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1] (800~1,000자)

[가]~[라]를 각각 요약한 후 논점을 분류하여, 이를 바탕으로 [마]와 [바]의 입장들을 비판하시오.

[가]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가정, 학교, 사회로부터 무엇이 좋고 무엇은 좋지 않으며, 어떤 행동은 칭찬받을 만한 것이라는 것을 배운다. 때로는 실제로 좋은 일, 칭찬받을 만한 일을 봄으로써 그것들을 배우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생명의 존엄성’, ‘다수의 행복’ 등과 같은 가치를 배우는 것이다. 이 과정은 당연히 믿음, 관습 등에 크게 좌우되는데, 이런 것들은 만고불변의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한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와 현대는 분명히 서로 다른 믿음, 관습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처럼 조선시대와 다른 현대의 믿음, 관습에 바로 과학의 개념과 이론, 그리고 그것들의 변화가 영향을 준 것이다. 조선시대 이후 받아들인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나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프로이드 심리학 같은 것들이 현대 우리의 합리적 가치관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 김영식,『과학, 인문학 그리고 대학』재구성

[나] 과학은 자신의 우선순위를 스스로 정할 수 없다. 자신이 발견한 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할 능력도 없다. 순수한 과학적 견지에서 본다면, 가령 늘어난 유전학 지식을 가지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치 않다. 그 지식을 암 치료에 이용해야 할까, 유전자 조작 슈퍼맨을 만드는 데 써야 할까, 아니면 슈퍼 사이즈 젖통이 달린 유전자 조작 젖소를 만드는 데 써야 할까? 자유주의 정부, 공산 정부, 나치 정부, 자본주의 기업은 동일한 공학적 발견을 완전히 다른 용도로 이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어떤 용도를 다른 용도보다 선호할 과학적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 유발 하라리,『사피엔스』

[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와 프리메이슨 비밀결사단원이 함께 교회형태 및 국가형태 또는 종교사에 대한 강의를 들을 경우, 도대체 어떻게 그들이 이 주제들에 대해서 똑같은 가치평가를 내리도록 설득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전적으로 불가능합니다. (…) 그렇다면 학문의 성과는 아래와 같은 사람, 즉 실증적 사실 그 자체는 아무래도 상관없고 실천적 입장만이 중요한 사람에게는 결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선 한 가지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유능한 교수라면, 그의 첫 번째 임무는 학생들에게 그들 자신의 가치입장의 정당화에는 불리한 사실들, 즉 학생의 당파적 견해에 비추어볼 때 학생 자신에게 불리한 그런 사실들을 인정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입니다. 모든 당파적 견해에는, 예를 들면 나의 견해도 포함해서, 이 견해에 극도로 불리한 사실들이 있습니다. 만약 대학 교수가 그의 수강자들을 그것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한다면, 그는 단순한 지적 업적 그 이상을 행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너무나 소박하고 당연한 일에 대한 표현치고는 어쩌면 너무 장중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감히 그것을 ‘도덕적 업적’이라고까지 부르고 싶습니다.

- 막스 베버,『직업으로서의 학문』

[라] 불치병에 걸려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의 경우를 들어보자. 이 환자에게 모르핀을 다량 주사하면 통증을 느끼지 않으면서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은 과학지식이다. 그러나 이 과학지식이 곧 이 환자를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주지는 않는다. 또 다른 과학지식은 다른 치료법을 사용하면 통증은 점점 심해지지만 생명은 얼마간 더 연장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가 있다. 이때 이 두 방법 중 어느 것을 택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위의 두 가지 과학지식은 아무런 결론도 내려주지 못한다. 생명의 연장과 고통의 제거 두 가지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하는 것은 과학이 (이 경우에는 의사가) 아니라 결국은 인간이 (즉, 환자 자신 또는 가족이) 내려야 할 결정인 것이다.

- 김영식,『과학, 인문학 그리고 대학』

[마] 과학이 전문적인 학문 분야가 되기 시작하였을 때 사람들은 과학을 통한 자연 현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기존의 불합리한 사고와 편견을 없애고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사고는 특히 인간 이성을 강조한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아 인류의 무한한 진보를 추구하는 근거가 되었다. 계몽주의는 무지한 인간이 성숙한 이성을 통해 편견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인간 이성의 힘이 강조되는 이 시기를 거치면서 과학의 탐구는 자연에 대한 합리적 이해를 넘어 자연에 대한 통제와 조작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힘으로 자리 잡았다. (…) 베이컨의 지적처럼 과학지식은 힘이며 인간의 힘은 실제로 커질 것이다. 우리는 자연을 통제하게 될 것이다. 이 세계에서 인간은 자신의 상황을 더욱 편안하고 안락하게 만들 것이며 이 땅에서 더욱더 오래 살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은 날마다 더 행복해지고 우리가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영광스럽고 무궁한 행복을 누릴 것이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교과서

