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항 1 [60점]

[논제] 노인 부양에 관한 <다음>의 두 견해 중 한쪽을 택해 <조건>에 따라 논술하시오. (1,000±100자, 60점)

<다 음>

<조 건>

<제시문>

(가) 최근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노인 세대의 부양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부양은 스스로 독립하여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의 생활을 돌보는 일을 의미한다. 어린이가 부양을 필요로 하듯이, 노인도 부양을 필요로 한다. 부양은 정신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을 포괄한다. 사람이 빵으로만 살 수는 없지만, 빵 없이 살 수도 없기 때문이다. 노인은 누가, 어떻게 부양해야 할까? 부모가 자식을 여럿 낳고, 조부모부터 손자 손녀들까지 3, 4대가 한 속에 모여 살던 시대에는 없었던, 적어도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고민이다.

이 물음 한편에는 가족이 있다. 가족이 어우러져 사는 삶의 방식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지만, 가족의 본래적 가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특히 부모-자녀 관계는 동서와 고금을 막론하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 성립하는 가장 순수하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관계다. 전통 윤리의 관점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자애와 효도’로 집약하여 말한다.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도한다. 부모의 자녀 사랑은 가르칠 필요가 없는 자연의 이치인 반면 효도는 가르쳐야 하는 것이고, 효도는 전통적인 교육의 핵심 항목 가운데 하나였다.

효는 무엇보다도 먼저,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부모는 자신에게 생명을 준 존재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온전히 성장할 수 있도록 염려하며 정성으로 보살펴준 사람들이다. 이러한 관계를 깨닫고 감사의 마음을 품게 되면서 자녀는 자연히 부모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

효는 그러나 마음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녀는 부모에 대한 효의 마음을 바르게 표현해야 한다. 보은의 마음을 표현하는 기본적인 방식으로 불감훼상(不敢毁傷, 부모에게서 받은 몸을 상하게 하지 않음)과 봉양이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효의 실천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요즘의 효라는 것은 부모를 물질적으로 봉양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먹여 살리는 것은 개나 말도 모두 하는 일이니, 공경하지 않는다면 짐승과 무엇으로 구별하겠는가?”라고 묻는다. 물질적인 봉양만으로 효도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뜻이다. 늙은 부모를 봉양하는 일은 부모를 사랑하는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올 때 진정한 효가 된다.

사회복지가 발달한 북유럽 국가들을 비롯한 오늘날의 여러 국가는 노인 부양의 문제를 개인의 관점이 아니라 사회의 관점에서 다룬다. 이런 나라들에서 노인 복지는 사회복지의 문제로 다루어진다. 사회복지는 사회 구성원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하여 삶의 조건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사회 통합을 달성하려고 하는 사회적 활동의 총체를 뜻한다.

개인의 영리 추구와 자유 경쟁을 최대한 보장한 초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는 사법, 경찰, 국방, 조세 등의 영역에만 관여하였다. 그러나 사회 취약 집단의 곤궁한 삶이 사회 문제로 등장하면서 현대 사회는 ‘행복한 삶의 권리’를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국가가 보호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수정하였다. 이를 계기로 사회복지의 이념이 탄생하고 복지 국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복지 국가란 확장된 사회 보호 시스템을 통해 모든 국민이 최소한의 수준 이상의 안락한 삶을 누리게 하려는 목적으로 정책을 세워 추진하는 국가를 의미한다. 복지 국가에서는 빈곤, 질병, 장애, 실업, 노년과 같이 개인이 생애의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위험을 정부가 관리한다.

고등학교『생활과 윤리』,『사회·문화』활용

(나)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점차 부모 부양에 대한 책임 의식이 약화되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자식이 은퇴한 부모를 부양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자식이 부모의 노후 생계를 책임진다는 인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부모 부양에 대한 의식 변화는 노인의 소외감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무엇보다 우리는 노인 부양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현재 노인 부양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심리적 고통까지 경감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인을 단순히 부양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에서 벗어나 가정이나 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는 주체이며 가족의 안녕과 발전에 기여하는 구성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의 노인 부양 문제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려면 가족 친화적 가치관을 구현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효’의 정신은 사회를 통합하고 유지시키는 기본적인 윤리이다. ‘효’의 정신을 이웃, 지역 사회와 국가, 인류 전체에까지 확대시켜 이웃 사랑과 노인 공경, 봉사 등의 실천을 위한 도덕적 기초로 삼아야 한다.

