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 1] 이민과 이주가 보편화된 세계화시대에 한 국가의 국민 정체성을 수립하기 위한 정책방향으로, <다음> 두 가지 유형 중 어느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조건>에 맞게 논술하시오. (1,000±100자, 60점)

<제시문>

(가) 세계의 역사는 수많은 이주의 역사를 담고 있다. 고대 아프리카 원주민의 전 세계적 이주와 이집트, 황하 문명 등 문명들의 탄생, 그리고 신대륙 및 오세아니아로의 이주와 최근의 이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주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이주의 원인으로는 대체로 기후환경의 변화, 인구증가와 식량문제, 외세의 침략, 신대륙 발견 혹은 식민지 개척, 경제적 빈곤과 노동 등 다양한 차원에서 설명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치, 경제, 환경적 차원의 설명들은 일정한 시기에 집단적으로 나타나는 이주 현상에 대해서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오늘날 자주 발견되는 개별적 이주에 대한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개별적 이주는 집단적 이주와는 달리 폭정, 전쟁, 인종탄압 등에 의해서 발생하는 비자발적 이주가 아니라, 이와는 관계없이 개인들의 자발적 선택에 따라 이루어지는 이주현상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이주한 국가에서 다시 조국으로 이주하는 역이민과 또 다른 국가로 이주하는 재이민이 포함된다. 이러한 이민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면서 현대사회는 ‘다문화’라는 특징을 지니게 되었다. 그리고 각 국가나 사회에서는 다문화적인 특성으로 인해 국가나 민족 혹은 사회적인 정체성의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었다.

민족정체성은 자신을 특정한 민족과 동일화하는 자의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민족은 ‘일정한 시공간에서 언어, 생활양식, 도덕, 성격 등을 공유하며, 나아가 동족의식과 동료애를 공유한다는 상호간의 인식을 바탕으로 유지, 강화되는 가족공동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민족정체성은 문화의 측면에서 제공되는 민족적 특징들에 대한 반복적인 교육과 경험을 통해서 유지되고 강화된다.

만약 동족의식과 동료애 혹은 민족의식과 민족애가 민족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 중요한 개념이라면, 시민의식과 시민애는 국가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 중요한 개념일 것이다. 전자가 자연적·종교적 애국심과 관계한다면, 후자는 정치적 애국심과 관계할 것이다. 따라서 민족정체성이 민족적 특징들에 대한 반복적인 교육과 경험을 통해서 유지되고 강화되는 데에 비해, 국가정체성은 정치적 이슈의 공유나 참여, 투표, 사회적 갈등 해결, 치안, 국방 및 외교 등과 같은 정치적 현상들에 대한 반복적인 교육과 경험을 통해서 유지되고 강화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국민은 국가가 자신의 행복과 안전을 보장해주고 있다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만 시민의식과 시민애가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문화는 자의식, 동료의식과 동료애, 민족의식과 민족애 그리고 시민의식과 시민애를 형성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자아정체성을 국가나 민족과 어떻게 연계시키느냐에 따라 민족정체성과 국가정체성이 드러나는 양상과 그 관계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자아정체성이 국가와 민족 그리고 사회에 일치하지 않을 경우 이들 각각의 개념들은 상대적으로 구별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민의 가능성이 보다 높아진다. 또한 자의식 속에 국가와 민족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자의식은 국가 또는 민족의 어느 한쪽에 보다 강하게 자신을 동일화할 것이다.

