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성균관대 기출 논제 및 해설(2교시)

[문제 1] <제시문 1> ∼ <제시문 6>은 민주주의에서 여론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다. 이 제시문들을 서로 다른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하시오.(30점)

<제시문 1>

여론은 특별한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모이고 숙의를 통해 숙성된 의견의 집합체이다. 여론은 민주주의의 결과물이다. 여론은 국가가 개인에게 강요한 의견이 아니며, 경험의 함정에 빠진 우물 안 개구리의 생각도 아니다. 공중이 교육과 정보를 통해 근거 있는 견해를 가질 수 있게 된 이후, 여론은 공적 토론 속에서 형성된다. 그래서 여론에는 전문가 한 명의 견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무게감이 있다. 여론 속에는 한 개인이 아닌 집합체의 힘이 들어 있고,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조율된 지혜가 배어 있으며, 심지어 소수자의 의견을 경청하여 다수결이 폭력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배려마저 담겨 있다. 그래서 여론은 독재자의 총칼보다 힘이 셀 수 있다. 시민혁명은 밀실에서 만들어진 권력자 개인의 힘보다 개인의 의견이 모여 만들어진 공개된 여론의 힘이 더 강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이다.

<제시문 2>

나치 정권의 선전을 담당했던 괴벨스는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대중 매체가 대중을 선동하는 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는 것을 파악하였다. 괴벨스는 라디오를 싼 가격으로 전 국민에게 보급하여 히틀러의 목소리를 계속 방송하고, 히틀러를 우상화함으로써 대중의 인기를 사로잡는 방법을 이용하였다. 히틀러의 연설은 독일 어디에서나 방송되었다. 이와 함께 괴벨스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밝고 유쾌한 음악을 방송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독일이 평화로운 상태에 있다고 믿게 하였다. 제2차 세계 대전 막바지에 히틀러가 암살당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곧바로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히틀러의 격려 연설을 끊임없이 방송하였다. 이러한 선전과 선동 때문에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이 패망할 때까지 독일 국민은 히틀러에 대한 믿음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

<제시문 3>

리프먼은 『유령공중』이라는 책에서 유권자들이 공공문제를 대하는 잠재적인 능력이 있다는 것은 그릇된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문제들의 세부 사항을 잘 모르는 유권자들의 의견을 여론으로 취급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따라서 보통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역설했다. 그들은 사소한 요인들에 의해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는 변덕스러운 존재이다. 리프먼은 ‘공중’의 무력과 무능함을 지적하며, “공중은 연극의 제3막 중간에 도착해 커튼이 채 내려지기도 전에 떠난다. 공중은 그 연극의 주인공과 악한이 누구인지를 겨우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머무를 뿐이다.”라고 말한다. 문명이 발달한 사회라면 그렇게 우연적으로 통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전적 민주주의 이론이 가정하는 공중은 ‘유령’이요 ‘추상’이라는 것이『유령공중』의 주장이었다. 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한 리프만의 신념은 1925년 봄에 일어난 ‘스콥스 사건’으로 인해 더욱 강해졌다. 이 사건은 테네시 주의 교사인 존 스콥스가 주 법을 어기고 다윈의 진화론을 가르쳤다고 하여 법정에 회부되어 온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리프먼은 이 사건이 ‘다수 지배’의 한계를 노출시켰다고 보았다. 테네시 주의 사람들은 다수의 힘을 사용하여 자기 아이들이 진화론을 배우지 못하게 막았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배움이 가능하다는 정신까지도 막아버린 것이다.