고령화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해 문화인류학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오래된 미래』에서 보고하는 히말라야 라다크 지역의 가족공동체의 풍경을 참조할 만하다. 라다크의 노인들은 생활의 모든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이 할 일이 없어 허공을 멍하게 바라본다거나 소외되거나 외로워하는 일은 없다. 노인들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가족공동체의 중요한 구성원이 된다. 라다크에서는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곧 값진 경험과 지혜를 가졌다는 의미를 지닌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젊은이들보다 힘이 세지는 않지만 분명 그들이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노인들은 가족 안에서, 또 공동체 안에서 역할을 부여받고 활발하게 활동한다. 노인들이 건강과 활발함을 유지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들이 지속적으로 젊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할아버지와 손자·손녀의 관계는 분명 부모, 자녀의 관계와는 다른 것이다. 가장 높은 연령대의 사람들과 가장 낮은 연령대의 아이들은 아주 특별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데, 그들은 정말 좋은 친구가 된다.

가족공동체에서 노인을 부양하는 것이 노인에게만 이로운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가족공동체에 속한 할머니·할아버지를 포함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부터 살아가는 방법과 지혜를 배우면서 성장한다. 라다크의 아이들은 사람들 사이의 주고받는 관계의 사슬 속에서 자신이 그 한 부분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이들은 자기가 가진 비스킷을 쪼개서 친구나 형제와 나누어 먹으려 한다. 이런 것은 의식을 가지고 취하는 관용의 제스처가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행동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또한 어른들에 대한 존경심과 친밀함도 생겨난다. 그들에게 있어 성장이라는 것은 그렇게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경쟁의식 같은 것이 필요치 않은 과정이었다.

이처럼 건강한 사회란 구성원 사이의 친밀한 연관관계와 서로 돕는 분위기를 더욱 북돋아주어야 하는 것이며 개개인에게 무조건적으로 정서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말한다. 이런 풍요로운 구조 속에서 개인은 자신이 정말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가 된다는 확신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생활과 윤리』,『고전』활용

(다) 가족은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핵심적인 단위체다. 우리는 대부분 가정에서 성장하면서 가치관을 형성하고 사회생활을 위한 기본적인 규범들을 익혔다. 우리는 가족들과 더불어 사는 삶의 경험을 통해 한 사람의 인간이 되었고, 다 자란 후에도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마음의 안식과 위안을 가족에게서 얻는다. 유교의 실천 규범인 오륜(五倫)의 첫 번째 항목인 ‘부자유친(父子有親)’은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하여 “부모는 자녀에게 인자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존경과 섬김을 다한다.”라는 가르침을 준다.

그러나 오늘날 이런 전통적인 가족의 체계는 해체되고 있다.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1인 가족’이 빠르게 증가하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경우에도 가족 수가 평균 네 명 미만인 핵가족으로 살아간다. 이런 핵가족화와 더불어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수직 관계에서 수평 관계로 변하고, 장성한 자녀는 결혼 전이라도 부모 곁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전통적인 가족 체계에서 가족은 자녀들이 성장하는 터전이었을 뿐만 아니라 늙은 부모가 거꾸로 자식의 부양을 받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일을 기대하기 어렵다. 가족의 해체는 단지 자식이 ‘집’을 떠나 부모와 따로 사는 물리적인 분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물리적 분리와 더불어 부모와 자녀 간의 정서적 분리가 일어나고, 자녀가 직업을 가지게 된 후에는 경제적 분리가 빠르게 진행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사회조사통계>에 따르면, 노인이 된 부모의 생활비를 부모 스스로가 해결한다는 응답의 비율은 52.6%로, 6년 전에 비해 4.6% 포인트 증가했다. 자녀가 부모의 생활비를 부분적으로라도 대는 경우가 절반 미만이라는 말이다. 성인 자녀가 노인 부모의 생활을 부분적으로나마 부양하는 비율과 부모가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하는 비율은 2014년을 전후로 역전되었다. 노인들의 노동력은 이미 소실되거나 축소되어 노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입은 아주 제한적이고, 자연히 노인 세대는 잠재적 빈곤의 문제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위와 같은 통계는 노인들의 운명을 가족이나 혈연의 손에 맡기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노인 세대의 삶은 우리 사회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문제다.

노인 세대는 오늘의 이 사회를 있게 한 세대다. 오늘의 세대가 누리는 풍요는 이전의 세대, 즉 지금은 늙고 쇠락한 우리의 부모와 조부모들의 세대가 빚고 가꾸어 우리에게 넘겨 준 것이다. 오늘의 세대는 그들의 투자와 노동에 경제적인 빚을 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없었더라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존재의 빚을 지고 있다. 오늘의 사회는 노인 세대의 이러한 공헌에 응분의 보상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것은 들쑥날쑥 잘나고 못난 개인들 간의 보상이 아니다. 그것은 거시적 차원에서 세대 간에 가로 놓인 엄숙한 의무다.

노인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목표로 2008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하여 점차로 그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초연금’은 이러한 세대 간 정의를 구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기초연금은 노인 세대가 후손의 양육과 국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해 온 사실을 인정하여,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만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매달 일정액의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지급되는 연금의 액수는 노인의 수입과 재산 등 경제적 여건을 반영하여 결정된다. 일찍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세금을 통해 마련한 국가 재정을 노인 복지에 투여한 덴마크의 경우, 홀로 사는 중증 장애 노인들은 낯선 병원이 아니라 자기가 살아온 집에서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다양한 공적 서비스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 최소한의 생존이라는 수준을 넘어 노인들의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단계로 나아간 것이다.