[바]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인간의 주체성을 약화시키고 비인간화시킨다. 과학은 원래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오히려 인간이 과학 기술에 종속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휴대 전화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나 생산 현장에서 인간을 기계의 부품처럼 여기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둘째, 인권 및 사생활을 침해한다. 정보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개인 정보 유출, 사이버 모욕 및 폭력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위치 추적 시스템, 감시 카메라 등을 이용해 사람들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전자 ‘판옵티콘’ 사회가 도래할 위험이 있다. 셋째,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한다. 생명 과학을 연구할 때 생명체를 대상으로 실험하다 보면 생명을 수단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또한 과학 기술의 발전은 장기 이식, 낙태, 안락사, 생명 복제 등과 같은 새로운 생명 윤리 문제를 낳기도 한다. 넷째, 환경 문제를 심화시킨다. 과학 기술로 자연환경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자원 고갈, 기후 변화, 생태계 파괴 등 심각한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 판옵티콘 : 벤담이 제안한 원형감옥으로 푸코는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컴퓨터 통신망과 데이터베이스를 판옵티콘에 비유하였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교과서

[문제 2] (800~1,000자)

[가]에서 제기된 문제의 원인을 [나]와 [다]를 바탕으로 진단하고,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라]~[바]를 활용하여 논술하시오.

[가] 나치가 유대인 인종청소를 결정했을 때, 그들의 시각에서 보면 유대인을 마구 죽이는 것은 그른 일이 아니었습니다. 완벽하게 올바른 일이었죠. 유대인은 ‘저쪽’에 속해 있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사람은 혐오감이나 증오심 같은 강하고 격렬한 마음을 일으키며 자신과 저쪽을 구분합니다. 상상력으로부터 최악의 것을 끌어내기 위해 저쪽을 기생충이나 해충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일단 이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반감이 생겨 저쪽을 마구 죽이는 일을 완벽하게 정당화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도덕성의 보편성이 나타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떤 공격 행위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 주면서 관련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모두 어느 쪽이 나쁜가에 대해 의견이 일치할 것입니다. 달리 말해 도덕적 딜레마를 설정하고는 당사자에 대해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으면, 그러니까 누가 어느 집단에 속하고 속하지 않는가의 구분을 제거해버리면 옳고 그름에 대해 광범위한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연구해보니 그렇더군요. 그런데 편가르기라는 요소를 집어넣으면 반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마크 하우저에롤 모리스,『윤리』

[나] 사회 집단은 개인이 특정 집단에 소속되어 있으며 소속감을 느끼고 있는가에 따라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구분된다. 내집단은 개인이 소속되어 있으며 소속감을 느끼고 있는 집단이다. 내집단 구성원들은 ‘우리’라는 강한 동질감을 갖고 서로에 대해 동료애와 유대감을 가진다. 이와 달리 개인이 소속되어 있지 않으며 소속감이 없는 집단이 외집단이다. 외집단은 우리와는 다른 타자들의 집단으로 여겨지며 종종 경쟁이나 적대감의 대상이 된다. (…)

내집단에 대한 강한 정체감은 구성원의 결속력을 강화하여 집단을 발전시키고 위기를 극복하는 원천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외집단에 대한 부정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로 이어져 사회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 특히 내집단이 권력을 가질 경우, 이를 바탕으로 다른 외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다른 집단과의 분리나 긴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사회ㆍ문화』교과서

[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때 자기 자신의 이익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익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신의 이익보다 다른 사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사람들은 도덕적이다. 사람들은 본래 동정심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 그러나 사회 집단은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어렵다. 모든 사회 집단은 집단을 형성하는 개인이 그들의 개인적인 관계에서 나타내는 것에 비하여 충동을 견제하고 극복할 만한 이성이 적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릴 능력도 적으므로 끝없는 이기심을 보인다.

사회 집단이 개인보다 비도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자연적 충동을 억제할 만큼 강력한 합리적 사회 세력을 만드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적 이기심은 개별적으로는 점잖게 나타나지만 집단적 이기심으로 나타날 때에는 더욱 이기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왜냐하면, 개인들의 이기적 충동은 개별적으로 나타날 때보다 하나의 공통된 충동으로 결합하여 나타날 때 더욱 생생하게, 그리고 더욱 누적되어 표출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교과서

[라] 자신이 속한 사회의 속성과 행위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는 것은 어렵고 불편한 일이다.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은폐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고, 불편한 이유는 그 답이 추악할 뿐만 아니라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진실은 우리의 행동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이는 쉽지 않은 선택이며 더러는 상당한 개인적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쉬운 길도 있다. 권력의 요구에 순응하고 질문 자체를 피하며 지배계층이 주입하는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 데이비드 콕스웰,『만만한 노엄 촘스키』