고등학교『생활과 윤리』,『세계지리』활용

(나) 1973년 호주 이민국의 앨 그래스비(Al Grassby) 장관은 ‘미래를 위한 다문화 사회’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그는 보고서에서 오래된 동화 독트린은 실패했고, ‘호주의 모든 구성원이 민족을 위해 특별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가자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호주 정부는 1978년 갈보리 보고서 발간 이후, 다양한 문화 간의 화합과 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민족 특성에 맞는 이주, 정착서비스와 복지프로그램, 가족초청 이민조건 완화, 지방에 종족 위원회 설치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호주의 다문화 정책 중에 언어 지원 프로그램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이민자들의 언어 및 문화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온라인 및 전화서비스를 통해 다국어 통역 및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의 주요 정책 및 행정서비스 등도 다국어 온라인 서비스 책자를 통해 안내된다. 특히 사회복지, 의료, 법률 서비스 등이 이에 포함된다. 또한 호주 정부는 매년 3월 21일을 국가적 ‘화합의 날’로 지정하고 주로 지역 다문화 커뮤니티와 학교를 통해 다양한 다문화 행사를 주관하도록 장려할 뿐만 아니라 많은 도시에서는 일 년에 한 번 각자 특성에 맞는 다문화 축제를 주최한다. 이러한 정책은 사회적 동질성보다는 문화적 이질성의 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수 공동체의 전통적 문화에 대한 존중과 기념에 초점을 맞춘 이러한 다문화 정책에 대해 소수 공동체를 다수문화로부터 분열시키고 오래된 과거 문화의 흔적으로 치부하면서 대중의 구경거리가 되게 할뿐이라고 비판을 하기도 한다. 즉 다문화 축제 등을 통해 전통 춤, 음식, 수공예 같은 문화적 예술을 기념하지만, 이는 소수 공동체의 문화를 현재의 것이 아닌 과거의 것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나아가 그들을 상품화하거나 이국적인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호주의 정책 입안자들이나 학교의 선생님들은 호주의 이민자, 원주민 자녀들이 자신의 고유문화를 잃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민자 및 원주민들의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학교 커리큘럼 및 활동에서 그들의 문화와 관습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다문화 관련 교재는 이주자들의 모국사회나 원주민들의 전통문화를 과거의 시간 속에 제한시킨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학교교육은 이들 학생들이 과거 전통 문화의 전달자나 수행자가 될 것을 요구하는데, 이에 대해 학생들은 상당한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원주민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전통적인 ‘부시터커(bushtucker : 미개한 원주민의 음식이라는 뜻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전통음식을 가리킴)’로 간주되는 것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고, 학교에서 원주민 교육지원을 위해 만든 빨강, 검정, 노랑이 배합된 원주민 기념 셔츠를 입고 싶어 하지 않는다. 또 일부 다른 이민자들도 그들 공동체의 문화를 과거 특정 전통유산과 동일시하고, 전체사회로부터 자신의 공동체를 분리해서 부각시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소수민족으로서 자신들의 문화의 보존이나 운명도 중요하지만, 같은 호주의 시민으로서 현재 호주 사회에서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성별차별, 빈곤 등 사회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사회·문화』,『세계지리』,『사회』활용

(다) 민족학자들은 지금 이 지구상에 2,000개 이상의 민족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국제법에서는 200개 민족국가들만 인정되기 때문에 대다수는 소속 국가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거나 정착지를 찾기 위해 세계를 방랑하고 있다. 특히 금융, 통신, 운송의 세계화는 이민과 이주의 세계적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금 우리 세계는 매년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으며, 대다수는 좀 더 풍요로운 땅에서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찾기 위해 남에서 북으로, 동에서 서로 이동하고 있다. 그 중 중국의 화교를 비롯한 여러 종족은 해외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재창조하기 위해 치밀하게 조직된 공동체로 존재한다. 현재 5,000만 명의 중국인들이 이런 식으로 해외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에 거주하며 그곳의 지배적 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소수민족 집단은 여전히 공통 관습과 전통, 공통 언어와 민속 및 종교를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모국에 애착을 갖는다.

이러한 경향은 통신과 운송 수단의 발전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일단 육로나 해로로 먼 곳에 이주하면, 대부분 주로 영구적인 이주가 되어 모국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편지를 통한 소식 전달은 너무 예측 불가능하고 오래 걸렸기 때문에 고국의 친지와 연락을 유지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그에 따라 모국의 문화 풍속은 새로운 곳에 정착한 이민자들의 생활방식과 마음에 한동안은 남아 있었지만 대개 2~3세대가 지나면 저절로 사라졌다.

