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대체로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공허하게 사라질 사물들을 맹목적으로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예술은 인간의 영혼을 발전시키고 순화하는 데에 이바지해야 한다. 예술은 자기 고유의 형식으로 사물에서 영혼에 이르는 말을 주고받는 언어요, 또한 영혼이 이런 형식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는 나날의 양식이다. (……) 예술가는 예술에 대한 자신의 책무를 인식하고 자기 자신을 교화하여 자신의 고유한 영혼에 침잠해, 이 고유한 영혼을 우선 가다듬고 배양해야 한다. (……) 예술가는 자기의 행동, 감정, 생각 등 모든 것이 섬세하며 만질 수 없으나 확고한 작품의 소재를 형성하며 여기에서 자신의 작품이 탄생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예술가를 ‘미’의 사제라고 한다면 이러한 미는 내면적 가치를 통해서 추구할 수 있다. 내적으로 아름다운 것이 아름답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나] 예술의 평가, 즉 예술이 주는 마음의 평가는 인생의 의미에 관한 인간의 이해에 의존한다. 인생의 의의가 자기를 동물성에서 해방하는 데 있다면, 정신을 높여주고 육체를 낮추게 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예술이 좋은 예술일 것이다. 모든 예술 작품은 그것을 만든 사람과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 다시 말해서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해서 그 작품에서 예술적 인상을 받는 모든 사람 사이에 일종의 교류를 갖게 한다. 예술은 개인과 인류의 생활 및 행복을 위한 발걸음에 없어서는 안 될 인간 상호 간의 교류 수단이요, 모든 사람을 동일한 감정으로 통일하는 수단이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다] <세한도>는 당대의 통유* 추사(秋史) 김정희가 1844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로 제주도에서 5년째 유배 생활을 하던 중에, 그의 제자 우선(藕船) 이상적*이 자신을 대하는 한결같은 마음에 감격하여 그려 보낸 작품이다. 추사는 그림 왼편에 화발 공간을 따로 마련하여 엄정하고도 칼칼한 해서체로 작품을 그리게 된 연유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

(……)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 수 있다.”라고 하셨다. 소나무, 잣나무는 본래 사계절이 없이 잎이 지지 않는 것이다. 추운 계절이 오기 전에도 같은 소나무, 잣나무요, 추위가 닥친 후에도 여전히 같은 소나무, 잣나무다. 그런데도 성인(공자)께서는 굳이 추위가 닥친 다음의 그것을 가리켜 말씀하셨다.

이제 그대가 나를 대하는 처신을 돌이켜보면, 그 전이라고 더 잘한 것도 없지만, 그 후라고 전만큼 못한 일도 없었다. 그러나 예전의 그대에 대해서는 따로 일컬을 것이 없지만, 그 후에 그대가 보여준 태도는 역시 성인에게서도 일컬음을 받을 만한 것이 아닌가? 성인이 특히 추운 계절의 소나무, 잣나무를 말씀하신 것은 다만 시들지 않는 나무의 굳센 정절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역시 추운 계절이라는 그 시절에 대하여 따로 마음을 느끼신 점이 있었던 것이다.

(……) <세한도>에는 염량세태*의 모진 차가움이 있다. 쓸쓸한 화면엔 여백이 많아 겨울바람만이 휩쓸고 지나간 듯한데 보이는 것이라고는 허름한 집 한 채와 나무 네 그루뿐이다. 옛적 추사 문전에 버글거렸을 뭇 사람들의 모습은커녕 인적마저 찾을 수 없다. (……) 집 왼편 약간 떨어진 곳에 선 두 그루의 잣나무는 줄기가 곧고 가지들도 하나같이 위쪽으로 팔을 쳐들고 있다. 이 나무들의 수직적인 상승감은 그 이파리까지 모두 짧은 수직선 형태를 하고 있어서 더욱 강조된다. 김정희는 이 나무들에서 희망을 보았는지도 모른다.