고등학교『생활과 윤리』활용

(라) 사회복지가 발달한 북유럽에서는 국가가 사회복지를 확대하여 노약자들을 부양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북유럽의 노인들은 항상 목에 비상단추를 걸고 산다. 홀로 사는 노인들이 긴급한 상황에서 그 단추를 누르면 가정도우미들이 곧바로 달려온다. 이처럼 북유럽에서는 노인들의 문제를 국가가 세심하게 배려해준다. 북유럽의 노인들은 ‘천국’에 사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그러나 맹자는 “밥만 먹여주고 사랑하지 않으면 돼지와 사귀는 것이요, 사랑만 하고 공경하지 않으면 짐승을 기르는 것”이라고 했는데, 북유럽의 사회복지 사회에서는 충분한 사랑과 공경이 담긴 부양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국가부양의 분업체계에서 사람들은 자기 부모는 남에게 맡기고 자기는 돈을 받고 남의 부모를 돌보거나, 자기 부모를 돌보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그 대신 부모를 돌보는 사람에게 지급할 돈을 국가에 세금으로 낸다. 여기서 부양자와 피부양자의 관계는 일면적이고 단기적이며 일방적인 관계이다. 오랜 세월 동안 애증이 쌓여온 가족관계의 복합성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이러한 인간관계는 부양노동자의 책임과 피부양자의 권리가 만나는 관계이다. 따라서 물질적인 부양은 가능하지만 인간적인 부양까지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물론 부양 노동자도 피부양자의 정서적인 측면을 고려하겠지만 형식적인 차원에 머물 가능성이 많다. 국가에 고용된 부양자의 손길은 어디까지나 사무적인 손길일 따름이다. 이 형식적인 손길은 한밤에 볼을 만지작거리는 손자의 따사로운 손길과는 다르다.

더욱이 이런 사회복지적인 부양관계에서는, 부양자를 위한 피부양자의 희생에서 느끼는 기쁨 같은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맛있는 음식을 달라고 보채는 손자와 언제든 부르면 달려오는 가정도우미 가운데 우리 할머니들은 누구를 더 살가워할까? 노인들이 손자에게 희생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전문가의 의무와 노인들의 권리의식만으로는 달성되기 어렵다.

특히 사회복지제도에 따라 부양자와 피부양자가 의무와 권리로 만나는 관계에는 가족관계 자체에서 오는 불편과 화해의 과정이 없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편리 추구의 이데올로기에 안주하는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이런 인간관계는 최고의 행복을 실현하는 방식일 것이다. 그러나 불편이 없이는 만족이 없고 만족이 없으면 행복이 없다는 고락상생(苦樂相生)의 원칙에서 보면 불편이 없는 삶은 불행한 삶이다. 생활세계가 지나치게 단조로워지기 때문이다.

가족 간에 서로 분리된 삶에서는 한편에서는 무료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부양을 필요로 한다. 조부모는 무료하고 어린 손주는 전문가의 직업적인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만약 공동의 삶을 통하여 무료한 사람이 부양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을 부양한다면 양자의 문제가 동시에 해소될 것이다. 호출기를 달고 있는 북유럽의 노인들이 자녀들과 함께 살아간다면, 많은 노인들은 호출기 자체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마) 누구나 예외 없이 나이를 먹는다. 그러나 누구나 노년의 생활을 위한 재정적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노후 대비’가 화두가 되었지만, 그것이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인 사람들이 허다하다. 노동 능력이 있었던 생애 시기 내내 가족을 부양하는 데 모든 힘을 쏟고 어느새 늙어버린 노부부를 생각해보라. 그런 노인들은 우리 사회의 모든 곳에 있다. 어쩌면 그 자녀들 역시 부모의 젊은 시절과 다름없는, 버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빠듯한 수입으로 그저 그들의 자녀가 세상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전념한다. 부모의 처지를 깊이 염려하면서도 그들은 부모를 돌볼 여력이 없다. 그러다보니 왠지 부모 얼굴 뵙는 것도 부담스러워, 노부모와의 관계는 더욱 소원해진다. 이런 노인들의 최소한의 생계는 누가 돌보아야 하는가? 누구의 삶이나 자신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거나 자기 부모는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 이런 상황에서 공허한 주장일 뿐이다. 그것은 그들에게 생존을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사회의 고령화는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오늘의 한국과 같은 사회 여건에서 노인들은 일자리가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늙은 부모를 자식이 봉양한다는 전통적 관념도 뚜렷이 약화되었다. 이러한 사회 환경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취약 계층인 노인 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노인 자신의 경제적 능력이나 건강 상태, 그리고 자식의 사정 같은 개별적이고 우연적인 요소들에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사태를 그렇게 방기할 경우, 생존에 위협을 받는 노인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노인들을 생존 절벽의 가장자리에 내버려둔다면, 노인 빈곤화의 심화와 더불어 노인 자살 같은 현상도 더 확산될 위험이 있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3%로, 노인 이외 연령층의 빈곤율의 3.5배 수준이다. 한편 <2015년 세계노인복지지표>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복지 수준은 조사 대상 96개 국가 중 하위권인 60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빈곤은 질병과 더불어 노인 자살의 가장 중요한 배경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12년 통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9.1명으로 OECD 평균의 두 배가 훨씬 넘는데, 특히 이 중에서도 65세 이상의 노인 자살률은 69.8명, 80세 이상에 해당하는 고령 노인 자살률은 104.5명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몇 갑절 더 높다.