[마] 한 청년이 있었다. 그의 형은 1940년 독일군이 침공했을 때 죽었다. 형의 원수를 갚고 싶지만 함께 사는 어머니가 걱정이다. (…) 청년은 선택을 해야 했다. “어머니를 포기하느냐, 어머니 곁에 머물면서 생활을 돕느냐?” 하나는 한 개인만을 위한 행동이요, 다른 하나는 국가 전체를 위한 행동이다. 그는 두 가지 종류의 도덕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공감에서 오는 도덕, 즉 한 개인에 대한 헌신이며, 또 한편으로는 더 광대하나 효과성이 의심스러운 도덕이다. 그는 선택을 해야 하는데, 누가 그 선택을 도울 수 있을까? (…) 그 청년이 나에게 조언을 요구한다면 나는 단 하나의 대답밖에는 할 수 없다. “당신은 자유요, 선택하시오. 다시 말하면 창조하시오. 당신이 할 바를 지시하는 어떠한 것도 존재할 수 없소. 세상에는 아무런 표적도 없다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교과서 재구성

[바] 대중은 새로운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는데 이는 ‘집단 지성’이라는 말로 설명 가능하다. 위키 백과의 정의에 따르면 이 말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의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해 얻게 되는 지적 능력의 결과로 얻어진 집단적 능력”을 뜻한다. (…) 거기에는 사회를 구원할 거대 메시아 담론이 존재하지 않으며, 각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재의 자유를 향유하고 마음껏 세상과 소통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일한 구호도 존재하지 않고 모든 것이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이 속에서 현재의 거대 담론을 극복할 새로운 담론이 태어난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것은 현재 사회의 핵심 모순을 극복할 대안을 담고 있다. (…) 이에 대해 프랑스의 미디어 철학자 피에르 레비는 지속적으로 재평가되고 실시간으로 조정되는 지식의 공간에서 구성원들이 맺는 관계에 집단 지성의 요체가 있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이런 관계는 직접 민주주의의 담론을 형성하게 해주고 타인과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꾸어주며 이질적인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 이성재,『지식인』

출제 의도 및 문항 해설

[문제 1]

1. 출제 의도

․ 이 문항은 고등학교 <사회>,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과목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그러한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의 구분을 생각해 볼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출제되었다.

․ 사회의 갈등은 대체로 사실에 대한 갈등과 가치에 대한 갈등으로 나뉠 수 있는데, 전자는 사실에 대한 검증을 통해, 후자는 다양한 가치들의 중요성을 정하는 것으로 그 해소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회갈등의 해소를 위해 먼저 사실과 가치의 명확한 구분뿐만 아니라, 사실이 가치에 대해 갖는 영향을 생각해 봄으로써, 현대 사회에서 사실의 주요 제공원이라 할 수 있는 과학의 위상, 성격, 기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 이 문항은 우선, 각 제시문을 통해 사실판단(과학지식)과 가치판단(윤리)을 구분한 후, 그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 다음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의 차이로부터 발생하는 사회갈등을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살펴보고, 더 나아가 과학만능주의나 과학혐오주의의 극단적 입장에 대해, 바람직한 태도를 취할 수 있는지 비판적으로 사고해보아야 한다.

․ 제시문 [가]는 일반적으로 개인이 성장하면서 어떻게 가치관을 형성하고 정립하게 되는지, 그리고 과학도 그러한 개인의 가치관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되는지를 말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과학적 지식은 가치와 서로 독립적이라는 것을 제시한다. 제시문 [다]는 특정 가치와 입장을 정당화하는 과정에 특히 불리한 사실들이 있음을 인정해야 도덕적임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 [라]는 과학적 지식 그 자체는 인간의 가치 판단과 의사 결정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고 독립적임을 말하고 있다. 제시문 [마]는 과학의 발달이 인류의 무한한 진보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을, 제시문 [바]는 과학의 발전에 따라 인류는 몇 가지 리적 쟁점에 직면하게 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 제시문 [가]와 [다]는 사실이 가치의 영역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면에서 서로 묶이고, 제시문 [나]와 제시문 [라]는 가치와 사실이 상호 독립된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서로 묶인다. 가치와 사실 간의 객관적 입장 아래에서 과학지식 즉 사실이 가치문제까지를 해결한다는 제시문 [마]와 과학지식은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제시문 [바]는 각각 과학만능주의와 과학혐오주의라는 극단적 입장을 나타낸다. 우리는 과학만능주의에 대해서는 사실과 가치의 독립성을 나타내는 제시문 [나]와 [라]의 입장으로, 과학혐오주의에 대해서는 사실이 가치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제시문 [가]와 [다]는 물론이고, 가치와 사실의 독립성을 나타내는 제시문 [나]와 [라]의 입장으로도 비판할 수 있다.