앞서 보았듯이 <세한도>에는 절해고도 황량한 유배지의 고독과, 이를 이겨 내면서 자신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에 매진하는 추사의 의지와, 변치 않는 옛 제자의 고마운 정이 있었다. 그리하여 여기서 추사는 이제 기대할 수 없는 앞날의 희망까지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한도>란 결국 석 자 종이 위에 몇 번의 마른 붓질이 쓸고 지나간 흔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거기에는 세상의 매운 인정과 그로 인한 씁쓸함, 고독, 선비의 굳센 의지, 옛 사람의 고마운 정, 그리고 끝으로 허망한 바람에 이르기까지 필설로 다하기 어려운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세한도>를 문인화의 정수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등학교 독서와 문법』

* 통유(通儒) : 세상사에 통달하고 실행력이 있는 유학자.

* 이상적(李尙迪, 1804~1865) : 조선말기의 서예가문인. 시문과 글씨에 뛰어났으며, 중국 청나라를 열두 번이나 드나들며 명사들과 교류하여 서화, 골동품, 먹과 연적, 금석 따위를 가져왔다.

* 염량세태(炎凉世態) : 세력이 있을 때는 아첨하여 따르고 세력이 없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상인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문제 1] [가]의 ‘사물들’을 [다]에서 찾아 적고, [가]에서 작가가 의도한 ‘내면적 가치’와 [나]의 ‘인간 상호 간의 교류’가 무엇인지를 [다]를 참조하여 서술하시오.

<12～14줄 (360～420자)> [30점]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오랜 역사에 걸쳐 형성된 가부장제는 성별 분업을 통해 여성을 차별해 왔다. 남성은 직장 노동을, 여성은 가사 노동을 담당하도록 강요하면서 여성의 몫으로 주어진 가사 노동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해 온 것이다. 또 직업 구조 안에서도 남성은 주로 지배적주도적인 일을 하고 여성은 보조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식의 차별적인 분업이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여성은 남성에 의존하는 수동적 존재로 취급되었고 다양한 사회적 기회를 박탈당해 왔다.

-『고등학교 사회ㆍ문화』

[나] 인간의 경제활동이 확대되고 풍요로워질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생산 및 교환 방식을 통해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를 크게 늘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중 생산 활동에서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크게 높인 작업 방식으로 분업을 꼽을 수 있다. 분업이란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각기 다른 공정을 담당하는 생산 방식을 말한다. (……) 혼자 사는 자급자족 경제가 아닌 이상, 자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혼자 다 생산할 수는 없다. 그 대신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종사하면서 소득을 얻고 그 돈으로 자신이 필요한 것을 구매한다. 이처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산 요소를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에 집중시키는 것을 가리켜 ‘특화’ 또는 ‘전문화’라고 한다.

-『고등학교 경제』

[다] 공리주의에 따르는 의사 결정은 기본적으로 비용과 이익을 계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즉, 공리주의는 대안들을 분석하고, 각 대안의 비용과 이익을 평가한 후, 비용과 대비해 최대의 이익을 산출하는 대안을 선택할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어떤 화학 공장을 주택가 근처에 세우려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공장은 생산 과정에서 인체에 해로운 가스를 방출하겠지만,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 사회에 적지 않은 세금을 낼 것이다. 그렇다면 공리주의자는 이 공장이 설립되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손실을 계산한 후, 두 가지 대안 중 더 많은 이익을 산출하는 안을 선택할 것을 제안한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라] 국내 총생산은 한 나라의 경제 활동 수준을 측정하는 데 매우 유용하지만, 그 나라 경제 규모와 복지 수준을 측정하는 데는 몇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우리의 경제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이더라도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생산물은 국내 총생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가정주부의 가사 노동이나 자가 소비를 위한 생산 활동, 불법적인 경제활동에 따른 생산물의 가치 등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총생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둘째, 국내 총생산이 증가했다고 해서 무조건 국민의 복지 후생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환경오염을 정화하는 것은 국내 총생산을 증가시키는 경제 활동이지만 환경오염 그 자체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셋째, 국내 총생산의 크기만 가지고는 소득이 누구에게 얼마나 분배되었는지 알 수 없다. 즉, 국내 총생산은 한 나라 전체 소득의 총량만 보여주고, 1인당 국내 총생산은 국민들의 평균적인 생활수준만을 나타내기 때문에 국민 개개인의 경제력과 생활수준을 알려 주지 못한다.