<제시문 4>

많은 사람들이 서로 결합하여 하나의 일체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 그들은 공동체의 보존과 전 구성원의 행복에 관련된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 경우 국가의 모든 원동력은 강력하며, 국가의 행위 원칙은 명확하고 광채를 내뿜는다. 이해의 혼란과 모순은 전혀 없다. 공동의 행복은 도처에서 분명히 읽을 수 있고, 상식만 있으면 누구든지 그것을 분별할 수 있다. 평화, 단결, 평등이 있는 곳에는 정치적인 흥정이 설 자리가 없다. 정직하고 단순한 인간은 그 단순함 때문에 쉽게 속지 않는다. 술책과 교묘한 구실로도 그들을 속이지 못한다. 그들은 속을 정도로 교활하지 않다. 누군가 행복하고 정직한 농민의 무리가 떡갈나무 아래 모여 국가의 여러 문제를 결정하고 현명하게 행동하는 것을 본다면, 복잡하고 꾸밈이 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의 모습을 경멸하지 않겠는가? 이처럼 순박하게 다스려지고 있는 국가에서는 최소한의 법률로도 충분하다. 만일 새로운 법률을 공포할 필요가 생기면 누구나 그 법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법률을 최초로 제출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들이 이미 느끼고 있는 일을 입 밖에 내는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남들도 자기와 마찬가지로 생각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각자가 이미 실행하기로 작정한 일을 법률로 정하기 위해서 특별한 술책이나 웅변이 필요하지 않다.

<제시문 5>

우리의 상황을 이런 처지에다 비유해 보세. 이를테면 지하의 동굴 모양을 한 거처에서, 즉 불빛 쪽으로 향해서 입구가 길게 난 넓은 동굴에서 어릴 적부터 사지와 목을 결박당한 상태로 있는 죄수들을 상상해 보게. 그래서 이들은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입구의 반대쪽으로만 보도록 되어있고, 포박 때문에 머리를 입구 쪽으로 돌릴 수가 없다네. 이들의 뒤쪽에서는 위쪽으로 멀리에서 불이 타오르고 있네. 또한 이 불과 죄수들 사이에는 가로로 길이 하나 나 있는데, 이 길을 따라 담이 세워져 있는 걸 상상해 보게. 흡사 인형극을 공연하는 사람들이 죄수들 앞에 쳐진 야트막한 휘장 위로 그림자 인형들을 보여주듯 말일세. 또 상상해 보게. 이 담을 따라 사람들이 온갖 인공의 물품들을, 그리고 돌이나 나무 또는 그 밖의 온갖 재료로 만들어진 인물상들 및 동물상들을 이 담 위로 쳐들고 지나가는 걸 말일세. 또한 이것들을 쳐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서 어떤 이들은 소리를 내나, 어떤 이들은 잠자코 있을 수도 있다네. 그러므로 죄수들이 서로 토론할 경우, 자신들이 벽면에서 보는 것들을 원래의 실물들로 생각하며 의견을 모으지 않겠는가.

<제시문 6>

듀이는 건강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공중의 역할을 강조하며 민주적 공중은 성취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가능한 일이라고 보았다. 듀이는 공동체에 전문가들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에게 맡겨진 역할은 특정한 사회의 문제에 대한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와 사실을 밝혀내고 전달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듀이는 공공의 관심사와 관련하여 민주 사회에서 공중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를 연구하기 위한 지식이나 전문적 기술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자문하고 토론하며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공중은 전문가들이 주는 정보를 평가하고, 전문가들은 공중의 반응과 의사결정에 의존한다. 따라서 공중은 전문가들에게 훈련 받을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전문가 집단이 찾은 정보가 사회의 발전을 위해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판단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주체이다. 결국 근대사회가 야기한 사회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공중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문제 2] <자료 1>은 사람들의 정치적 태도와 정책에 대한 두 가지 여론조사 결과이며, <자료 2>는 실업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과 판단을 보여준다. <자료 1>과 <자료 2>를 해석하고, 이를 토대로 [문제 1]에 나타난 두 가지 입장을 각각 정당화하시오.

<자료 1>

주1) 상관계수 값은 완전 음의 상관(–.0)부터 완전 양의 상관(+1.0) 사이에 걸쳐 있음

위 조사가 실시된 지 한 달 후, 동일한 응답자들에게 안락사와 동성애자 군입대, 그리고 낙태를 각각 허용하는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주2) Y축: 응답자들이 해당 정책 각각에 찬성한 비율(%)

주3) 두 조사 결과의 신뢰도와 타당도는 모두 높다고 가정할 것

<자료 2>

아래 <그림 1>과 <그림 2>는 각 시점에서 한 국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경제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여론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림 1>은 응답자들이 가장 중요한 경제 문제로 실업을 선택한 비율과 실제 실업률을, 그리고 <그림 2>는 여론조사 당시 실제 실업률 수치를 응답자들이 얼마나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그림 1> <그림 2>

주4) <그림 2>에 제시된 수치는 표본기간(1978-2014) 동안 동일하다고 가정할 것

[문제 3] [문제 3] 최근 국민들 사이에 원자력 발전의 장단점에 관한 논의가 활성화되면서, 기존 시설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사람들과 당장 전면 폐기하자는 사람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문제 1]의 두 입장을 모두 활용하여 논술하시오.

