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영호가 먼저 은강전기 제일 공장에 들어갔다. 영희는 은강방직 공장에 들어갔다. 두 동생이 일자리를 잡은 것을 확인한 나는 은강자동차에 들어갔다. 삼남매가 똑같이 은강 그룹 계열 회사의 공장에 훈련공으로 들어갔다. 돌아간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일을 우리는 시작했다. 우리는 큰 공장 안에서 기계를 돌려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것도, 아직 기술을 익히지 못한 훈련공이었다. 우리는 그 집단 속에서도 최하 계급에 속했다. 어쨌든 우리는 큰 공장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되었고, 집도 공장이 멀지 않은 곳에다 얻을 수 있었다. 신분에 맞게 우리는 빈민굴에서 살았다. 우리가 하는 일은 단순 노동이었다. 영호는 쇠로 만든 손수레에 주물을 넣어 날랐다. 영희는 훈련 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며 작업장으로 이어진 중앙 복도를 청소했다. 나는 승용차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부품들을 날라다주었다. 한 대의 승용차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품으로 만들어졌다. 선참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했다. 조립 라인 사람들은 나를 또 하나의 보조 기계로 보았다. 공장장에게는 노동자 전체가 기계였다. (중략)

영호도 나와 비슷했다. 영호는 연마 일을 하고 싶어 했다. 회전기 가공반에 있는 연마기 이야기를 나에게 하고는 했다. 연마도 고도의 정밀 작업이다. 정밀도 일천 분의 오 밀리미터 이내의 작업을 계속해내는 기계공들 앞에서 영호는 기가 죽었다. 아버지는 너무 힘이 없었다. 두 아들을 공업학교에도 보낼 수 없었다. 아버지의 시대가 아버지를 고문했다. 난장이 아버지는 경제적 고문을 이겨내지 못했다. 공업학교를 나왔다면 우리는 처음부터 기능공으로 일했을 것이다.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나)

21세기의 사회는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변모했다. 이 사회의 주민도 더 이상 ‘복종적 주체’가 아니라 ‘성과주체’라고 불린다. (중략)

생산성의 향상을 위해서 규율의 패러다임은 ‘성과의 패러다임’ 내지 ‘할 수 있음’이라는 긍정의 도식으로 대체된다. 생산성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금지의 부정성은 그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능력의 긍정성은 당위의 부정성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 따라서 사회적 무의식은 당위에서 능력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다. 성과주체는 복종적 주체보다 더 빠르고 더 생산적이다. (중략)

긍정성의 과잉 상태에 아무 대책도 없이 무력하게 내던져져 있는 새로운 인간형은 그 어떤 주권도 지니지 못한다. 우울한 인간은 노동하는 동물로서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물론 타자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그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다. (중략)

성과주체는 노동을 강요하거나 심지어 착취하는 외적인 지배기구에서 자유롭다. 그는 자기 자신의 주인이자 주권자이다. 그는 자기 외에 그 누구에게도 예속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그 점에서 성과주체는 복종적 주체와 구별된다. 그러나 지배기구의 소멸은 자유로 이어지지 않는다. 소멸의 결과는 자유와 강제가 일치하는 상태이다. 그리하여 성과주체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강제하는 자유’ 또는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다. 과다한 노동과 성과는 자기 착취로까지 치닫는다. 자기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에 타자의 착취보다 더 효율적이다. 착취자는 동시에 피착취자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더 이상 분리되지 않는다.

- 한병철, 󰡔피로사회󰡕

* 규율사회: 규율사회는 인간과 사회를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사회로서, 금지, 규율, 강제 등 부정성의 패러다임을 특징으로 한다.

* 성과사회: 성과사회는 개인의 자율적이고 자기완결적인 의사 결정에 의해 유지되는 사회로서, 능력, 자기 주도, 자기 경영 등을 특징으로 한다.

(다)

이른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그는 의자 고행을 했다고 한다.