그러나 현대는 상황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 정착한 이집트인은 고국의 텔레비전을 하루 24시간 시청할 수 있다. 스포츠, 연예, 뉴스 프로그램으로 이민자들은 고국의 최신 동향을 즉시 알 수 있으며, 인터넷, 휴대폰으로 고국의 친지들과 실시간으로 연락할 수 있고, 아울러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각지에 정착한 동포들과 경제적, 사회적, 심지어 정치적 활동까지도 같이 할 수 있다. 이런 동포 간의 세계적인 교류는 새로운 차원의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제 문화는 더 이상 지리적 여건에 구속되지 않고 영토를 초월해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국경을 초월하는 다양한 문화집단들은 국민과 재산, 그리고 영토사이의 전통적 관계를 허물고 있다. 오랫동안 국민, 재산, 영토 이 세 가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문화집단의 구성원들은 첨단 통신과 운송기술을 통해 국경을 초월해 멀리 떨어져 있는 같은 문화집단의 구성원들과 사회경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또한 그러한 기술은 문화집단이 점점 더 세계화되어 가는 세계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다양한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고집하며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한 소수집단들은 고국 혹은 전 세계적 동포 네트워크를 통해 정착한 사회에서 쉽게 주변적 위치로 밀려나지 않는다. 또 각자의 문화의 장점들을 잘 활용함으로써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포기하거나 상실한 집단들에 비해 그 사회에서 경제적 자립도도 높다. 그 결과 그들은 정착한 국가에서 부정적인 역할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 국가 경제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사회』,『사회·문화』활용

(라) 나의 아버지는 여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할아버지를 따라 한반도의 충청남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왔다. 그리고 나는 재일조선인 2세이고, 모어는 일본어지만 모국어는 조선어이다. 일본에서 모어와 모국어의 구별을 의식하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지만, 원래 양자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다나카 가쓰히코에 따르면, 모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익혀 자신의 내부에서 무의식적으로 형성된 말이며 한번 익히면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근원의 말”이다. 통상 그것은 모친으로부터 아이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모어’라고 한다. 한편 모국어란 자신이 국민으로서 속해 있는 국가, 즉 모국의 국어를 가리킨다. 그것은 근대 국민국가에서 국가가 교육과 미디어를 통해 구성원에게 가르쳐, 그들을 국민으로 만드는 장치이다. 모어와 모국어가 일치하는 경우는 국가 내부의 언어 다수자들뿐이며, 실제로 어느 나라든지 모어와 모국어를 달리하는 언어 소수자가 존재한다. 그 존재를 무시하거나 망각하고, 아무런 의심 없이 모어와 모국어를 동일시하는 것도 단일민족국가 관념이 빚어내는 환상의 소치라고 하겠다.

일반적으로 언어 소수자란 하나의 국가 내부에서, 그 나라의 다수자와는 다른 모어를 가진 사람들을 가리킨다. 영국의 웨일스인, 스페인의 바스크인, 중국의 위구르인 등이 그들이다. 일본이 조선을 지배했던 시기, 일본은 조선사람들의 모어를 부정하고, 일본어를 국어로 가르치는 정책을 철저히 고수했다. 즉 당시 조선 사람들은 대일본제국의 언어 소수자였다.

게다가 재일조선인의 경우, 사태는 한층 복잡하게 꼬여 있다. 나 자신도 그렇지만, 재일조선인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일본어를 모국어로 해서 성장한다. 즉 재일조선인은 일본의 다수자의 쪽에서 보면 같은 모어를 지닌 소수민족이며, 본국인 한국이나 북한에서 보면 같은 민족이면서 모어를 달리하는 언어 소수자인 셈이다. 식민지 지배자의 후손이면서, 구식민지 종주국인 일본에서 태어난 탓에, 지배자의 국어를 모어로 하는 아이러니컬한 운명을 짊어진 것이다.