출제 의도 및 문항 해설

[문제 1]

∎ 출제 의도

여론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담고 있는 6개의 글들을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 및 잘 알려진 고전들에서 발췌하여 제시하고, 그것들을 두 가지 대립적인 입장들로 분류하고 요약하도록 한 문제이다. 한 입장은 여론이 공중의 민주적 토론과 숙의를 고쳐 형성된 숙고된 판단 혹은 국민의 공통된 이해나 가치를 담고 있는 일반의지라고 보아 참되며 옳은 것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입장은 여론이 무지하고 무책임한 대중의 변덕스런 견해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디어에 의해 쉽게 조작될 수 있는 불합리하고 그릇된 것이라는 평가를 담고 있다. 자료로는 사회문화(지학사 2017), 리프만의『여론』, 루소의『사회계약론』, 플라톤의『국가』등을 사용했다.

수험생들이 여론에 관한 상반된 두 입장이 나타난 6개의 제시문들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분류·요약하는지를 평가함으로써 대학 교과과정의 성공적 이수에 필요한 능력-이해력과 분석력-을 측정하려는 것이 1번 문항의 의도이다. 이런 의도 하에 본 문항에서는 고등학교 사회과 과목들의 내용을 잘 공부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글들을 사회문화 교과서 및 여러 고전들에서 발췌하여 제시하였다. 동시에 본 문항은 수험생들이 각 제시문들에 나타난 여론에 관한 상반된 평가를 얼마나 종합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요약할 수 있는지도 평가하고자 했다.

∎ 문항 해설

민주주의에서 여론의 성격은 고등학교 사회과 교육과정 중에서, 대중문화, 대중매체(미디어) 그리고 법과 정치 분야에 두루 걸쳐있는 이슈로서, 제1문항의 6개 제시문들은 고등학교 공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글들이다. 수험생들이 각 제시문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요약한 후 그것들을 상호보완적으로 통합한다면, 여론의 성격에 대한 두 가지 평가를 비교적 명확히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각 제시문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제시문 1>: 여론은 계몽된 공중의 심의를 거친 숙고된 판단의 결과이다.

<제시문 2>: 여론은 사악한 의도에 의해 쉽게 조작될 수 있는바, 객관적 현실과 큰 괴리가 있다.

<제시문 3>: 여론은 대중의 무지, 무능력 그리고 변덕스러움을 반영한 일관성 없는 다수 의견이다.

<제시문 4>: 여론은 일반의지를 담고 있다. 일반의지는 여론의 반영이다

<제시문 5>: 여론은 실재(실상)에 대한 그릇된 인식 혹은 판단으로, 사악한 정치적 의도에 의해 조작되기 쉽다.

<제시문 6>: 공중은 책임 있는 판단 주체로서, 그들의 의견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 제시문들을 통합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긍정적 평가: <제시문 1>, <제시문 4>, <제시문 6>

여론은 책임있고 계몽된 다수의 토론을 거친 숙고된 판단이거나, 입법의 정당한 근거가 되는 일반의지(=진정한 공동의 이익 혹은 가치)로서 참되며 옳다. 따라서 공동체의 문제는 궁극적으로 다수에 의해 (혹은 민주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2. 부정적 평가: <제시문 2>, <제시문 3>, <제시문 5>

대중의 무지, 무능력 그리고 변덕스러움을 반영하는 여론은 현실(=실재)에 대한 그릇된 인식 혹은 판단으로서, 사악한 의도에 의해 쉽게 조작될 수 있다. 따라서 대중의 여론에 의존하는 민주주의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