-『고등학교 경제』

[문제 2] [가]는 성별 분업에 따른 차별을 설명하고 있다. [나]와 [다] 각각에서 ‘여성 차별을 합리화할 수 있는 논리’를 추론하여 기술한 다음, 이 합리화 논리를 [라]의 세 가지 항목을 바탕으로 비판하시오.

<12~14줄 (360～420자)> [30점]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시민들이 도덕적으로 건전하지 않으면 시민적 화합은 달성될 수 없다. 자기 이익에만 관심을 가진 부정의하고 탐욕적인 사람들은 공동선이나 타인과의 협력에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공적 헌신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덕스러운 시민들의 공동체에서는 공동체적 유대가 강할수록 사회 정의의 요구도 증대되고 그와 더불어 부정의의 기준도 엄격해진다. 진정한 우정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 시민들은 공동체적 유대가 강하다고 해서 집단적 이기주의로 전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진정한 우정의 덕은 스스로의 부도덕함을 원치 않을 뿐만 아니라 친구의 부도덕함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나] 인간은 자신이 공유하는 본성을 따르는 것이 옳다. (……) 인간에게는 사회성이라는 본성이 있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자연적 특성으로부터 절도, 비방, 거짓말, 집단 따돌림 등이 옳지 않다는 것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러한 행위들은 사회적 관계를 해치는 행동이기 때문에 옳지 않은 것이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다] 우리는 누구나 특정한 사회적 정체성을 지닌 사람으로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한다. 나는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딸, 또는 사촌이거나 삼촌이다. 나는 이 도시나 저 도시의 시민이며, 이 조합 아니면 저 조합의 회원이다. 나는 이 친족, 저 부족, 이 나라에 속한다. 따라서 내게 이로운 것은 그러한 역할과 관련된 사람들에게도 이로워야 한다. 이처럼 나는 내 가족, 내 도시, 내 부족, 내 나라의 과거에서 다양한 빚, 유산, 적절한 기대와 의무를 물려받는다. 이는 내 삶에서 기정사실이며 도덕의 출발점이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라] 발우 공양이란 평상시 승려들이 식사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발우란 승려의 밥그릇을 지칭한다. 행자가 맑은 물을 돌리면 큰 그릇에 물을 받아 국그릇과 찬그릇을 헹구고 청숫물 그릇에 다시 담는다. 밥과 국은 각각 먹을 만큼만 담아, 남거나 모자라지 않게 한다. 공양이 끝나면 밥그릇과 국그릇, 찬그릇을 깨끗이 닦아 원래대로 쌓아둔다. 그래서 발우 공양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수질오염을 막는 차원을 넘어서서 지옥의 아귀 중생에게도 고통을 주지 않겠다는 적극적 생명관을 기반으로 한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마] 어느 마을 산 중턱 공원으로 가는 길가에 집이 있다. 여름이라 날이 더워지면서 한밤중에도 사람들이 시원한 곳을 찾아 공원에 간다. 그러다 보니 공원으로 가는 길이 어두워 다칠 위험성도 높고, 무섭기도 하다는 불평이 많아졌다. 그래서 주민들은 돈을 모아 가로등을 설치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문제는 가로등을 설치할 곳이 산 중턱 입구에 있는 집 바로 앞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이 집 옆에 가로등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가로등 두 개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주민이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도 두 배가 된다. 하지만 그 집에 사는 사람은 주로 밤에 일하기 때문에 어두울 때 공원에 가는 일이 없다. 게다가 집 옆에 환한 가로등을 설치한다면 지금도 골칫덩어리인 모기와 벌레들이 집안에 가득히 들끓을 수 있어서 문제이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바] 소를 키워 생계를 꾸려 나가던 마을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소에게 풀을 먹일 때 뒷동산에 있는 목초지를 이용했다. 목초지는 모든 마을 사람들이 아무런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공유지였다. 마을 사람들은 목초지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 키우는 소의 수를 늘려나갔다. 그 결과 소들이 먹는 풀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되었고, 풀이 무성하던 목초지는 어느 날부터인가 조금씩 사라져 가더니 결국 완전히 메말라 버렸다. 너무 많은 소를 목초지에 방목한 나머지 더 이상 소를 키울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문제 3] [가], [나], [다], [라]에 공통된 도덕적 선(善)이 무엇인지 제시문에 근거하여 서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와 [바]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각각 2가지씩 제시하시오.