한편 나는 50년 남짓을 줄곧 일본에서 살고 있지만, 국적은 ‘한국’이지 ‘일본’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일본에 집과 가정이 있지만, 한국 여권이 없으면 일본에서 해외로 나갈 수가 없다. 또한 일본 정부의 재입국허가가 없으면 내 집으로 돌아올 수도 없다. 게다가 일본이라는 국가는 우리들 재일조선인에게 국적은 물론 지역 참정권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일본인은 결코 많지 않다. 그뿐 아니라 우리들이 일본 국민과 똑같이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것도 잘 모른다. 일본인들에게 우리는 납세는 하지만 참정권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면, 대개의 경우 “원, 심하군요”라고 동정의 반응을 보인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이어서 “당신은 완전히 일본 사람인데……”라고 덧붙이는 경우가 있다. 우리들 재일조선인은 ‘일본인’이 아니다. 과거 일본은 동화정책, 황민화 정책에 의해, 조선 사람들을 ‘완전한 일본인’으로 개조하려고 한 적이 있다. ‘완전한 일본인’이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을 리가 있을까?

고등학교『세계지리』,『한국사』,『생활과 윤리』활용

(마) 이민자의 나라 미국은 건국 초기부터 줄곧 주류 문화로의 동화에 초점을 맞추어 이주민 정책을 구사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건국 초기 인디언에 대한 동화정책으로부터 시작하여, 최근의 이민법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관철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동화에 중점을 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민자 문제가 국가적 효율 달성이나 국가 정체성의 형성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었다.

원래 동화주의는 이른바 앵글로 일치주의를 비판하면서 등장한 이론이다. 앵글로 일치주의는 유럽의 군주제로부터 이민 온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의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위협받아서는 안 되며, 영어 사용과 영국의 제도, 영국에 기초한 문화 양식들이 미국인의 삶의 기준으로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이다. 앵글로 일치주의는 원래 국가 분열의 우려에 대한 대응 방식의 하나였는데, 동화주의는 이를 비판하면서 등장한 것이었다. 동화주의는 기본적으로 미국이 단순히 영국을 모체로 하여 수정되고 변형된 국가가 아니라 새롭게 생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혼합된 국가라고 인식한다. 미국의 제도와 민주주의는 단순히 유럽의 유산을 그대로 이어 받은 것이 아니라 변하고 잡색되고 혼합되어 있는 서구의 개척자들에 의해서 창조된 산물이기 때문이다. 동화주의는 기본적으로 근대화와 공업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인간의 가치와 동기가 변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한 동화주의는 한 국가 내에 공존하는 주류문화와 비주류문화 중에서 주류문화를 통한 사회통합을 목표로 한다. 이민자들은 출신국가의 문화적 정체성을 탈피하고 이민국으로의 문화적 적응 과정을 통해 결국 새롭게 국가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동화주의는 다른 이민자들의 문화적 적응과 정체성의 전이가 용이하도록 지원하고, 그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흔히 한 국가가 다문화를 대하는 태도나 정책은 크게 용광로와 샐러드 접시에 비유한다. 용광로 이론은 주류문화를 바탕으로 여러 다양한 문화를 한데 용해시키는 것을 의미하고, 샐러드 접시 이론은 다양한 구성원이 각기 특색을 유지하며 상호 공존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두 이론에 비추어 보면 미국의 다문화 정책은 용광로 이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일찍이 이스라엘 쟁윌(Israel Zangwill)은 다른 인종적 배경을 가지고 미국에 온 이민자들을 설명하기 위해 용광로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미국의 다문화 사회의 특징과 정책의 결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기도 했다. 첫째, 유럽에서 이민 온 사람들은 구세계의 삶의 방식을 벗어던지고 미국인이 되고자 했고, 둘째, 미국화는 큰 장애물 없이 매우 빠르게 그리고 수월하게 이루어졌으며, 셋째, 미국화는 이민자들을 하나의 인종, 하나의 문화, 하나의 국가로 용해시켰고, 넷째, 이민은 미국화를 노역, 복종, 빈곤 등 구세계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점에서 용광로 개념은 개별집`단이 과거에 지니고 있던 습관이나 전통이 더 큰 문화에 흡수, 동화된다는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이민자들에게 아메리칸드림이란 바로 이러한 다양한 문화를 하나로 용해시켜 새로운 가치와 삶을 꿈꾸는 것이었다.