이것이 나와는 상관없는, 단지 노인들에게 우울한 소식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짧아도 한참 짧은 생각이다. 이와 같은 통계 자료는 10년, 20년, 혹은 30년 후에나 ‘노인 세대’가 될 현재의 기성세대에게도 암울한 미래를 암시하는 소식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노인들이 곤궁한 삶을 산다면, 우리 사회가 이 일 과 관련하여 달라지지 않는 한, 수십 년 후의 당신 역시 곤궁한 삶을 살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이것이 노인 세대의 생존 조건에 관한 문제인 동시에 한국 사회 전체의 안정성이 걸린 문제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회를 구성하는 특정한 부분―예컨대 노인 세대―이 빈곤으로 인한 몰락의 위협을 벗어날 수 없는 사회라면 안정된 사회로 번영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결국 한국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문제다. 이 사회는 여러 세대의 합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회 전체의 안정성은 그것을 구성하는 세대들의 안정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생활과 윤리』활용

■ 문항 2 [40점]

[논제] 아래에 제시된 5개의 <자료> 중에서 적절한 것을 근거로 들어 <다음>의 1)~3)에 대해 서술하시오. (700±100자)

<다 음>

<자료>

<자료 1> 주택 매매 및 전세 가격 지수, 금리 및 은행 대출금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주택은행

주 : 주택 매매 가격 지수는 주택 매매 가격을 기준 시점(2015년 말) 가격대비 해당시점 가격의 비율에 100을 곱한 수치이고, 주택 전세 가격 지수는 주택 전세 가격을 동일한 방식으로 도출한 수치임.

<자료 2> 소득 분위별 가구의 부채 및 연소득 추이

(단위 : 만 원)

자료 : 통계청

주 : 소득 분위는 가구를 소득 수준별로 20%씩 균일하게 나눈 뒤에 소득이 가장 낮은 쪽의 구간을 1분위로, 가장 높은 쪽의 구간을 5분위로 표기함.

<자료 3> 대출의 용도 (2015년 기준)

(단위 : %)

자료 : 통계청

<자료 4> 적자 가구 비중 추이

(단위 : 만 원)

자료 : 통계청

주 : 적자 가구는 소비 지출이 처분 가능 소득보다 많은 가구를 의미함.

<자료 5> 부채소득 비율 추이 국제 비교

자료 : OECD

주 : 부채-소득 비율은 가구의 총 부채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임.

출제 의도 및 문항 해설

[문항 1]

❍ 출제 의도

수험생 세대가 자신들과 동떨어진 문제로 인식할 법한 주제이면서도 한국 사회의 중요한 아젠다인 ‘노인 복지’의 문제에 관한 논술의 경험을 통해 학생이 가족, 노년, 복지, 세대 간 정의 등 현대 사회의 중요한 주제들에 관해 생각해 보도록 유도했다. 수험생은 노인 세대를 부양하는 일이 현대 사회의 주된 과제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방법에 관하여 제시문에 나타난 정보를 활용하여 논술하게 된다.

교과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누구든지 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생활과 윤리, 사회 문화 등 수험생에게 익숙한 교과서 내용을 제시문으로 제공하여 배경지식을 많이 동원하지 않고도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개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다.

❍ 제시문 해설

제시문 (가)는 논술의 주제인 ‘노인 부양’ 문제가 어떤 것인지 제시하고, 가족 중심의 부양이라는 해법과 사회복지를 통한 해법이라는 두 해결안을 제시한다. 첫 번째 해법은 가족 중심의 부양이다.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를 서술하고, 가족공동체에서 효의 의미를 설명한다. 부모(노인) 부양은 효를 실천하는 방식으로 서술되는데, 이 때 물질적 봉양에 그치지 않고 진실한 마음으로 해야 진정한 효라는 가치관이 제시된다. (가)의 후반부는 노인 복지를 사회복지의 일환으로 다루는 북유럽의 방식을 제시한다. 이 방식에서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국가가 제공하고 관리한다.