제일 먼저 출근하여 제일 늦게 퇴근할 때까지

그는 자기 책상 자기 의자에만 앉아 있었으므로

사람들은 그가 서 있는 모습을 여간해서는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중략)

끝없는 수행정진으로 머리는 점점 빠지고 배는 부풀고

커다란 머리와 몸집에 비해 팔다리는 턱없이 가늘어졌으며

오랜 음지의 수행으로 얼굴은 창백해졌지만

그는 매일 상사에게 굽실굽실 108배를 올렸다고 한다.

수행에 너무 지극하게 정진한 나머지

전화를 걸다가 전화기 버튼 대신 계산기를 누르기도 했으며

귀가하다가 지하철 개찰구에 승차권 대신 열쇠를 밀어 넣었다고도 한다.

이미 습관이 모든 행동과 사고를 대신할 만큼

깊은 경지에 들어갔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30년간의 장좌불립(長座不立)’이라고 불렀다 한다.

그리 부르든 말든 그는 전혀 상관치 않고 묵언으로 일관했으며

다만 혹독하다면 혹독할 이 수행을

외부압력에 의해 끝까지 마치지 못할까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나마 지금껏 매달릴 수 있다는 것을 큰 행운으로 여겼다고 한다.

- 김기택, ｢사무원｣

[문제1-1] 제시문 (가)와 (나)는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인간 소외를 언급하고 있다. 두 글에 나타난 소외의 양상을 공통점과 차이점으로 나누어 비교해서 설명하시오. 글의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400(±100)자로 할 것 (25점).

[문제1-2] 제시문 (다)는 인간 소외 현상을 소재로 한 시이다. 이를 제시문 (나)의 ‘성과사회’라는 관점을 적용해서 분석하고,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시오. 글의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400(±100)자로 할 것 (25점).

[문제 2] 다음 제시문을 읽고 아래 문제에 답하시오.

(가)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고 그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추론한다. 이렇게 타인의 행동 원인을 추론하는 과정을 귀인(attribution)이라 한다. 이러한 귀인 과정을 통해 타인 행동에 대한 이해 및 반응이 달라지게 된다. 귀인은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타인 행동에 대해 그 사람의 기질 및 성격과 같은 내적 특성에서 행동의 원인을 찾는 내부귀인과 다른 하나는 외적인 압력 및 사회적 규범과 같은 외적 환경에서 행동의 원인을 찾는 외부귀인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식당에서 컵을 떨어뜨려 깨뜨렸을 때 다른 사람과 부딪쳐서 컵이 깨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외부귀인을 할 수도 있고, 그 사람이 상당히 부주의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깨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내부귀인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 내부귀인과 외부귀인이 모두 가능하지만 사람들은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내적 특성으로 원인을 돌리는 내부귀인을 하는 경향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을 ‘기본적 귀인오류’라고 하는데, 이는 사람들이 타인의 행동의 원인을 귀인 하는 경우에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적 힘을 과소평가하고 그 사람의 성격과 성향의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왜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가에 대해 2가지 설명이 제시되었다.

첫 번째 설명은 전경(figure)-배경(ground) 원리로 설명이 되는데, 사람들은 시각자극에 대해서 인식할 때 중요하고 의미를 가지는 부분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분을 분리하여 인식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인식되는 부분이 전경이며 덜 중요하게 인식되는 부분이 배경이다. 이는 사람이 판단을 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데, 사람들은 중요하게 인식된 전경에서 획득한 정보에 의존하여 판단을 하며 배경으로 인식된 정보에 대해서는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 이를 기본적 귀인오류를 설명하는데 적용시키면, 사람들이 타인과 상호 작용하는 경우에 있어 타인이 보여주는 행동은 전경으로 인식되는 반면 상황은 배경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전경에 주목하게 되고 환경에는 덜 주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타인의 행동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배경인 환경적인 측면은 간과하고 전경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행동을 추론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설명은 타인의 행동에 대해 판단하는 경우 사람들은 최소한의 노력을 들여 판단을 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정보들이 있는 경우에 판단을 하는 데 있어 정보를 처리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탐색하여 판단하기보다는 두드러진 정보에 근거해서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경과 배경이 있는 경우, 전경만을 가지고 정보처리 하는 것이 전경과 배경을 모두 고려하여 정보처리 하는 것보다 인지적 노력을 덜 하게 되어 인지적 부담을 덜 느끼게 된다. 기본적 귀인오류는 이러한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보처리 능력의 한계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배경으로 제시된 환경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인지적인 과부하를 피하기 위해 전경으로 제시되는 사람에게 초점을 두어 인지적 부담감을 줄이는 판단을 보인다는 것이다.