고등학교『생활과 윤리』,『사회』,『세계지리』활용

[논제 2] 아래에 제시된 6개의 <자료> 중 적절한 것을 근거로 들어 <다음>의 1)~3)에 대해 서술하시오. (700±100자, 40점)

<자료>

<자료 1> 국내 총생산과 1인당 국내 총생산 및 총 인구

출처 : 통계청

주) 모든 증가율은 전년대비 증가율이며, 국내 총생산과 1인당 국내 총생산은 실질가치임

<자료 2> 소득 계층별 한계소비성향

출처: 임병인·윤재형(2014), 「우리나라의 단기소비함수 및 소득계층별 한계소비성향 추이 비교·분석」의 자료를 수정하여 제시함.

주) 1. ‘한계소비성향’은 증가된 소득 중 저축되지 않고 소비되는 금액의 비율로 정의됨. 예들 들어 소득이 1억 원 증가할 경우 저소득층은 8천만 원을 소비하고, 고소득층은 3천만 원을 소비한다는 것을 의미함.

2. ‘한계소비성향’은 정부지출 증가가 민간소비 증가에 미치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정부지출 승수라고 지칭되는 값이 2일 경우 정부지출 1억 원의 증가는 민간소비 2억 원을 추가적으로 증가시킨다는 것을 의미함.

3. 소득 계층별 한계소비성향은 연도별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함.

<자료 3> 국내 총생산(GDP) 지출 항목별 비중

출처 : 통계청

주) 국내 총생산은 실질가치임.

<자료 4> 국내 총생산(GDP) 지출 항목별 증가율

(단위 : %)

출처 : 통계청

주) 모든 증가율은 전년대비 증가율이며, 국내 총생산은 실질가치임.

<자료 5> 소득 계층별 연간 소득 추이

(단위 : 만 원)

출처 : 통계청

주) 소득 격차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차이임(소득 격차=고소득층의 소득 – 저소득층의 소득)

<자료 6> 최저임금의 연도별 추이

출처 : 통계청

출제의도 및 문항해설

[논제 1]

1. 출제의도

이 문항은 글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과 이론을 적용하여 현실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하는 능력, 그리고 글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글의 독해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요지파악 능력이다. 또한 현실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하기 위한 개념 및 일반론의 이해와 응용,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설득력 있는 글의 작성은 논술에서 요구되는 기본 활동이다. 이러한 독해와 분석 및 응용, 그리고 작문의 능력을 평가하고자 한 것이 이 문항이다.

논제는 최근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되는 주제를 선정하였다. 세계화의 진행으로 전 세계가 다문화 사회 혹은 다문화 국가로 변해가면서 사회적 통합과 갈등이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사회 역시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이에 국가적, 사회적 측면에서 다문화를 바탕으로 한 조화로운 사회나 사회적 결속이 중요해지고, 다문화로 인한 사회적인 이슈도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다. 본 논제는 바로 이러한 시대에 수험생이 다문화 사회가 가지는 핵심적인 문제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다문화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각 개인이 가져야 할 태도와 사회나 국가가 취해야 할 입장들을 사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험생은 다문화 시대의 정체성이 현대 사회의 주요 문제임을 인식하고, 그 방법에 관하여 제시문에 나타난 정보를 활용하여 논술하게 되며, 이를 위해 교과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누구든지 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생활과 윤리』,『사회‧문화』,『사회』,『세계지리』 등 수험생에게 익숙한 교과서 내용과 관련된 내용을 제공하여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개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다.

2. 문항해설

이 문항은 글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과 이론을 적용하여 현실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하는 능력, 그리고 글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며, 논제는 최근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주제, 즉 다문화의 시대에 국민의 정체성을 위한 정책방향을 선정하였다. 주요 관련 개념과 지식은 고등학교 교과서『사회』,『사회·문화』,『생활과 윤리』,『세계지리』,『한국사』 등 여러 곳에서 설명하고 있어 수험생들이 매우 익숙한 것을 취하였으며, 대표적인 두 가지 다문화 정책 유형인 ‘용광로’이론과 ‘샐러드 접시’이론 가운데 하나를 선정하여 다문화 시대에 적합한 국민 정체성을 위한 정책방향을 주어진 제시문을 근거로 삼아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서술하도록 하였다. 결국 본논제는 교과서에서 서술한 두 유형의 다문화 정책의 특징이 지닌 장단점에 대한 이해와 이를 현실적인 문제와 연관하여 사고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논리적 독해 및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본 논술에서는 두 유형에 관련된 구체적인 여러 사례들을 제시하였다.