∎ 채점 기준

A: 제시문들을 긍정적 평가(<제시문 1>,<제시문 4>,<제시문 6>)와 부정적 평가 <제시문 2>,<제시문3>,<제시문5>)로 정확히 분류하고, 각 입장을 통합적으로 매우 정확하게 요약한 경우

B: 제시문들을 긍정적 평가(<제시문 1>,<제시문 4>,<제시문 6>)와 부정적 평가(<제시문 2>,<제시문3>,<제시문5>)로 정확히 분류하고, 각 입장을 비교적 우수하게(통합성과 효과성의 측면에서) 경우

C: 제시문들을 긍정적 평가(<제시문 1>,<제시문 4>,<제시문 6>)와 부정적 평가(<제시문 2>,<제시문3>,<제시문5>)로 정확히 분류하였지만, 각 입장을 통합적으로 제시하지 못했거나(즉, 각 제시문의 요약을 나열하였거나) 그 내용이 정확하지 않을 경우. 그리고 제시문들을 긍정적 평가(<제시문 1>,<제시문 4>,<제시문6>)와 부정적 평가(<제시문 2>,<제시문3>,<제시문5>)로 정확히 분류하지 못했지만, 각 입장을 통합적으로 정확히 요약한 경우.

D: 제시문들을 긍정적 평가(<제시문 1>,<제시문 4>,<제시문 6>)와 부정적 평가(<제시문 2>,<제시문3>,<제시문5>)로 정확히 분류하지도 못하고, 각 입장을 정확히 요약하지도 못한 경우

E: 제시문들을 긍정적 평가(<제시문 1>,<제시문 4>,<제시문 6>)와 부정적 평가(<제시문 2>,<제시문3>,<제시문5>)로 정확히 분류하지 못하고, 각 입장의 내용과 무관하게 요약한 경우 등.

[문제 2]

∎ 출제 의도

[문제 2]는 설명형 문항으로 수험생들이 [문제 1]의 여론에 대한 서로 다른 두 가지 입장을 보여주는 자료를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 제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각각의 입장을 정당화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 제시 능력을 확인하고자 했다. 문제에 사용한 모든 자료는 출제진이 제작하였다.

∎ 문항 해설

[문제 2]는 두 가지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자료 1>은 사람들의 정치적 태도와 정책 지지와 관련된 서로 다른 시점의 두 가지 여론조사 결과를, 그리고 <자료 2>는 실업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 및 평가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를 실제 실업률과 같이 보여주고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사고가 필요하다. 첫째, 수험생은 두 자료에 제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합리성, 안정성, 허구성, 현실 부합성 등과 같은 관점에서 여론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을 위해서 수험생은 먼저 제시된 표와 그래프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각 사안과 관련하여 형성된 여론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평가 중 하나의 입장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수험생은 이 결정을 토대로 [문제 1]의 두 입장을 나타내는 제시문들을 어떻게 활용하여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할 것인지를 생각하여야 한다.

<자료 1>은 한 달 간격으로 이루어진 두 가지 가상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준다. 첫 번째 조사는 사람들의 정치적 태도(보수 성향, 진보 성향)와 세 가지 쟁점 사안(안락사, 동성애자 군입대, 낙태)에 대한 태도 간의 관계를 상관계수 값으로 제시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이 자료로부터 정치적 태도에서 진보 성향이 강할수록 안락사, 동성애자 군입대, 및 낙태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으며, 정치적 태도와 세 가지 쟁점 사안들에 대한 태도가 정상관의 방향으로 일관되게 연합되어 있음을 추론해내야 한다. 반면에, 첫 번째 조사 실시 한 달 후 동일한 응답자들에게 안락사, 동성애자 군입대, 낙태를 각각 허용하는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을 때는 보수성향 응답자들이나 진보성향 응답자들 모두 첫 번째 조사 결과와 비일관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문제에서 두 조사의 신뢰도와 타당도가 모두 높다고 가정하였으므로, 두 조사 결과의 차이는 조사방법의 문제에 기인한 인공효과라고 추론하기는 어려우며 수험생들은 이 자료로부터 여론의 불안정성과 휘발성을 추론하여 [문제 1]의 <제시문 2>, <제시문 3>, <제시문 5>에 나타난 입장을 정당화해야 한다.