2. 문항 해설

<위원회 자체 평가 의견>

⚫ 1번 문항은 고등학교 <사회> 과목에서 다루는 사회문화 현상을 바라보는 이론과 다양한 문화 요소 및 문화의 기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활과 윤리> 과목에서 다루는 과학과 가치에 대한 논점을 분류하여, <독서와 문법> 영역의 성취 기준인 ‘특정한 주제에 대한 여러 관점의 글을 읽고 내용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논제이다. 다시 말해, <사회>, <생활과 윤리>의 ‘사실과 가치의 의미’, ‘과학기술과 윤리’라는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제시문 [가]~[라]를 요약하고 논점을 분류한 후, 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제시문 [마], [바]를 비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제시문 [가]는 과학의 개념과 이론이 우리의 합리적 가치관에 영향을 주었다는 내용으로, 제시문 [나]는 과학이 자신의 우선순위와 용도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닌 가치중립적이라는 내용으로, 제시문 [다]는 학문적 성과나 실증적 사실이 사람들의 태도 및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제시문 [라]는 선택의 상황에서 과학은 가치를 결정해 주지 못한다는 내용으로 각각 요약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라]에 제시되어 있는 핵심개념들을 도출해 내고 논점을 짝지어 분류하는 과정은 고등학교 <독서와 문법>의 성취기준 ‘동일한 화제나 주제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고 내용을 비교할 수 있다.’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학생들은 과학 또는 사실이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논점의 제시문 [가], [다]와 과학 또는 과학 지식이 가치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논점의 제시문 [나], [라]를 어려움 없이 분류해 낼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 제시문 [가]와 [라]에 사용된 김영식의 글『과학, 인문학 그리고 대학』은 <사회> 과목에서 직접 언급되는 ‘개인의 가치에 대한 사회의 영향’, ‘과학 발전이 우리의 가치관에 주는 영향’ 등과 관련되어 있으며, <생활과 윤리> 과목의 ‘과학의 가치중립성’ 또는 ‘과학과 가치의 독립’과도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제시문 [나]의 유발 하라리의『사피엔스』는 <생활과 윤리>의 ‘과학 기술과 윤리’ 성취기준과 관련되어 있으며, 제시문 [다]의 막스 베버의『직업으로서의 학문』은 <사회>의 ‘사실과 가치’를 다루는 성취기준과 관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제시문 [마], [바]는 <생활과 윤리> 교과서에서 가져온 것이다.

⚫ 이처럼 1번 문항은 ‘과학과 가치의 관계’를 중심으로 고등학교 <사회>, <생활과 윤리>, <독서와 문법>,<국어Ⅰ>, <윤리와 사상> 과목의 성취기준 및 교과서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출제되었다. 핵심 개념 및 용어가 교육과정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고 제시문 또한 개념간의 관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길러진 독해력을 바탕으로 종합적 사고를 통해 논점을 분류하고 비판하는 연습을 해 온 학습자라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으리라 여겨진다.

<출제 검토 교사 의견>

⚫ 1번 문항은 문제 및 제시문 전체가 <사회>, <생활과 윤리>, <국어Ⅰ>, <윤리와 사상> 과목의 성취기준과 직접 또는 연계되어 출제되었다. 이 문제는 가치중립적인 과학기술이 그것을 활용하는 개인이나 사회의 논리에 따라 가치 함축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에 주목하여, 과학적 사실과 가치에 관한 두 가지 논점을 중심으로 과학만능주의와 과학혐오주의를 비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섯 개의 제시문 중에서 [마], [바]는 고등학교 교과서의 원문을 발췌하여 제시하였고, 교과서 밖에서 가져온 나머지 제시문 넷 중 [가], [라]는 원문을 조정하여 발췌하였고 [나], [다]는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여 제시하였다. 제시문 [가]~[라]는 교과서 밖에서 지문을 가져왔으나 가치의 의미, 개인의 가치에 대한 사회의 영향, 과학의 발전이 우리의 가치관에 주는 영향 등은 고등학교 <사회> 과목에서 직접 언급될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교육과정 전반에서 다루어지는 것이므로 학생들에게 낯선 내용은 아니다. 또한 지문의 핵심적인 내용이 비교적 쉬운 표현들과 짧은 문장들 속에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으므로 <국어> 및 <독서와 문법> 등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성실하게 이수한 학생이라면 제시문을 충분히 독해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자문위원 평가 의견>

⚫ 1번 문항은 자문교사 100%가 교육과정 범위에 해당하며 교육과정 수준에 적정하다고 응답하였다. 제시문 [가]~[바]에 대해서도 자문교사 100%가 교육과정 범위에 해당하며 교육과정 수준에 적정하다고 답하였다.