<20～22줄 (600～660자)> [40점]

출제 의도 및 문항 해설

[문제 1]

1. 출제 의도

예술론에 관한 두 편의 글을 참고해서 김정희의 <세한도>에 대한 이해 역량, 발문의 조건에 따라 글을 구성하는 표현 역량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제시문을 읽고 발문에 따라 제시문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된다. 읽기 및 독해 능력, 주어진 조건에 따라 글을 작성하는 능력을 평가하므로 ‘읽기, 내용 파악하기, 요점 정리하기, 요점을 다른 텍스트에 적용하기, 적용한 요점들을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활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예술 활동에 대한 심미적 이해, 예술과 개인 윤리 사이의 상관성, 예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내용적 국면으로 다룸으로써 ‘예술이 추구하는 진정한 내면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를 발문의 조건에 따라 자기 글로 표현하는 형식적 국면을 다룸으로써 그 이해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2. 문항 해설

제시문은 고등학교『생활과 윤리』(천재교육, 2014) 교과 중 ‘문화와 윤리’ 단원 및 고등학교『독서와 문법』(천재교육, 2014) 교과 중 ‘글의 구성 원리’ 단원의 학습 활동 속에서 발췌했다. [가]는 칸딘스키의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이고, [나]는 톨스토이의 ‘예술이란 무엇인가’이다. 칸딘스키에 따르면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내면적 가치의 추구’이며, 톨스토이는 예술의 본질이 ‘인간 상호 간의 교류’라고 주장한다. [다]는 오주석의 ‘추운 시절의 그림 <세한도>’라는 미술 비평인데, 글의 구성 원리를 파악하는 활동이 주요 학습 목표이다.

발문 구성은 제시문을 이해하고, 이에 바탕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이해 역량과 표현 역량에 대한 평가는 1)<세한도> 속의 사물 즉 표현된 대상이 무엇인지를 찾아 열거하는 활동, 2)그림 속에 구현된 예술가의 ‘내면적 가치’를 재구성하는 활동, 3)‘인간 상호 간의 교류’의 의미를 <세한도>에 적용하여 기술하는 활동 등으로 세분된다.

이를 통해 그림 속에 재현된 사물들이 맹목적으로 창조되어 공허하게 사라질 대상이 아니라 예술가의 내면적 가치가 구현된 대상(허름한 집 한 채, 소나무 두 그루와 잣나무 두 그루)으로 변하여 오래도록 감동을 주는 작품이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이것이 곧 시대와 공간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인간 상호 간의 교류’ 단계로까지 나아간다는 점을 숙지해서 기술하면 된다.

3. 채점 기준 [배점 : 30점]

<세한도>에 그려진 사물들을 찾아서 열거해야 한다.

․ 이 사물들이 단순한 재현(representation)이 아니라 예술가의 내면적 가치가 구현된 대상임을 설명해야 한다.