제시문 (나)는 고령화 시대 노인 부양 문제의 해법으로 가족 친화적 가치관 구현을 제시한다. 노인 부양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에 대해 노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심리적 고통을 경감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비판한다. 가족 친화적 가치관이 구현된 사례로 라다크 가족공동체의 노인 부양이 갖는 쌍방향적 이익에 관해 논한다. 라다크 노인들은 가족공동체의 부양을 받지만 단순히 수혜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과 지혜로 손자 세대의 사회화를 돕는 등 가족공동체에 기여한다. 이 제시문은 ‘가족 중심 부양’을 지지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제시문 (다)는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사회적 변화를 서술하면서 그것에 비추어 볼 때 가족 중심의 부양이 아니라 사회 중심의 부양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핵가족화와 더불어 자녀 세대의 이른 물리적, 경제적 분리가 이루어지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한다는 관념이 뚜렷이 약화된 상황에서 노인들의 삶은 곤궁에 직면하기 쉽다. 사회는 현 세대를 이룩한 공헌 노인 세대의 공헌을 인식하고, 응분의 보상을 통해 세대 간 정의를 실현할 의무를 지닌다. 기초노령연금 같은 노인 복지 제도는 이러한 의무를 실천하는 한 방편이다.

제시문 (라)는 복지 천국으로 칭송되는 북유럽의 복지 시스템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세금을 활용한 국가부양의 분업체계로 이루어진 북유럽의 복지는 부양자와 피부양자의 관계가 일면적, 단기적, 일방적 관계라고 설명한다. 이런 체계에서는 물질적인 부양은 가능하지만 정서적 측면의 고려는 형식적이 될 것이며, 인간적인 부양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족관계 자체에서 오는 불편과 화해의 과정을 행복의 요건으로 보고, 사회복지를 통한 노인 부양이 생활세계가 단조로워지는 불행한 삶이 될 수도 있다는 관점이 제시된다. ‘가족 중심 부양’을 지지하는 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제시문 (마)는 늙는다는 것이 모든 인간의 보편적 운명임을 강조하고 사회 전체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노인 세대의 안정된 생존이 필수적임을 서술함으로써 ‘사회 중심 부양’의 논거를 제공한다. 누구나 늙지만 누구나 노후를 대비할 여건에 있지는 않음을 고려할 때, 빈곤한 노인들은 반드시 생겨난다. 이는 노인 자살의 증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살아갈 안정된 미래 사회를 위하여 노인 세대의 복지를 사회적 관점에서 보장할 필요가 있다.

❍ 논제 해설 및 예시 답안

<제시문>을 참고하여 <다음>에 제시된, ‘가족 중심 부양’과 ‘사회 중심 부양’ 중 한쪽을 선택하고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글을 작성하는 논제이다. 두 생각 중 하나를 택하고, 왜 그 쪽을 선택했는지를 제시문 (가)~(마)에서 두 가지 이상의 논거를 들어 설명하되, 제시문을 활용하여 자신의 선택에 대해 예상되는 반론을 쓰고 이를 재반박하는 내용(재반박은 제시문을 활용하지 않아도 됨.)을 포함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답안이 가능하다.

* <가족 중심 부양>을 선택한 경우:

노인은 가족이 중심이 되어 부양해야 한다. 첫째 노인을 부양하는 일의 핵심이 효의 정신에 있기 때문이다. 노인을 부양하는 일에 물질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노인 부양의 핵심은 물질의 공급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인을 대하는 효의 정신에 있다. 대상이 되는 노인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 채, 관심이나 사랑과는 무관하게 사회가 기계적으로 행하는 부양과, 빠듯한 사정이라도 부모에 대한 보은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행하는 봉양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공자는 전자를 “개나 말도 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효심의 표현이라야 진정한 부양이고, 그것은 가족 중심의 부양에서 가능하다.

둘째 가족이 중심이 되어 노인을 부양함으로써 노인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얻을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라다크 지역의 노인들은 가족 공동체 내에서 젊은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뿐 아니라 단순히 수혜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과 지혜로 가족공동체에 기여한다. 경험과 지혜가 세대와 세대로 이어지면서 서로 돕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그로 인해 누구든지 정서적인 안정감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또, 이는 사회 전체로 확산되어 거시적 연대감과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형성할 것이다.

핵가족화와 사회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녀가 노부모를 부양한다는 우리 사회의 전통적 관념이 사실상 비현실적인 것이 되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사회 차원에서 노인 복지를 서두르지 않으면 노인 자살 같은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노인 부양의 중심을 사회에 두는 것은 본말을 뒤바꾸는 것이다. 사회는 가족 중심의 노인 부양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노인들은 가족공동체의 연대 속에서 생을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 제도 중심의 부양은 노인의 소외감을 덜기 힘들다. 가족 중심 부양으로 서로 간에 불편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그 고단한 과정이 행복과 기쁨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빈칸 포함 1,006자)

* <사회 중심 부양>을 선택한 경우:

노인은 사회가 중심이 되어 부양해야 한다. 첫째,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로부터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오늘날 노인의 부양은 현실적으로 가족 단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회에서 노인을 부양하는 것은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 전체 차원에서 세대 간의 의무를 다하는 일이기도 하다. 앞선 세대가 없었더라면 후세대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그들의 노동이 없었더라면 후세대까지 사회가 지탱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사회에 대한 그들의 기여에 대해 사회 전체가 보상을 함으로써 그들이 처할 수 있는 가난을 방지해야 하고 그들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

둘째, 사회 전체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도 노인은 사회가 중심이 되어 부양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기 때문에, 노인 세대의 문제는 곧 우리 모두의 문제다. 노인 부양을 저마다 형편이 다른 개인에게만 맡길 경우 생존에 위협을 받는 노인들이 생겨난다. 현재 우리 사회는 늙은 부모를 자식이 봉양한다는 전통적 관념이 약화되고 있으며, 노인들은 생존 절벽의 가장자리로 내몰리고 있다. 노인 이외 연령층의 빈곤율의 3.5배를 넘는 노인 빈곤율, OECD 평균의 두 배를 넘는 노인 자살률 등은 노인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위기를 방증하는 사례이다.

사회복지를 통해 노인 세대에 대한 물질적인 부양은 가능하지만 정서적, 인간적 부양을 기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회 중심 부양이 곧 비인간적인 돌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북유럽과 일본 등의 복지 선진국에서는 소규모의 생활 공동체 단위로 노인을 부양하는 사회복지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혈연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아니라도 정서적 교류가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회는 인간적인 삶이 가능한 새로운 공동체를 노인들에게 제공하고 노인 세대는 그 속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함으로써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 (띄어쓰기 포함 1,008자)

※ 논거 참고 자료

1.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할 수 있는 논거로 제시문에서 다음 내용을 활용할 수 있음.

2. 각 내용은 유사한 것끼리 함께 제시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위치를 달리할 수 있음.

3. 예상되는 반박은 제시문을 활용해야 하고 재반박은 제시문을 활용하지 않아도 됨. 단, 답안 전체의 논지가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하고 이미 다룬 내용의 단순 반복은 아니어야 함.

* <가족 중심 부양>을 지지하는 논거 예시

(가)

§ 가족의 본래적 가치는 보편적이다. 즉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다.

§ 자녀는 부모를 효심으로 봉양하는 것이 마땅하다.

(나)

§ 노인 부양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심리적 고통까지 경감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 노인 부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효’를 중심으로 가족 친화적 가치관을 회복해야 한다.

§ 라다크의 가족공동체 모습은 가족 중심 부양의 이점을 보여주는데, 가족 부양은 노인의 건강, 쾌활함과 정서적 안정을 보장하는 한편, 손자 손녀 등의 사회화에 기여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라)

§ 사회복지의 천국처럼 알려진 북유럽의 경우도 부양자와 피부양자의 관계는 부양노동자의 책임과 피부양자의 권리가 만나는 사무적 관계이며, 일면적이고 단기적이며 일방적인 관계이다.

§ 사회적 부양은 물질적인 부양은 가능하지만 인간적이고 정서적인 부양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 인간 관계의 행복은 편리 추구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고락상생의 원칙 속에서 추구되는 것이므로, 노인은 가족 관계 속에서 부양되어야만 한다.

* <사회 중심 부양>을 지지하는 논거 예시

(가)

§ 복지가 발달한 국가들은 사회 복지의 차원에서 노인 복지를 다룬다. 복지 국가는 사회보호 시스템을 활용하여 모든 국민에게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려고 한다.

(다)

§ 전통적인 가족의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어, 노인 부모가 자녀들의 부양을 받는 일은 공간적 관점에서나 경제적 관점에서나 공히 비현실적인 상황이 되었다.

§ 노인 세대는 오늘의 사회를 이룩한 세대이고, 현 세대는 노인 세대에게 경제적인 빚과 존재의 빚을 지고 있다. 사회는 이러한 공헌에 응분의 보상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것은 개인들 간의 보상이 아니라 세대 간의 정의를 실현하는 거시적인 의무다.

(마)

§ 노년은 선택 불가능한 보편적인 단계다. 따라서 노인 세대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 노인 부양을 저마다 형편이 다른 개인(자녀 등)에게만 맡길 경우 생존에 위협을 받는 노인들이 생겨난다. 이는 노인 빈곤, 나아가 노인 자살 같은 심각한 사회 문제의 근원이 된다.

§ 노인 세대가 빈곤으로 인한 몰락의 위협을 피할 수 없다면, 사회 전체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 평가 기준 (총 60점 만점)

* 논술문의 기본 요건인 명확한 견해, 일관된 주장, 설득력 있는 근거, 논리적 체계가 평가의 가장 중요한 기준임.

⑴ [기본 조건 충족] 제시된 분량(900자 - 1,100자)이고 아래의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함.