⚫ 과학 지식과 인간의 관계를 기준으로 제시문을 분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마], [바]의 입장들을 비판하도록 한 이 문항에 대해 자문교사들은 ‘사실과 가치’, ‘과학과 윤리’, ‘가치중립주의’, ‘과학만능주의’, ‘과학혐오주의’ 등의 개념은 고등학교 <사회>, <생활과 윤리> 과목에서 충분히 학습한 내용이어서 학교 수업 과정을 충실히 수행한 학생이라면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평가하였다. 다만, 비판의 기반이 되는 제시문 [가]~[라]가 모두 교과서 밖 지문으로 구성되어 있어 생소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특히 제시문 [다]의 막스 베버의 글은 ‘과학’이라는 핵심어가 직접 드러나지 않고 있어 독해력이 요구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제시문 [마]와 [바]는 서술 방식이 다르고 주장하는 내용의 개수도 달라서 비판을 위해 논점의 명확한 분류를 위한 충분한 독해 시간이 필요했을 것으로 평가하였다.

⚫ 결론적으로, 교과서 밖 제시문의 비율이 높아 독해 과정에 집중력이 요구되기는 하나,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교육과정 속에서 배웠던 일반적인 주제들에 해당하므로 논제의 요구 사항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평가된다.

3. 채점 기준 [배점 : 320점]

1. 제시문 [가]~[라]의 논점을 근거로 적절히 요약하였는가?

․ 사실과 가치라는 표현대신에 과학과 윤리(도덕)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도 있다.

2. 제시문 [가]~[라]를 잘 분류하였는가?

․ 제시문 [가]~[라]의 내용을 가치와 사실이 독립적이라는 논지의 제시문 [나], [라]와 사실이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제시문 [가], [다]의 두 가지로 적절히 분류하여야 한다.

3. 제시문 [마]와 [바]의 대조적 입장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비판하였는가?

․ 제시문 [마]를 사실이 가치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다는 과학만능주의의 제시문 [마]와 사실은 부정적 가치를 생산한다는 과학혐오주의의 제시문 [바]의 극단주의로 이해하고, 이것을 제시문 [나], [라]와 [가], [다]의 두 가지 논지를 통해 비판하였는가?

․ 과학만능주의인 제시문 [마]에 대해서는 과학의 몰가치성 혹은 가치중립성을 주장하는 제시문 [나], [라]의 논지로 비판할 수 있으나, 과학혐오주의 혹은 과학비관주의인 제시문 [바]에 대해서는 사실이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제시문 [가], [다]는 물론이고, 과학의 가치중립성을 주장하는 제시문 [나], [라]도 사용해서 비판할 수 있다.

․ 제시문 [바]는 사실이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제시문 [가], [다]와 유사한 주장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나, 제시문 [바]가 사실의 가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주장하는 데에 반해, 제시문 [가], [다]는 사실의 가치에 대한 긍정적 영향을 주장하는 데에서 차이가 있다.

<유의사항>

․ 하나의 문제라도 답안지를 백지로 제출한 경우 과락 처리함.

․ 문제 번호와 답안을 바꿔 작성한 경우 과락 처리함.

․ 검은색 이외의 색깔 펜을 사용한 경우 과락 처리함.

․ 답안이나 답안지 여백에 문제와 관계없는 불필요한 낙서나 이와 유사한 표식이 있는 경우 또는 답안 내용 중 확연히 수험생 본인을 식별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 경우 과락 처리함.

[문제 2]

1. 출제 의도

․ 이 문항은 고등학교 <사회ㆍ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과목에서 다루고 있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중심으로, 개인과 사회의 도덕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의 가능성을 평가하고자 출제되었다.

․ 제시문 [가]는 마크 하우저와 에롤 모리스가 윤리를 주제로 토론한 내용에서 발췌한 것으로, 나치의 유대인 인종청소의 사례를 들며 개인의 도덕적 판단이 편가르기 요인이 개입하여 변질되고, 나아가 비도덕적집단이 출현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내집단과 외집단의 구분을 소개하고, 내집단의 장점과 단점을 지적하고 있다. 내집단의 단점, 즉 외집단에 대한 부정적․배타적 태도, 외집단에 대한 차별 등의 개념이 중요하다. 제시문 [다]는 도덕성에서 개인과 집단이 구별됨을 지적하고 있다. 논술과 관련하여 집단은 몰이성적이고 이기적인 특성을 지니며 이러한 점을 개선할 수 있는 사회적 세력이 형성되기 어렵다는 점 등이 중요하게 파악된다. 제시문 [라]는 사회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사회를 감시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개선하기 위한 개인의 선택, 희생, 행동 등을 역설한다. 제시문 [마]는 개인의 행위를 지시하는 보편적 도덕을 거부하고 개인의 자유, 선택, 창조를 강조하고 있다. 제시문 [바]는 사회 모순을 극복할 대안을 제시할 수 있고,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집단 지성에 주목하고 있다.