(나)

흔히 동서양의 문화 차를 이야기할 때 동양은 집단주의 문화이며 서양은 개인주의 문화라고 말한다. 개인주의는 서양 문화가 가진 가치로 집단의 정체성보다는 개인의 정체성, 집단의 욕구보다는 개인의 요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집단주의는 동양 문화가 가진 가치로 ‘나’라는 정체성보다는 ‘우리’라는 정체성, 개인의 욕구보다는 집단 지향적 욕구를 강조하는 문화 가치이다. 이러한 문화 간의 차이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결정한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 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서 미국인과 중국인에게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는 장면을 제시하고 이들의 안구운동(eye movement) 패턴을 조사하였다. 이 연구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주목한 정보에 더 오랜 시간 시선을 고정시킨다고 가정하였다. 연구 결과, 서양인들은 전경이 되는 물고기에 초점을 맞추고 더 오래 시선을 고정시키는 반면, 동양인들은 전경이 되는 물고기뿐만 아니라 해초의 종류, 물의 색깔과 같은 배경 정보에도 오랜 시간 시선을 고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

정서는 사람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정서는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흔히 행복, 기쁨과 같은 긍정정서와 슬픔, 불안과 같은 부정정서로 구분된다. 이러한 사람이 경험하는 긍정 및 부정정서의 경험은 사람들이 정보처리를 하고 그 정보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서 일치성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긍정정서를 추구하고 유지하려 하며, 부정정서를 느끼는 경우에 긍정정서를 느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행동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긍정정서를 느낀 사람은 현재의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되기 때문에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에 인지적 노력을 기울여 에너지를 소모하는 행동을 피하는 행동을 나타내는 반면, 부정정서를 경험한 사람은 부정적 정서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기 위해 자신이 경험한 사건에 대해 인지적 에너지가 소모되는 분석적인 사고를 하게 되어 사건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다양한 측면들을 검토하여 판단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라)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무능하다고 보이는 것을 원치 않을 뿐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도 무능하다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실패는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마음인 자존감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실패 상황에서 자신의 자존감 보호를 위해 다양한 전략들을 사용하는데, ‘자기 핸디캡 부여’(self-handicapping)는 이러한 전략들 중 하나이다. 자기 핸디캡 부여는 자존감 보호를 위해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일을 앞두고 미리 실패의 이유를 만들어 놓는 자존감 보호 전략을 말한다. 예를 들어 중요한 시험 당일 친구가 ‘공부 많이 했느냐’고 물어 보는 경우, ‘몸이 아팠다’ 거나 ‘시험범위를 잘 못 알았다’등의 핑계를 대는 행동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에 그 실패의 원인을 자신의 능력과 같은 내부적인 원인보다는 운과 노력 부족과 같은 외부적인 원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성을 보인다. 왜냐하면 실패의 원인을 능력과 같은 내부적인 원인 탓으로 돌리게 되면 자존감의 손상을 야기하는 반면, 실패의 원인을 외부적인 원인 탓으로 돌리게 되면 자존감 손상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