<자료 2>는 한 국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경제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통해 <그림 1>은 실업을 선택한 응답자의 비율과 조사시점에서의 실제 실업률을 그리고 <그림 2>는 응답자들의 실제 실업률 수치에 대한 인식의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정확한 자료의 해석을 위해 수험생은 우선 <그림 1>을 이용해 표본기간 동안 각 시점에서 ‘실제 실업률’과 ‘실업을 가장 중요한 경제문제로 응답하는 사람들의 비율’ 사이에 강한 정(+)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파악해야 한다. 즉 실제 실업률이 높은 경우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현재 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경제문제들 중에 실업이 보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중요한 경제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다음으로 <그림 2>를 이용해 응답자들이 실제 실업률 수준이 높은지 낮은지의 현실 인식정도를 파악하여야 한다. 즉 제시된 자료는 응답자들이 현재 실업률의 수준을 대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하여 수험생들은 <그림 1>과 <그림 2>를 종합적으로 이용하여 개개인들이 실업률의 정확한 수치를 알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의 심각성의 정도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실제 실업률 수준이 변화하는 방향과 대체적으로 일치하고 있음을 설명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이와 같은 자료의 정확한 해석을 바탕으로 [문제 1]의 두 입장 중 여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입장을 정당화시켜야 한다. 즉 [문제 1]의 <제시문 1>, <제시문 4>, 그리고 <제시문 6>에 나타난 바와 같이 여론은 한 개인의 의견이 아닌 의견의 집합체이며 복잡한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도 단순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 여론으로서 실체를 가진다는 논리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여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나타내는 자료라고 해석하면 된다.

∎ 채점 기준

- 채점 포인트

① <자료 1>과 <자료 2>에 나타난 여론에 대한 서로 다른 평가를 정확히 파악하여 제시하였는가?

② 각 자료에서 제시된 표과 그림 등을 종합적으로 이용하여 설명하였는가?

③ 각 자료별로 [문제 1]의 제시문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논리적으로 정당화하였는가?

④ <자료 1>과 <자료 2>에서 제시된 가정에 벗어난 현상이나 논리를 이용하는 경우 오답.

- 채점 등급

A: <자료 1>과 <자료 2>의 해석이 정확하고 자료와 두 입장의 연관성을 제대로 선택하였으며 제시문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정당화 논리가 우수한 답안

B: <자료 1>과 <자료 2>의 해석이 정확하고 자료와 두 입장의 연관성을 제대로 선택하였으나 정당화 논리가 다소 부족한 답안

C: <자료 1>과 <자료 2>의 해석이 정확하고 자료와 두 입장의 연관성을 제대로 선택하였으나 정당한 논리가 미흡한 답안

D: <자료 1>과 <자료 2>의 해석이 정확성이 떨어지나 자료와 두 입장의 연관성을 제대로 파악한 답안 또는 해석은 정확하나 연관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답안

E: <자료 1>과 <자료 2>의 해석이 부정확한 답안

[문제 3]

∎ 출제 의도

[문제 3]은 특정 사회적 이슈를 놓고 사람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문제 1]에 등장한 여론에 관한 두 가지 상이한 입장 및 [문제 2]에 제시된 자료들과 연관 지어 논술하는 문제이다.

∎ 문항 해설

수험생들은 [문제 1]의 제시문들과 [문제 2]의 자료들로부터 ‘여론의 합리성’, ‘진실성’, ‘안정성’ 및 ‘현실 부합성’에 관한 논거와 여론의 ‘비합리성’, ‘허구성’, ‘불안정성’ 및 ‘현실 비부합성’에 관한 논거 그리고 ‘민주주의에서 공중과 여론의 역할’에 관한 논의를 도출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술해야 한다. 객관적으로 오직 하나의 답을 규정하기 어렵고 판단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해당 이슈와 관련된 두 가지 상반된 의견을 평가하고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과 절차를 어떻게 구조화하고 실행할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여론의 역할과 중요성을 어떻게 규정하고 실현할지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 채점 기준

- 채점 포인트

① [문제 1]과 [문제 2]에 나타난 여론에 관한 상이한 견해들과 자료를 [문제 3]의 질문과 적절하게 연결하였는가?