․ 이 문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 제시문 [가]를 분석적으로 독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나]~[바]와 유기적으로 관계되는 문제를 제시하는 사고력 측정

- 제시문 [나]와 [다]를 토대로 제시문 [가]를 통해 제시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논술하는 능력 측정

- 제시문 [나]와 [다]의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 측정

- 제시문 [라]~[바]를 활용해 제시문 [가]를 통해 제시한 문제의 해소 방안을 논술하는 능력 측정

- 제시문 [라]~[바]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 측정

2. 문항 해설

<위원회 자체 평가 의견>

⚫ 2번 문항은 고등학교 <사회ㆍ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과목에서 다루는 ‘개인과 사회구조’, ‘사회 집단’, ‘내집단과 외집단’ 등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독서와 문법>, <국어Ⅰ>의 성취기준인 ‘다양한 매체에서 얻은 정보를 작문 상황에 맞게 조직하여 통일성과 응집성을 갖춘 글’을 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논제이다. 다시 말해, 제시문 [가]에서 개인의 도덕성이 집단의 편가르기에 의해 왜곡되고 이로 인해 비도덕적인 집단이 출현할 수 있다. 문제를 파악하고, 그 원인을 제시문 [나]와 [다]에 나타난 ‘사회 집단’의 특성을 바탕으로 진단한 후, 문제의 해소 방안을 제시문 [라]~[바]를 활용하여 논술하는 문제이다.

⚫ 제시문 [가]는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 및 상대 집단에 대한 악행의 정당화를 다룬 글로 고등학교 <사회ㆍ문화>의 ‘사회 집단’, <생활과 윤리>의 ‘사회 윤리’, <윤리와 사상>의 ‘국가와 윤리’ 성취 기준과 연계하여 마크하우저에롤 모리스의「윤리」에서 발췌한 글이다. 제시문 [나]는 특정 집단에 대한 개인의 소속감을 기준으로 한 내집단과 외집단의 속성을 다룬 글로 <사회문화> 교과서를 그대로 발췌한 글이다. 제시문 [다]는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 집단에 관한 글로 <생활과 윤리> 교과서에 실린 글을 그대로 발췌한 것이다. 제시문 [라]는 개인이 자신이 속한 사회의 속성과 진실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삼은 글로, <생활과 윤리>의 ‘사회 윤리’ 성취기준과 관련된 내용을 데이비드 콕스웰의『만만한 노엄 촘스키』에서 발췌한 글이다. 제시문 [마]는 선택의 상황에서 ‘자유’를 바탕으로 한 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한 글로 <윤리와 사상>의 ‘실존주의 윤리’ 성취 기준과 연계된 교과서 글을 재구성한 것이다. 제시문 [바]는 개인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세상과 소통하는 ‘집단 지성’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현재의 거대 담론과 모순을 극복할 대안을 담고 있다는 내용으로 <사회ㆍ문화>의 ‘사회 집단’, <윤리와 사상>의 ‘개인과 자율’ 성취기준과 연계된 이성재의 『지식인』에서 발췌한 글이다.

⚫ 2번 문항의 핵심 개념인 ‘내집단과 외집단’, ‘자유와 선택’, ‘사회 세력’, ‘집단 지성’ 등은 국어 교육과정에서도 교과서의 다양한 제시문을 통해 다뤄봄직한 주제이고 ‘집단’ 관련 개념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중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범교과 학습을 통해서도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따라서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집단 간의 갈등, 집단 이기심과 관련된 상기 문항을 이해하고 원인 진단 및 대안 제시 등의 논의를 전개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출제 검토 교사 의견>

⚫ 2번 문항은 문제 및 제시문 전체가 <사회ㆍ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과목의 성취기준과 직접 또는 연계되어 출제되었다. 이 문제는 제시문 [가]에서 도덕적 개인이 편가르기라는 요소로 인해 비도덕적 집단으로 변모하는 문제를 파악한 후 그 원인을 제시문 [나]에서 ‘내집단과 외집단’ 구분, 제시문 [다]에서 ‘집단의 비도덕적 속성’ 등을 통해 진단하고, 해소 방안을 제시문 [라]~[바]를 활용하여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6개의 제시문 중 [나], [다], [마]는 고등학교 교과서의 원문을 그대로 또는 재구성하여 제시하였고, 제시문 [가] ‘개인의 도덕성’, ‘집단의 비도덕성’, 제시문 [라] ‘사회의 비도덕성’, 제시문 [바] ‘집단 지성’ 등과 각각 관련된 제시문은 교육과정의 핵심 개념과 연계된 교과서 밖 제시문을 활용하였다.