제시문 (가)는 이번 논술의 주제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주요 개념어들을 환기시켜주고 있다. 『생활과 윤리』『세계지리』교과서에서도 이미 서술하고 있는 내용으로서, 본 제시문에서는 세계적인 이주와 이민으로 다문화 사회가 출현하는 역사적 과정과 그 결과 다문화 사회에서 정체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정체성은 크게 민족의식이나 민족애에 기반을 둔 민족정체성과 시민의식이나 시민애에 기반을 둔 국가정체성으로 구분되며, 이러한 정체성의 형성에 문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개인의 자의식 속에 국가와 민족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경우 자의식은 국가 또는 민족 어느 한쪽에 보다 더 강하게 자신을 동일화할 수 있으며, 그로인해 서로 다른 성격의 정체성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본 논제와 관련하여 이 제시문은 한 국가의 국민이 어떻게 각기 다른 정체성을 형성하는지를 설명하는데 유용한 개념을 제공한다.

제시문 (나)는 『사회·문화』,『세계지리』,『사회』등의 교과서를 바탕으로, 호주의 다문화 정책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호주는 1970년대 초부터 다양한 다문화간의 화합과 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언어지원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각 민족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 사회의 동질성보다는 문화적 이질성의 조화에 초점을 맞춘 호주의 다문화 정책은 특히 소수 공동체의 전통적 문화에 대한 존중과 기념을 중시해오고 있다. 그러나 호주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소수 공동체의 문화를 현재적인 것이 아닌 과거의 것으로서 변화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나아가 그것들을 상품화하거나 이국적인 것으로 간주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즉 호주의 다문화정책 입안자나 실행자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각 소수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문화 보존이나 운명도 중요하지만, 같은 호주의 시민으로서 현재 호주 사회에서 자신들에게 분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성별차별이나 빈곤 등의 문제의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시문 (다)는 교통과 통신수단이 고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해외 이주민들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 이전과는 다름을 설명하고 있다. 이전에는 새로운 곳에 정착하면 모국의 문화 풍속은 한동안 유지되다가도 2~3세대가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고 정착한 사회에 동화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타 국가로 이주한 이후에도 이민자들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고국은 물론 해외의 다양한 지역에 정착한 동포들과 경제적, 사회적, 심지어는 정치적 활동을 함께 이어나갈 수 있다. 즉 이제 문화는 더 이상 지리적 여건에 구속되지 않고 영토를 초월하여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각 문화집단은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며, 정체성의 형성에 있어서 기존의 영토와 국가라는 개념이 더 이상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정체성의 유지는 정착한 국가에 대해 불리하게 작용하기보다는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본다. 본 제시문은 고등학교『사회』,『사회·문화』등에서 서술하고 있는, 세계화로 인한 사회의 변동의 의미를 논제에 적합하게 부연 설명한 것이다.

제시문 (라)는 고등학교 『세계지리』,『한국사』,『생활과 윤리』의 교과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일조선인이 해방이후에도 일본에서 겪는 정체성 문제를 사례로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서, 한 재일조선인 2세가 언어 및 문화와 국적 등과 관련하여 어떻게 신분상의 혼란을 겪고 있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모어는 일본어이지만 모국어는 오히려 조선어로서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재일조선인은 일본의 다수자의 쪽에서 보면 같은 모어를 지닌 소수민족이며, 본국인 한국이나 북한에서 보면 같은 민족이지만 모어가 다른 언어 소수자이다. 또 일본에서 태어나서 줄곧 일본에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들과 똑같이 세금을 납부하고 있음에도 일본은 그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그 결과 그들은 일본인이나 조선인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불완전한 일본인이거나 불완전한 한국 혹은 북한인으로서 정체성의 위기에 처해 있다.