․ 내면적 가치의 특성들은 고난의 환경 속에서도 변치 않는 마음, 선비의 고독과 절개, 고난 극복의 의지 등 제시문에 언급되어 있는 요소들을 활용하면 된다.

․ ‘인간 상호 간의 교류’는 시대와 공간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이 작품이 가지는 내면적 가치가 전달되어 공감하는 현상으로 설명해야 한다. 김정희와 이상적 간의 교류에 한정해서 서술하면 감점한다.

[문제 2]

1. 출제 의도

올해 2018년은 과히 미투(me too)의 해였다. 문화예술계, 정치계, 대학, 그리고 일반 조직에 이르기까지 여성에 대한 광범위한 성적 착취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또한 올해는 비정규직 보호와 최저임금제 등 노동시장의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사회정책의 방향 선회로 인하여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었다. 성차별의 심각성이 인식되는 영역 중 하나도 바로 성별 직종분리에 따른 차별이다. 이에 본 문항은 그동안 한국사회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간과되어 왔던 성차별을 바라보는 두 가지 입장을 대립해 보고자 하였다. 우선 성장주의 모델, 즉 경제활동의 총량을 늘리는 데에 중점을 둔 관점에서는 여성차별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그 논리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그 다음 국내총생산(GDP)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세 가지 관점을 이와 대립시켜 논쟁해보고자 하였다. 본 문항은 경제적 합리성 그리고 공리주의 입장에서 성차별을 합리화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추론력, 그리고 다시금 이를 반박하는 비판적 이해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본 문항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와 추론능력을 바탕으로 대학 학업수행에 따른 기초 역량 등을 평가하고자 했으며, 모든 제시문은 고교 교육 과정 내(교과서)에서 출제되었다.

2. 문항 해설

제시문 [가]는 성별 분업을 통한 여성 차별을 설명하고 있다. 오랫동안 여성에게 강요한 노동은 가사 노동과 같이 그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거나, 남성노동에 대한 보조적 업무로 간주해 왔다는 것이다. 제시문 [나], [다]는 각기 분업과 공리주의의 개념을 설명한 글이다. 이 제시문은 성차별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 따라서 성차별을 옹호할 수 있는 논리를 찾는 과정, 즉 추론이 필요하다. [나], [다]의 공통점은 경제활동, 총생산량에 중점을 두고 있고, 각기 특화를 통해서 그리고 비용편익분석을 통해서 재화와 서비스의 총량이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성별분업에 따른 여성차별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특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또한 사회전반의 공익이 더 높다면 누군가의 희생은 정당화될 수 있음을 주장해야 한다. 제시문 [라]는 국민총생산(GDP)의 한계에 대한 교과서 내용이다. 여기서는 국민총생산에 대해 세 가지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총생산에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노동의 가치가 제외되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좋지 못한 노동의 가치가 포함되기도 하고, 총량으로서는 개별 구성원에게 주어지는 분배와 삶의 질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험생은 이 세 가지를 성별분업에 따른 여성 차별에 적용해야 한다. 여성노동의 포함여부, 남성노동과의 비교가치, 그리고 분배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3. 채점 기준 [배점 : 30점]

채점은 구분된 두 가지 답안으로 구성되어야 있다. 첫째 답안은 제시문 [나], [다]를 참고하여 성차별을 합리화하는 것이고, 둘째 답안은 [라]의 세 가지 항목을 바탕으로 이 합리화의 허구성을 각각 비판해야 한다.

(1) [나], [다]에 대한 이해

[나]에서 특화와 전문화를 통한 분업이 자원의 효율성을 높여 재화와 서비스를 증대시키므로 차별은 분업과 다른 차원의 문제임을 설명. [다]에서 차별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즉 사회 전체의 비용과 이익을 비교한 선택에 의해 달성되므로, 차별을 통한 비용이 있더라도 사회적으로 공익이 더 크면 정당화됨을 설명.