ㆍ 제시문의 용어와 문장 등의 길이가 적절하고, 논제의 발문이 구체적이어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하고 <국어> 및 <독서와 문법> 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글쓰기 능력을 갖춘 학생이라면 충분히 작성 가능한 난이도로 출제되었다.

<자문위원 평가 의견>

⚫ 2번 문항은 자문교사 100%가 교육과정 범위에 해당하며 교육과정 수준에 적정하다고 응답하였다. 제시문 [가]~[바]에 대해서도 자문교사 100%가 교육과정 범위에 해당하며 교육과정 수준에 적정하다고 답하였다.

⚫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논술하도록 한 이 문항에 대해 자문교사들은 ‘내집단과 외집단’, ‘자유와 선택’, ‘사회 세력’, ‘집단 지성’ 등의 개념이 고등학교 <사회ㆍ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등의 과목에서 충분히 학습한 내용이어서 학교 수업 과정을 충실히 수행한 학생이라면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평가하였다. 다만, 제시문의 수가 많고 정확한 독해를 통해 제시문 간의 관계를 파악해야 하므로 논제가 요구하는 세 가지 활동을 주어진 시간 안에 해결해야 하는 시간적인 어려움을 다소 느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인문학적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대비하고, 둘을 조화시키기 위한 방법에 대한 글을 써야하므로 통일성과 응집성을 갖춘 글을 쓰기 위한 개요 작성의 치밀함이 필요했을 것으로 평가하였다.

⚫ 결론적으로, 문항 4번은 ‘개인’과 ‘집단’의 관계 및 속성을 중심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출제되었으며, 핵심 개념 및 용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제시되어 있어 학생들은 어렵지 않게 그 의미를 파악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이라면 논제와 제시문을 연결 짓고 종합적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평가된다.

3. 채점 기준 [배점 : 480점]

1. 제시문 [가]에서 제기된 문제를 파악하였는가?

․ 개인의 도덕적 판단이 편가르기에 의해 바뀔 수 있음을 파악하였는가?

․ 개인의 도덕성 여부와는 별개로 비도덕적 집단이 나타날 수 있음을 파악하였는가?

․ 제시문 [가]를 ‘개인과 집단’이 아니라 ‘집단과 집단’(나치와 유대인)차원의 문제로 파악한 경우가 있다면 의도에서 벗어난 것이다.

2. 제시문 [나]와 [다]에서 아래 사항을 파악하였는가?

․ 제시문 [나]에서, 내집단과 외집단의 구분을 바탕으로 외집단에 대한 적대감, 부정적․배타적 태도, 편견과 차별 등을 파악하였는가? 이를 제시문 [가]에서 제시된 ‘편가르기 문제’의 원인으로 진단하였는가?

․ 제시문 [다]에서, 몰이성, 이기심과 같은 집단의 특성을 파악하였는가? 집단의 특성을 억제할 수 있는 합리적 사회 세력이 형성되기 어렵다는 점을 파악하였는가? 이러한 사항들을 제시문 [가]에서 제기된 ‘개인의 도덕성과 별도로 비도덕적 집단이 나타나는 문제’의 원인으로 진단하였는가?

3. 제시문 [라]~[바]에서 아래 사항을 파악하였는가?

․ 제시문 [라]에서, 개인이 사회에 대해 질문하고 사회의 도덕성을 회복유지하기 위해 희생하고 행동해야 함을 파악하였는가? 이를 제시문 [가]에서 제기된 ‘개인의 도덕성과 별도로 비도적적 집단이 나타나는 문제’의 해소 방안으로 파악하였는가?

․ 제시문 [마]에서, 개인의 행위를 지시하는 보편적 도덕은 부재하며, 개인의 자유와 선택이 중요함을 파악하였는가? 이를 제시문 [가]에서 제기된 ‘편가르기 문제’의 해소 방안으로 파악하였는가? 제시문 [마]에서 언급한 ‘개인만을 위한 행동’과 ‘국가 전체를 위한 행동’을 바탕으로 둘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문제 해소 방안으로 해석한 경우가 있다면 의도에서 벗어난 것이다.

․ 제시문 [바]에서, 집단 이성의 특성인 대안 제시 능력, 연대 가능성 등을 파악하였는가? 이를 ‘합리적 사회 세력 형성’의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제시문 [가]에서 제기된 문제의 해소 방안으로 파악하였는가?

4. 제시문들의 관계를 창의적으로 종합하였는가?