제시문 (마) 역시 고등학교『생활과 윤리』,『사회』,『세계지리』교과서를 바탕으로, 융합형 이민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미국의 경우를 소개하고 있다. 미국은 초기에 앵글로 일치주의에서 벗어나 동화주의 문화정책을 취하고 있다. 동화주의 정책은 미국을 생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혼합된 국가로 인식하며, 근대화와 공업화의 진전에 따라 인간의 가치와 동기가 변한다고 본다. 결국 동화주의는 다른 이민자들을 출신국가의 문화적 정체성을 탈피하고 이민국으로의 문화적 적응과 정체성의 전이를 유도한다. 또 본 제시문에서는 다문화 정책의 대표적인 두 유형인 용광로 이론과 샐러드 접시 이론을 소개하고 있으며, 미국의 동화주의에 해당하는 용광로 문화정책으로 미국에 온 이민자들은 구세계의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미국화 되었으며, 하나의 인종, 하나의 문화, 하나의 국가로 용해되어 현대의 미국의 정체성을 형성해 왔음을 설명하고 있다.

3. 채점기준

[논제 2]

1. 출제의도

본 문항은 두 가지의 출제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주어진 자료들을 해석하고 연결함으로써 국내 총생산(GDP)의 정의를 통한 경제성장에 대한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와 국내 총생산(GDP)을 구성하고 있는 지출항목별로 국내 총생산 전년대비 증가율(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파악하여 경제성장의 다양한 요인들을 이해함과 동시에 논리적인 글 작성 능력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둘째, 주어진 자료를 통해 경제성장과 소득 재분배의 관계를 이해함과 동시에 정부정책의 효과를 논리적 사고를 통해 합리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자 하였다.

2. 문항해설

문항 1은 국내 총생산의 증가율이 점차 감소하지만, 항상 양(+)의 값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총생산의 수준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민 생활수준도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1인당 국내 총생산은 국내 총생산을 총인구로 나누어 계산되기 때문에 국내 총생산과 1인당 국내 총생산 증가율의 차이는 총인구 증가율에 의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항 2는 주어진 자료를 활용하여 국내 총생산의 전년대비 증가율을 지출항목별 증가율로 분해하여 각 항목의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고자 하였으며, 당해 연도 지출항목별 비중에 지출항목별 전년대비 증가율을 곱함으로써 지출항목별로 국내 총생산의 전년대비 증가율에 차지하는 비중을 도출할 수 있고, 이러한 비중은 지출항목별 국내 총생산 전년대비 증가율에 대한 기여도로 해석될 수 있다.

문항 3은 정부가 조절할 수 있는 국내 총생산 지출항목 중의 하나인 정부지출 변화를 통해 소득 불평등 완화와 경제성장률 증가를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를 주어진 자료를 통해 판단하도록 하였다. 정부가 정부지출을 저소득층에 소득으로 제공하여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 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고, 저소득층의 높은 한계소비성향은 높은 정부지출승수를 유도하여, 민간소비의 최대 확대를 통해 경제성장률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채점기준

예시답안

[논제 1]

1) <용광로형 추구>를 선택한 경우

‘용광로형 추구’를 선택한다. 첫째 문화와 가치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새로운 사회, 문화, 정치 등 삶의 조건에 따라 그에 부합하는 정체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근대이후 산업화와 공업화에 따라 다양하던 여러 민족이나 공동체의 문화도 근대사회에 적합하게 변화함으로써 서로 유사한 가치와 문화, 사회적 조건을 갖게 되었다. 세계의 현대문화를 주도하는 미국은 다양하고 복잡한 민족적 구성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미국인으로서 융합된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으며, 현재 가장 많은 이민자들이 희망하는 국가가 되었다.

둘째, 민족과 인종 등의 차이를 초월하여 시민의식과 시민애에 기반을 둔 국가정체성을 추구하는 것이 사회적 효율이 높고 통합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소수공동체의 고유한 특징을 계속 강조하는 것은 민족이나 문화, 심지어 인종간의 차이에 대한 의식을 계속 확산시킴으로써 오히려 사회적 통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호주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수민족이나 공동체 구성원들도 자신의 고유의 전통문화보다는 민족·문화적 차이를 넘어선 하나의 동일한 호주인으로서의 국가적 정체성을 갖고,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향유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에 대해 용광로형 정체성 추구는 다수의 주류문화를 중심으로 강제적인 동화를 추구하여 민족이나 문화적 갈등과 충돌이 야기될 수 있다고 비판할 수 있다. 또 금융, 통신, 교통의 세계화로 인해 인류사회에 국가의 경계를 넘어선 다양한 문화적 공동체가 공존하는 시대적 추세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개별적 이민자나 이주자는 정착할 국가의 사회경제 및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여 자발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이들은 오히려 이주한 이후 소속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문화적 융합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세계화의 추세로 문화의 다양성이 높아지는 추세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문화 간의 상호 삼투작용과 융합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새로운 유형의 사회와 문화에 부응하도록 국민의 정체성도 변화할 것이다.(1,000자)