￭ 문제의 논점(<다음>에서 제시한 두 가지 선택사항의 핵심적인 의미)을 정확히 파악함.

￭ 제시문 (가)~(마)에서 1개 이상의 제시문을 활용하여 첫 논거를 제시함.

￭ 제시문 (가)~(마)에서 1개 이상의 제시문을 활용하여 둘째 논거를 제시함.

￭ 제시문을 활용하여 예상되는 반론을 쓰고 그에 대한 재반론을 포함함.

(재반론은 제시문을 활용하지 않아도 되고, 반론-재반론은 글의 어느 위치에 있어도 상관없음.)

⑵ [논리성 –가점] 다음의 경우 가점(+).

￭ <제시문>에서 자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적절한 근거를 바탕으로 논거를 심도 있게 서술함.

￭ 반론과 그에 대한 재반론이 논리적으로 잘 연결되고 설득력이 있음.

￭ 글 전체가 선택한 입장을 중심으로 일관성을 유지함.

￭ 문장 구성, 문장의 연결, 논리적 전개가 탁월함.

⑶ [형식 요소 –감점] 다음의 경우 감점(-).

￭ 자신의 선택을 첫 문장에서 밝히지 않았거나 양쪽 모두를 선택함.

￭ 쓸데없는 서론 혹은 결론을 부연함.

￭ 제시문에 나와 있는 문장을 원래의 완전한 문장 형태를 유지한 채 그대로 옮겨 적음.

￭ 원고지 작성법, 맞춤법, 띄어쓰기 등의 오류, 부적절하거나 부정확한 어휘나 문장 등의 문제가 전반적으로 심각함.

￭제시된 분량(900자 - 1,100자) 범위를 지키지 못함.

[문항 2]

❍ 출제 의도

[문항 2]는 자료에 나타난 사회 현상을 분석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하였는지를 점검하고자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를 선정하였고 사회⋅경제 교과서를 인용⋅활용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이슈가 되는 가계 부채의 증가 현상에 대해 주어진 자료를 사용하여 이를 초래한 원인, 그리고 우려된다고 볼 수 있는 판단 근거, 그리고 소득 분위별 특성을 찾아내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였다.

자신의 소득 수준이나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지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채가 지나치게 늘어나 상환을 하지 못하는 사태, 즉 채무 불이행에 이르게 되면 신용 불량자가 되어 개인의 경제생활이 곤란해질 수 있고, 금융 기관의 건전성 약화 등과 같은 국가 차원의 문제로 확대될 수도 있다. 경제적 독립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에게 의미 있는 주제라는 판단에서 가계 부채의 증가 현상을 주제로 선택하였다.

❍ 자료 해설

자료는 총 5개가 표와 그림의 형태로 주어져 있다. 각각의 자료를 개관해보면 아래와 같다.

<자료1>은 주택 매매 및 전세 가격 지수, 금리 및 은행 대출금 추이를 나타낸다. 금리는 부채 사용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을 의미하고, 주택 매매 및 전세 가격 지수는 주택용 대출인 경우 부채 사용 금액의 증가를 짐작케 한다.

<자료2>는 가구를 소득 수준별로 20%씩 가구를 균일하게 나눈 상태에서, 소득 분위별로 부채와 연소득 추이를 나타낸다. 여기서는 부채 증가율과 연소득 증가율 간의 비교를 통해 부채 상환 능력의 약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자료3>은 2015년 현재 대출의 용도를 거주 주거용 대출, 거주 이외 목적 부동산 구매, 부채 상환, 생계비 마련, 기타로 각각 세분하여 나타내고 있다.

<자료4>는 적자 가구, 즉 소비 지출이 처분 가능 소득보다 많은 가구의 비중의 2010~2015년 중 변화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자료5>는 부채-소득 비율, 즉 가구의 총 부채액을 연간 소득(처분 가능 소득)으로 나눈 값을 국제적으로 비교한 것이다. 한국은 다른 비교 대상국에 비해 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증가세임을 알 수 있다.

논제는 주어진 자료들을 활용하여 가계 부채 증가를 초래한 원인과, 관련된 다른 두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 논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계 부채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자료들(<자료1>, <자료3>)을 선별해야 한다. 다음은 가계 부채 증가가 우려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들(<자료2>, <자료5>)을 찾아내고, 마지막으로는 <자료3>을 사용하여 대출의 용도로 생계형 성향이 가장 높은 소득 분위를 찾도록 구성되어 있다.

❍ 논제 해설

[문항 2]는 크게 세 가지 논제를 가지고 있다. 첫째, 가계 부채 증가가 초래된 원인을 찾는 것이다. 둘째, 가계 부채 증가가 우려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국가 전체 차원과 소득 분위별로 나누어 찾아내는 것이다. 셋째, 부채 상환 능력이 약화되는 소득 분위 중에서 생계형 부채 성향이 가장 높은 소득 분위를 찾는 것이다.