②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론의 합리성’, ‘진실성’, ‘안정성’ 및 ‘현실 부합성’에 관한 논거와 여론의 ‘비합리성’, ‘허구성’, ‘불안정성’ 및 ‘현실 비부합성’에 관한 논거, 그리고 ‘민주주의에서 공중과 여론의 역할’이 충실히 고려되었는가?

③ 위 ②번에 제시된 논거들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논리적으로 진술하였는가?

④ [문제 1]과 [문제 2]에 나타난 견해 및 자료의 범위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의 주장에 대한 추가적인 근거를 적절히 활용할 경우 가점.

- 채점 등급

A: ‘여론의 합리성’, ‘진실성’, ‘안정성’ 및 ‘현실 부합성’에 관한 논거와 여론의 ‘비합리성’, ‘허구성’, ‘불안정성’ 및 ‘현실 비부합성’에 관한 논거를 충실히 기술하고, ‘민주주의에서 공중과 여론의 역할’에 대한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의 견해를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진술한 답안.

B: ‘여론의 합리성’, ‘진실성’, ‘안정성’ 및 ‘현실 부합성’과 여론의 ‘비합리성’, ‘허구성’, ‘불안정성’ 및 ‘현실 비부합성’ 그리고 ‘민주주의에서 공중과 여론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충실히 기술하였으나, 이러한 추론근거들이 문제 해결책에 관한 자신의 견해에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한 답안

C: ‘여론의 합리성’, ‘진실성’, ‘안정성’ 및 ‘현실 부합성’과 여론의 ‘비합리성’, ‘허구성’, ‘불안정성’ 및 ‘현실 비부합성’ 그리고 ‘민주주의에서 공중과 여론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일부 기술하였으나 그 내용이 다소 불충분하고, 이러한 추론근거들이 문제 해결책에 관한 자신의 견해에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답안

D: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론의 합리성’, ‘진실성’, ‘안정성’ 및 ‘현실 부합성’과 여론의 ‘비합리성’, ‘허구성’, ‘불안정성’ 및 ‘현실 비부합성’ 그리고 ‘민주주의에서 공중과 여론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연결 지어 기술하였으나 그 내용이 매우 불충분하고, 이러한 추론근거들이 문제 해결책에 관한 자신의 견해에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답안

E: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론의 합리성’, ‘진실성’, ‘안정성’ 및 ‘현실 부합성’과 여론의 ‘비합리성’, ‘허구성’, ‘불안정성’ 및 ‘현실 비부합성’ 그리고 ‘민주주의에서 공중과 여론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거의 연결 짓지 못하고 문제 해결책에 관한 자신의 견해도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답안

∎ 예시 답안

[문제 1]

- 긍정적 평가: <제시문 1>, <제시문 4>, <제시문 6>

여론은 책임 있고 계몽된 다수의 토론을 거친 숙고된 판단 혹은 일반의지로서 참되고(객관적 사실을 반영하고) 옳다(합리적이다).

- 부정적 평가: <제시문 2>, <제시문 3>, <제시문 5>

대중의 무지, 무능력 그리고 변덕스러움을 반영하는 여론은 현실(=실재)에 대한 그릇된 인식 혹은 판단으로서, 사악한 의도에 의해 쉽게 조작될 수 있다.

[답안 예시]

제시문 1, 4, 6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론의 기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제시문 2, 3, 5는 여론의 기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제시문 1, 4, 6은 여론을 사회 구성원들의 숙의를 통해 완성된 의견으로 정의하며, 구성원들의 지혜와 배려가 담긴 민주주의의 산물로서 여론이 지닌 권위를 인정한다.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은 의지와 분별력이 갖추어진 이들이기에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의사 결정에 참여해야 하고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들 제시문은 모두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그들의 숙고된 판단에 의해 형성된 여론을 중요하게 인식한다.

반면에 제시문 2, 3, 5는 선전과 선동에 의해 조작되는 여론의 취약한 속성을 강조한다. 대중은 무능하고 변덕스러우며 편협한 관점에 사로잡혀 현실을 그릇되게 인식한다. 따라서 사회 문제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중의 여론에 의존하는 태도를 경계하는 입장이다. 결국 이들 제시문은 모두 사회 구성원의 역할을 신뢰하지 않고, 여론 역시 현실에 대한 그릇된 판단으로 인해 조작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인식한다.

