업윤리이다. 제시문 가)의 규범 체제가 프로테스탄트 윤리에 토대를 둔 것과 대조적으로 제시문 나)의 윤리적 판단과 행동은 인간의 보편적 이성과 양심에 기초한 규범을 체계화한 세속 윤리,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실용주의 윤리에 토대를 두고 있다. 선과 악을 포함한 도덕이나 윤리는 고정적이거나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시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인간이 가치를 창조하는 역동성이 강조되며, 자신이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는 성장이 중시된다. 일은 소명의식을 수반한 의무적인 행위가 아니라 삶의 과정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탐구와 자기발전, 성장의 수단이 된다.

제시문 가)는 항상 검약하고 절제하는 태도로 직업에 헌신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의 출현의 사상적 배경으로 제시문 가)에 제시된 칼뱅이즘을 들 수 있다. 누구나 노력하여 자본을 축적할 수 있으며, 자본의 축적을 소명으로 간주하는 사상, 직업 노동의 결과로 부자가 되는 것을 신의 은총으로 보는 사상은 자본주의 정신을 합리화 한 것이며, 프로테스탄트의 직업윤리는 자본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자본주의 출현과 발전에 기여했다. 경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재산을 정당하게 축적하는 것이 기독교인들에게 부여받은 소명이었다. 자본주의 정신은 소명적인 직업에 대한 헌신, 프로테스탄트의 금욕적인 직업윤리에 기반을 둔 것이다. 자신의 직업에서 성실하게 부를 축적하여 성공하는 것을 합리화한 자본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서구에 자본주의가 뿌리내리고 발전되었다.

[문제 3]

<도표 1>은 객관적 방법인 소득 기준에 따라 사회 계층을 구분한 것으로,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 25년의 과정을 통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은 증가된 반면, 중산층은 감소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산층의 일부가 고소득층으로 이동하였으나, 상대적으로 많은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이동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중산층의 감소는 우리 사회가 불안정해 지는 위험 신호로 해석할 수 있겠다.

<도표 2>는 객관적 측면인 소득 기준에 따른 사회계층과 주관적 측면인 소비 행동 측면에서의 사회 계층 구분을 비교하고 있다. 소득 기준에 따른 계층 위치와는 달리 소비 행동 측면에서는 고소득층과 중산층이라는 인식은 낮아지고, 저소득층 이라는 인식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경우, 소비 생활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은 반면, 여러 여건으로 현 상황을 개선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 낙담이 큰 심리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도표 3>은 연령, 학력, 직업, 가구원수, 결혼상태 등 개인의 여러 특성에 따라 사회 계층 인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전체 2,575명을 기준을 볼 때, 60대 이상 연령, 고졸 및 전문대 학력, 직업이 없는 자, 1-2인 가구, 사별/이혼/별거 중인 자들이 상대적으로 높게 자신을 저소득층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중산층을 확대하는, 즉 저소득층을 감소하는 방안으로, 60대 이상 등 은퇴자에 대한 지원, 대학 진학 등 균등화된 교육기회 제공, 직업 알선 및 능력 개발 지원,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한 주거안정정책, 사별/이혼/별거 중인 자들에 대한 각종 지원 정책(예, 한부모 가족 지원정책) 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