(1) 가계 부채 증가가 초래된 원인

우선 <자료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0∼2015년에 주택(및 전세) 가격 지수가 증가하는 데 따라 주거 비용이 상승해 대출액이 증가하고 있으며, 반대로 기준 금리가 감소함에 따라 대출 금리, 대출에 대해 지불하는 이자 비용은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자료3>에서 주거용, 그리고 거주 이외 목적의 부동산 구입을 위한 대출의 비중이 전체 가구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어 주택(및 전세) 가격 상승이 가계 부채 증가를 초래한 원인임을 알 수 있다.

(2) 가계 부채 증가가 우려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국가 전체 차원, 소득 분위별)

국가 차원에서 부채 증가가 우려된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는 <자료 2>, <자료 5>에서 찾을 수 있다. <자료 2>에서 2010∼2015년에 전체 가구의 부채 증가율(33.8%)이 소득 증가율(28.8%)보다 높아 상환 능력이 약화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자료 5>에서 상환 능력의 지표인 부채-소득 비율의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비율이 다른 국가보다 높고 증가세에 있기 때문이다. 소득 분위별로 볼 때도 역시 <자료 2>에서 소득 2,3, 4분위에서는 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보다 높아 상환능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3) 생계형 대출 성향이 가장 높은 소득 분위

앞서 <자료 2>에서 파악된 부채 상환 능력이 약화되는 소득 분위는 2, 3, 4분위이고, <자료 3>에서 부채 상환이나 생활비 마련과 같은 생계형 대출의 비중이 전체 가구의 평균치에 비해 높은 곳은 소득 1, 2, 3분위이다. 이 가운데 생계형 대출의 비중이 가장 높은 소득 분위는 2분위이다. 참고로 소득 4, 5분위의 경우 거주 이외 목적의 부동산 구매 비중이 다른 소득 분위보다 높아 부채 증가가 자산 증식용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 관련 없는 자료

<자료4>는 논제와는 무관한 자료이다. <자료4>는 적자 가구, 즉 소비 지출이 처분 가능 소득보다 많은 가구의 비중이 2010~2015년 중 변화한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2010년에 비해 2015년에는 전 소득 분위에서 적자가구 비중이 축소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가계 부채 증가가 우려된다는 논거를 입증하는 데 사용될 수는 없다.

❍ 예시 답안

1) 가계 부채 증가의 원인은 <자료 1>과 <자료 3>에서 알 수 있다. 먼저 <자료 3>에서 거주용과 거주 이외 목적 부동산 구매를 위한 대출 비중의 합이 다른 용도의 대출보다 높고, <자료 1>에서는 2010∼2015년 중 주택 매매 및 전세 가격 지수의 상승과 함께 은행 대출금이 증가하고 있어 가계 부채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자료 1>에서 기준 금리가 하락하여 부채에 대해 지불할 대출 이자 비용이 하락하는 것도 대출 확대의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국가적으로 가계 부채 증가가 우려된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자료 2>, <자료 5>에서 알 수 있다. <자료 2>에서는 2010∼2015년 중 전체 가구의 부채 증가율(33.8%)이 소득 증가율(28.8%)보다 높아 상환 능력이 약화되고 있고, <자료 5>에서는 상환 능력의 지표인 부채-소득 비율의 국가 간 비교에서도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높고 증가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5개 소득 분위별로는 <자료 2>에서 소득 2, 3, 4분위인 경우 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보다 높아 상환 능력 약화를 추론할 수 있다.

3) <자료 2>에서 상환 능력이 약화되는 소득 분위는 2, 3, 4분위이다. 그런데 <자료 3>을 보면 이 세 분위 중에서 소득 2분위가 부채 상환이나 생활비 마련과 같은 생계형 대출 비중의 합이 13.2%로 가장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빈칸 포함 700자)

❍ 평가기준

(1) 가계 부채 증가가 초래된 원인 → 총 10점

- 아래와 같이 자료에 바탕을 둔 근거를 제시해야 함.

- 해당 자료를 언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점수를 부여하지 않음.

- 아래 답을 제시한 경우에는 불필요한 자료가 포함되더라도 감점하지 않음.

1) 형식 요건: 정확한 단위, 원고지 작성법, 맞춤법, 띄어쓰기, 어휘와 문장의 정확성과 명료성

(2) 가계 부채의 증가가 우려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국가 전체 차원, 소득 분위별) → 총

15점

- 아래와 같이 자료에 바탕을 둔 근거를 제시해야 함.

- 해당 자료를 언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점수를 부여하지 않음.

- 아래 답을 제시한 경우에는 불필요한 자료가 포함되더라도 감점하지 않음.

(3) 생계형 부채의 성향이 가장 높은 소득 분위 → 총 15점

- 아래와 같이 자료에 바탕을 둔 근거를 제시해야 함.

- 해당 자료를 언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점수를 부여하지 않음.

- 아래 답을 제시한 경우에는 불필요한 자료가 포함되더라도 감점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