2) <샐러드 접시형 추구>를 선택한 경우

‘샐러드 접시형 추구’를 선택한다. 첫째, 교통과 통신의 발전, 세계화의 진전으로 지금 인류사회는 이전의 영토 및 국가의 경계와 문화적 정체성을 밀접히 연계시키던 시대에서 그것을 초월한 다양한 문화의 정체성이 유지하고 공존하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그대로 유지하고, 고국과 전세계의 동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다양한 문화적 소수자들 역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소속된 국가를 위해서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둘째, 다양한 문화 사이의 상호존중과 공존은 사회적인 갈등을 완화시키고 조화발전을 추구하는 데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국가에서 하나의 문화적 정체성을 요구하거나 주류문화를 중심으로 다른 소수자 문화를 동화시키고자 할 경우 심각한 사회적 거부반응과 갈등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인권억압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재일본조선인의 사례는, 한 국가에서 문화적 정체성과 국가적 정체성의 일치를 요구할 경우 당사자가 얼마나 신분상의 불안과 권리 박탈의 상태에 놓이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에 대해 소수자의 문화 역시 계속 변화하여 새로운 융합된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음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또 소수자의 문화를 존중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이 사실은 다양한 문화의 현재성보다 전통에 초점을 둠으로써 그들 문화의 가치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조장하거나 문화적 차이를 부각시키고, 상호간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문화의 변화는 상호적인 특징들이 적극적으로 발휘되는 가운데 진행되는 것으로 어느 특정 문화를 중심으로 한 ‘용광로형’의 융합과는 다른 것이다. 또 소수자의 문화에 대한 지지 정책이 역으로 그 문화를 특수화시키는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소수자 문화의 변화과정과 현재성, 혹은 현재적 가치를 함께 강조하고, 인종과 민족에 기반을 둔 문화적 차이가 사회적 차별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교육과 제도화 등 보완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1,000자)

[논제 2]

<자료 1>에서 국내 총생산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으나, 지속적으로 양수(+)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국내 총생산 수준은 꾸준히 증가하고, 국민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1인당 국내 총생산은 국내 총생산을 총인구로 나눈 값이기 때문에 국내 총생산과 1인당 국내 총생산 증가율의 차이는 총인구 증가율에 의해 설명된다.

지출항목별 국내 총생산 전년대비 증가율에 대한 기여도는 지출항목별 비중에 지출항목별 전년대비 증가율의 곱을 국내 총생산 전년대비 증가율로 나눈 후 100을 곱함으로써 지출항목별 기여도를 도출할 수 있다. <자료 3>의 지출항목별 비중과 <자료 4>의 지출항목별 전년대비 증가율을 활용하여 지출항목별 기여도를 도출하였을 경우, 2014년도 투자의 국내 총생산 전년대비 증가율에 대한 기여도는 약 48.6%(=30.2×5.3/3.3)로 1위이며, 민간소비의 국내 총생산 전년대비 증가율에 대한 기여도는 약 25%(=48.5×1.7/3.3)로 2위이다.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지출 확대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증가시킴으로써 <자료 6>에 나타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 불평등을 감소시킬 수 있음과 동시에 소득 증가에 대한 소비 비중을 의미하는 한계소비성향이 <자료 2>에서 저소득층이 가장 높기 때문에 높은 한계소비성향은 민간소비의 확대 정도를 의미하는 정부지출승수(=1/(1-한계소비성향))를 증가시킴으로써 민간소비를 가장 확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띄어쓰기 포함, 711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