․ 제시문 [나]에서 언급한 내집단의 긍정적 기능을 제시문 [바]에서 언급한 연대와 연계하여 논술한 경우가 있다면 탁월하게 해석한 것이다.

․ 제시문 [다]에서 언급한 집단의 부정적 속성을 제시문 [나]에서 언급한 내집단의 부정적 기능과 연계하여 논술한 경우가 있다면 탁월하게 해석한 것이다.

․ 제시문 [라]의 ‘쉬운 길’을 제시문 [가]의 비도덕적 집단의 원인으로 해석하거나 제시문 [다]의 합리적 사회 세력 형성의 어려움과 연계하여 논술한 경우가 있다면 탁월하게 해석한 것이다.

<유의사항>

․ 하나의 문제라도 답안지를 백지로 제출한 경우 과락 처리함.

․ 문제 번호와 답안을 바꿔 작성한 경우 과락 처리함.

․ 검은색 이외의 색깔 펜을 사용한 경우 과락 처리함.

․ 답안이나 답안지 여백에 문제와 관계없는 불필요한 낙서나 이와 유사한 표식이 있는 경우 또는 답안 내용 중 확연히 수험생 본인을 식별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 경우 과락 처리함.

답안 사례

[문제 1]

[가]는 사람들의 가치는 사회화 과정을 통해 형성이 되는데, 이 과정은 믿음, 관습 등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이런 믿음, 관습 등은 다시 당대의 과학이론에 의해 영향 받음을 말하고 있다. 즉 우리의 가치는 과학 지식(사실)들에 의해 긍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나]에서는 과학이 그 자신의 발견을 가지고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의 문제, 즉 가치의 문제를 결정해주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다]에서는 사실의 제시, 즉 강의를 통해서 이미 형성된 가치관을 가진 수강생의 가치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사실을 말하는 교수의 강의는 수강생의 가치관에 대해 어느 정도의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라]에서는 의술과 같은 과학적 지식은 환자에게 가능한 대안적 치료방법들 중에서 어떤 방법을 시술할 것인지를 말해주지 않고, 사실 그러한 선택은 환자나 환자 가족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가치와 사실의 독립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가]~[라]의 전체 내용은 가치와 사실(과학 지식)이 구분된다는 논지를 가지고 있는 [나], [라]와 사실(과학 지식)이 가치에 영향을 준다는 논지의 [가], [다]로 구성되어 있다. 가치와 사실이 구분되지만 그럼에도 사실의 확장은 가치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온건한 주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온건한 주장에 입각해서 [마]와 [바]를 바라본다면, 사실(과학지식)이 행복을 포함한 가치문제까지도 해결한다는 과학만능주의의 [마]의 입장은 사실과 가치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나]와 [라]의 입장에서 비판할 수 있고, 사실(과학)이 가져오는 가치관에의 부정적인 효과를 강조하는 과학혐오주의의 [바]의 입장은 사실(과학지식)이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논지의 [가]와 [다]는 물론이고, 사실과 가치가 독립적이라는 논지의 [나]와 [라]를 통해서도 비판할 수 있다.

[문제 2]

[가]는 나치의 유대인 인종청소를 사례로 들어 개인의 도덕성이 편가르기에 의해 왜곡되고, 나아가 비도덕적인 집단이 출현하는 문제를 제기하는데, 이 문제의 원인을 [나]와 [다]를 바탕으로 진단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개인의 도덕적 판단이 [나]에서 언급한 내집단과 외집단의 구분에 의해 변질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덕적 개인이어도 유대인이 외집단으로 규정되면 [가]에서 사례로 든 인종청소를 올바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다음으로, [다]에서 밝힌 사회 집단 자체의 속성, 즉 비이성적이고 이기적인 속성은 개인의 도덕성과는 별개로 비도덕적인 집단이 출현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합리적 사회세력이 형성되기 어려운 것도 비도덕적 집단이 출현하는 원인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에서 제기된 문제는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가? [라]∼[바]를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해소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일단 개인은 자신의 도덕성이 편가르기에 의해 왜곡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마]의 청년이 두 가지 종류의 도덕 사이에서 망설이면서도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듯이 개인은 자신의 도덕성과 내집단의 비도덕성이 충돌할 때 전자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러한 선택은 [마]의 조언이 강조하듯이 따라야 할 보편적인 것은 없으므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리고 [라]에서 강조하듯이 사회의 도덕성에 대해 질문하고, 나아가 추악하고 고통스러운 답이 나타나면 희생을 감내하면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개인의 도덕성을 유지할 수도 있고 비도덕적인 집단이 야기하는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끝으로 [바]의 집단 지성은 사회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과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집단의 부정적 속성을 억제할 수 있는 합리적 사회세력 형성의 토대가 될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개인의 도덕성을 담보할 수 있으며, 더불어 집단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