[문제 2]

<자료 1>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달 간격으로 이루어진 두 가지 여론 조사 결과가 비일관된 흐름을 보여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첫 번째 조사에서 안락사, 동성애자 군입대, 낙태 문제와 같은 사회 현안과 사람들의 정치적 태도 간의 상관계수 값이 각각 0.80, 0.82, 0.86으로 일정하다는 점은, 진보적인 사회 구성원들이 각 현안들에 대해 지닌 태도가 정상관의 방향으로 일관되게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한 달 이후에 실시한 조사에서 동일한 응답자들에게 동일한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을 때 보수 성향 집단과 진보 성향 집단의 반응이 모두 비일관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안락사 문제에 대해서 보수 성향 집단이 진보 성향 집단보다 5% 정도 높은 찬성률을 보이고 있고, 낙태 문제에 대해서도 두 집단의 찬성률이 35%로 동일하게 나타난다. 결국 <자료 1>은 제시문 2, 3, 5에서 언급했듯이 여론이 지닌 불안정성, 비합리성, 비일관성을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무지하고 변덕스러운 사회 구성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 그들에 의해 형성된 여론 역시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뒷받침한다.

<자료 2>는 국가가 직면한 경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 조사 자료이다. <그림 1>은 시대의 실업률의 변화 양상과, 실업을 국가적인 문제로 지적한 응답률의 변화 양상이 거의 일치함을 보여준다. 이것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여론의 기능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림 2>에서도 실업률의 수치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의 비율이 24%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업률 수치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구성원들이 72%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들이 모두 실업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점은 그만큼 공동체의 복잡한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갖춰지지 않더라도 그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여론이라는 사실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자료 2>는 제시문 1, 4, 6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회 구성원들을 신뢰하고, 그들에 의해 형성된 여론을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을 뒷받침한다.

[문제 3]

원자력 발전의 지속 여부는 국내 산업과 경제는 물론, 국민의 가계 및 일상생활과 긴밀한 관련이 있으며, 무엇보다 국민의 생존과 국가의 안전과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 전체의 의견을 모아 올바른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론이 올바르게 형성되어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과학 기술이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 국민 개개인의 지식에 한계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일수록 정부는 국민이 주권자로서 책임을 가지고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전문가들의 정보를 모아 국민들에게 충분히 제공하고 토론과 숙의를 할 수 있도록 하여, 공동체 보존과 구성원의 행복을 추구하는 분명한 일반의지로서 정책이 집행되어야만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쉽고 빠른 길을 찾아 충분한 여론 형성 과정 없이 주민 투표로만 결정한다면 다수의 섣부른 판단이 충분한 검토 없이 정책화될 수 있으며, 전문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위해 소수의 전문가의 의견대로 결정할 경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질 수 없게 된다. 어느 쪽이든 정책 집행을 위해 필요한 힘이 실리지 못하며, 사회적 논란과 불필요한 갈등만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

대중을 동굴에 매인 죄수들처럼 세계의 진실을 파악할 수 없는 존재로 보는 것은 교육과 계몽의 힘을 무시하고 대중의 지적 능력을 폄하하는 견해일 것이다. 그러나 여론이 특정 집단의 선동과 조작에 흔들릴 수 있다거나 유권자들이 공공문제에 대해 변덕스럽고 일관성 없는 의견을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은 유념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문제점은 여론 자체의 근본적인 결점이라기보다는 여론 형성 과정에서 특정 집단의 선동과 조작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거나, 대중이 사안의 중대성을 알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관심을 환기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으로, 정부가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원자력 발전의 존치 문제는 기업과 산업체, 학계, 원전 주변 주민, 일반 국민 등 다양한 집단의 이해가 서로 엇갈리며, 일반 국민의 경우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전문적인 요소들로 인해 관심을 잃거나 오해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정부는 올바른 여론을 바탕으로 가장 바람직한 정책이 책임감 있게 집행될 수 있도록 언론을 통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과 객관적인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공론의 장을 활성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