(2) [나], [다]로부터 추론을 통해 성차별 논리 마련

성별 분업에 따른 여성차별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합리적 논거를 제시. 성별분업은 효율적이며, 전체 사회의 이익이 된다면 정당화될 수 있음을 설명.

(3) [라]의 첫 번째 기준을 통한 합리화 비판

오늘날 성별분업에 의한 차별은 재화와 서비스 증대, 경제활동의 증가를 판단할 때에 여성의 노동의 기여를 충분히 고려하는 않는다는 점을 비판

(4) [라]의 두 번째 기준을 통한 합리화 비판

사회적으로는 가치 있지만 평가가 절하되는 여성노동으로 인하여 남성노동과의 비용편익, 즉 비용과 이익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다는 비판

(5) [라]의 세 번째 기준을 통한 합리화 비판

사회적 공익이 크더라도, 그 비용을 왜 여성이 더 부담해야 하는지는 설명할 수 없으며, 사회의 개별 구성원에 대한 분배가 소홀히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비판

[문제 3]

1. 출제 의도

(1) 제시문의 요지를 파악하고 글의 의미를 재구성한 뒤 자신의 배경 지식과 관점으로 통합하여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2) 공동체주의 사상의 핵심적인 내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공공선(公共善)이 인간 삶에서 개인의 이익과 충돌하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창의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2. 문항 해설

제시문 [가], [나], [다], [마]는 공동체주의 사상을 대표하는 서양과 동양의 사례이다. 먼저 제시문 [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고대 그리스 사회를 모델로 한 공동체적 덕목을 보여주고, 제시문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계승하여 중세 기독교적 공공선을 주장하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주장이고, 제시문 [다]는 현대 개인주의 사회에서 도덕성의 상실을 비판하면서 공동체적 덕의 회복을 주장하는 매킨타이어(A. MacIntyre)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제시문 [라]는 불교의 식사 예법인 발우 공양이 생명공동체라는 확대된 실천 원리임을 보여준다. 문항에서 첫 번째 질문은 이러한 공동체주의 사회원리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

제시문 [마]와 제시문 [바]는 실제 인간의 삶에서 공공선(公共善)이 개인의 이익과 충돌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문항의 두 번째 질문은 공동체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

3. 채점 기준 [배점 : 40점]

1. 제시문 [가], [나], [다], [라]에서 공통적으로 가정하고 있는 공동체주의적 도덕적 선(善)이 무엇인지 주어진 제시문의 요지를 중심으로 잘 정리하고 있는가?

⚫ 핵심 내용 :

- 공동체주의에서 도덕적 선(善)은 개인의 이익보다 공공선의 실현에 기초함.

제시문 [가] : 공동체적 유대가 시민의 의무임.

제시문 [나] :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에 사회적 관계를 해치지 말아야 함.

제시문 [다] : 인간은 존재적으로 특정 집단에 연고되어 있기에 그로부터 의무와 기대가 도출됨.

제시문 [라] : 인간은 생명공동체라는 더 확대된 가치를 위해 실천해야 함.

2. 공공선이 개인의 이익과 충돌하는 상황에서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가?

2-1 제시문 [마]는 마을 사람들이 공원을 야간에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선을 실현해야 하지만 개인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임. 이 문제 상황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2가지를 제시할 수 있는가?

⚫ 방안 예시 :

① 손해를 보는 개인과 대화를 통해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과 절차가 필요함.

② 가로등을 설치하면서 벌레를 퇴치하는 시설을 함께 설치하는 방안.

③ 손해를 보는 집 주인에게 일정한 보상을 해주는 방안.

④ 세금감면과 같은 간접적인 보상을 하는 방안.

⑤ 가로등을 설치한 주변의 공간 관리와 미화문제를 공공의 비용으로 충당함.

⑥ 표창이나 감사장과 같은 명예를 부여하는 방안.