한 심리학자는 학습능력과 약물효과라는 주제로 실험을 실시하였다. 먼저 실험 참가자들을 2개 집단으로 나눈 후, 두 집단에게 서로 다른 사전 설명을 제시하였다. 1집단에는 실험상황에서 간단히 풀 수 있는 쉬운 문제해결 과제가 제시될 것이라고 한 반면, 2집단에는 실험상황에서 다양한 지식이 요구되는 어려운 문제해결 과제가 제시될 것이라는 설명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실제 문제를 풀기 전에 실험참가자들 모두 (1집단, 2집단)에게 두 가지 약물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하게 하였는데, 하나는 집중력을 증가시켜 학습능력을 증가시키는 약물이고 다른 하나는 집중력을 감소시켜 학습능력을 떨어지게 하는 약물이었다. 다음의 그림은 위의 연구를 통해 나타난 실험 결과이다.

[문제 2-1] 제시문 (가)의 기본적 귀인오류 현상을 (나)와 (다)의 관점에서 설명하시오.(단 전경-배경 원리에 기초하여 설명할 것) 글의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500(±100)자로 할 것 (25점)

[문제 2-2] 제시문 (라)를 참고하여, 제시문 (마)의 실험결과의 의미를 해석하시오. 글의 분량은 띄어쓰기 포함하여 300(±100)자로 할 것 (25점).

출제의도 및 문항해설

[문제 1]

1. 출제의도

이 문항은 인문ㆍ사회계열 학생들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통합적, 비판적, 논리적 사고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를 위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한 시사적인 내용의 글과 현대 문학 작품을 자료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자료들의 핵심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당 자료들을 서로 비교하여 비판적으로 이해한 내용을 서술하도록 하였다. 제시된 자료들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경우 무난하게 해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선별하였고, 특별한 전문적 소양을 요구하는 것을 지양하였다.

2. 문항해설

대표적인 한국 문학 작품과 사회학적인 지문을 연결시켜 현대 사회의 특징을 파악하고 비판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하는 문항이다. 제시문 (가)는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일부분으로, 노동자가 기계의 부품으로 전락한 산업사회의 특징으로 인해 소외되는 노동자의 현실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제시문 (나)는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피로사회󰡕의 일부분으로, 능력 위주의 성과사회로 특징지워지는 21세기 현재 발생하는 소외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제시문 (다)는 김기택의 시 ｢사무원｣의일부분으로, 자기착취를 강요당하는 신자유주의사회의 성과주체의 면모를 형상화하고 있는 글이다.

문항은 모두 두 개의 소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번째 문항은 제시문 (가)와 (나)를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도록 하고, 두 번째 문항은 제시문 (나)를 적용하여 제시문 (다)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 문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제시문들이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문제 상황과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3. 채점기준

[문제 2]

1. 출제의도

- 제시문의 내용을 이해하고 글쓴이의 의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하는지를 평가한다.

- 각 제시문의 핵심 주제를 포착하여 서로 다른 제시문들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하는지를 평가한다.

- 제시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특정한 관점에서 추론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2. 문항해설

[2-1]

제시문 (가)에 제시된 기본적 귀인 오류 현상을 제시문 (나)와 (다)에 나타난 두 개의 예시를 적절히 활용하여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를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데 초점이 있다. 제시문 (나)와 (다)를 통해 기본적 귀인 오류 현상을 설명하려면, 먼저 기본적 귀인오류 현상이 배경보다는 전경에 주목하여 나타나는 현상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이러한 가정하에 기본적 귀인 오류에 대한 설명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문화권에 의한 설명은 동양 문화권의 사람들은 전경과 배경 모두에 주목하는 반면 서양문화권의 사람들은 전경에만 주목하는 이유로 전경과 배경에 모두 주목하게 되는 동양 문화권에서 기본적 귀인오류 현상은 덜 나타나게 된다. 둘째, 정서 상태에 의한 설명은 부정적인 정서상태를 회피하고 긍정적인 정서상태를 추구하는 인간의 성향에 비추어 긍정정서 상태에 있는 경우에 긍정적인 정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되므로 인지적 부담이 되는 전경 배경 모두를 탐색하는 행동을 피하고, 전경에만 주목하여 기본적 귀인 오류 현상이 더 잘 나타나게 됨을 제시하면 된다.

[2-2]

문제해결과 약물선택 실험의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자기 핸디캡 부여현상을 적용하여 설명하는 것이 문제 풀이의 초점이다. 실험의 결과를 살펴보면, 실험 참가자들이 과제의 난이도에 따라 약물선택에 있어 상반된 선택을 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이 실패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자존감 보호를 위해 실패의 원인을 자신의 능력과 같은 내부적인 원인보다 환경과 같은 외부적인 원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으로 설명하면 된다.

3. 채점기준

예시답안

[문제 1-1]

(가)와 (나)는 모두 소외를 특정한 사회적 특징과 연결시켜 설명하고 있다. (가)는 산업사회의 특징과 연결되고 (나)는 성과사회의 특징과 연결되어 있다. 두 글은 공통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동이 착취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인간이 노동하는 기계 혹은 도구로 전락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가)에서는 소외를 일으키는 가해자와 소외를 당하는 피해자가 구별된다. 소외는 노동을 착취하는 공장시스템이나 경제적 빈곤, 교육 기회 불균등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반면 (나)에서는 표면상 소외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구별되지 않고, 주체가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된다. 소외는 외적인 지배기구나 특정한 타자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이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가)와 차이가 있다. (431자)

[문제 1-2]

(다)에서 ‘그’는 고행과도 같은 업무 수행을 자처하며 그것이 습관이 되어있다. ‘그’의 행위는 외적인 지배기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소외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일치한다. 또한 ‘그’는 이러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을 행운이라고 여긴다는 점에서 ‘강제하는 자유’에 길들여져 있다. 이런 점에서 ‘그’는 과다한 노동과 성과를 추구하며 자율적으로 자신을 착취하는 (나)의 ‘성과주체’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의식을 가지고 성과사회에서 주어지는 ‘강제하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할 수 있음’이라는 무한한 긍정성 중에서 자신이 할 수 있고 하고자 하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소외를 극복하고 개인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길이다. (425자)

[문제 2-1]

(나)의 관점에서 보면, 동양 문화권에서 서양 문화권 보다 기본적 귀인오류 현상이 덜 발생함을 예측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기본적 귀인 오류가 사람의 행동의 원인을 추론하는 과정에서 전경이 되는 사람의 행동에만 주목하여 배경이 되는 상황에 대한 주의를 덜 기울이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동서양의 문화차이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세상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서양 문화권의 사람들은 전경에 초점을 기울이는 반면 동양 문화권의 사람들은 전경과 배경에 모두 초점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의 관점에서 보면, 부정정서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긍정정서를 경험하는 사람들보다 기본적 귀인오류 현상이 덜 발생함을 예측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기본적 귀인 오류가 정보처리를 하는데 있어 인지적 부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정보처리 시 전경에만 주목하여 판단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부정정서를 경험할 때 인지적 노력을 기울여 정보에 대한 처리를 분석적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부정정서를 경험하는 경우에 전경 뿐 아니라 배경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져 전경 정보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긍정정서 경험과 비교하여 기본적 귀인오류를 덜 범하게 된다. (578자)

[문제 2-2]

제시문 (라)는 사람들이 실패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자존감 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자기 핸디캡 부여를 설명해주고 있다. 제시문 (마)의 학습능력과 약물 효과를 살펴보는 실험에서 쉬운 과제를 부여받는 집단과 어려운 과제를 부여 받은 집단에서 약물 선택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쉬운 과제 집단은 학습 능력을 증진시키는 약물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어려운 과제 집단은 학습 능력을 감소시키는 약물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쉬운 과제 집단에서는 자기 핸디캡 부여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반면 어려운 과제 집단에서는 실패했을 경우 내부적인 원인보다는 외부적인 영향의 탓으로 돌리는 자기 핸디캡 부여 현상 나타남을 의미한다. (355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