2-2 제시문 [바]는 공동 목초지를 집단 내 모든 개인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바람에 공동 활용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임. 이 문제 상황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2가지를 제시할 수 있는가?

⚫ 방안 예시 :

① 공유지를 활용하는 공동체 규칙을 제정하는 방안.

② 공유지를 공동으로 관리하는 자생단과 같은 기구를 설립함.

③ 공유지에 경계를 설정하여 개인별로 활용 범위를 제한하는 방안.

④ 자체 감시 체계를 만드는 방안.

⑤ 공유지에 들어가는 인원 수를 제한하여 활용을 통제하는 방안.

⑥ 일정한 기간 내에 개인별 활용시간을 할당하는 방안.

※ 채점 유의 사항

1. 채점 기준 1은 상대적으로 쉬운 항목이기에 문제해결 방안 1가지와 대등하게 취급함.

2. 예시로 든 해결방안 이외의 합당한 예시인 경우 채점자의 재량으로 정답으로 인정함.

예시답안

[문제 1]

<세한도>에 나타나는 사물들은 허름한 집 한 채와 나무 네 그루뿐이다. 이 집과 나무들은 맹목적으로 창조되어 공허하게 사라지는 대상이 아니라, 작가의 내면적 가치가 반영된 사물들이다. 절해고도의 황량한 유배지에서 내면의 고통을 이겨내며 삶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는 김정희의 고독, 의지, 희망, 제자에 대한 고마운 정 등은 내면적 가치의 요소들이다. 그 백미를 이루는 소나무, 잣나무는 공자가 이야기한 ‘추위가 닥친 다음에야 그 가치를 다시 발견하게 되는 변치 않는 마음’을 나타낸다. 스승 김정희와 제자 이상적이 함께 추구하는 굳센 정신이기도 하다. <세한도>가 ‘문인화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는 까닭은 이러한 내면적 가치가 시대와 공간을 넘어 뭇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인간 상호 교류의 진정한 수범이다. (총 415자, 공백 포함)

[문제 2]

분업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특화함으로써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을 늘릴 수 있고, 공리주의는 각자 비용 대비 최대 이익이 산출되는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임을 주장한다. 이에 남성과 여성이 잘할 수 있는 일은 다르기 때문에 성별 분업은 효율적이며, 여성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그 선택이 최선이고 사회 전반의 이익이 높아지면 이를 정당화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활동의 총량에만 관심을 두는 이러한 논리는 허구적이다. 첫째, 성별 분업에서 여전히 많은 여성 노동은 경제활동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며, 둘째, 남성노동이 여성노동에 비해 국민 복지후생에 더 기여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성별 분업의 효율성이 왜곡되어 있고, 셋째, 분배의 측면에서 사회전반의 이익이 높아지더라도 여성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총 414자, 공백 포함)

[문제 3]

[가], [나], [다], [라]는 도덕적 선(善)이란 개인의 이익이 공공선의 실현에 우선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가]는 공동체적 유대가 시민의 의무임을 보여주고 있고, [나]에서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에 사회적 관계를 해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다]는 인간은 특정 집단에 소속되어 있기에 그로부터 주어진 의무가 따른다고 주장하고 있고, [라]는 불교의 발우 공양에 나타난 생명의 귀함으로까지 확대된 실천을 보여주고 있다.

공공선의 실현이라는 공동체적 덕을 실현하는 데 개인의 이익과 충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는 마을 사람들이 공원을 야간에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좋지만 개인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가로등과 함께 벌레를 퇴치하는 시설을 설치함으로써 해당 집의 피해를 최소화 한다. 둘째, 손해를 보는 집 주인에게 일정한 금전상의 보상을 해준다. [바]는 공동 목초지를 개인들이 이익을 과도하게 추구하는 바람에 활용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유지를 활용하는 공동체 규칙을 제정하여 실천하거나 공유지에 들어가는 인원을 제한함으로써 활용을 통제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총 635자, 공백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