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문화를 바라보는 태도는 자문화 중심주의, 문화 사대주의, 문화 상대주의 등이 있다. 자문화 중심주의는 자신의 문화를 자연스럽고 옳은 것으로 간주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다른 문화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태도이다. 자신들의 생활 양식을 가장 좋은 것으로 보고, 그것과 다른 것을 나쁜 것, 열등한 것으로 보는 성향이다. 자문화 중심주의는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의 소속감이나 자부심을 고무시켜 사회의 통합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측면이 있지만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이해로 문화 간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자기 문화의 우수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다른 문화를 무시하거나 배척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기 문화의 발전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게 한다.

반면 문화 사대주의는 자신이 속한 문화가 다른 집단의 문화보다 열등하며 특정 국가나 민족의 문화는 자국의 것보다 우수하거나 세련되었다고 생각하고, 다른 문화를 무조건 추종하는 태도이다. 이와 같은 문화 사대주의는 선진 문물의 수용으로 문화 발전에 일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지나칠 경우 자칫 문화의 주체성을 상실하여 전통 문화의 계승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

문화 상대주의는 모든 문화는 서로 다른 역사적 경험과 사회적 환경에 의하여 형성된 것이므로 모두 고유한 가치를 갖는다고 본다. 즉 문화의 내용은 누구나 공유하는 보편적인 것은 아니며 각각의 인간 집단이 처해 있는 특수한 환경, 또는 주변의 다른 집단과 교류하면서 오랜 기간에 축적된 결과물이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어떤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석한다는 것은 그 문화가 생겨난 특수한 사회적 상황이나 배경,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수한 역사적 경험을 이해하여야 하는 것이다. 또한 문화 간에는 열등하거나 우월한 것을 평가할 수 없으며, 한 문화에 대한 평가는 그 문화 자체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문화 상대주의는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태도이며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윤리와 이상의 측면에서 문화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태도이다.

-『고등학교 사회·문화』,『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나]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와서 새로운 모계 사회의 시조가 되는 여인도 있을 것이다. 시어른이나 남편으로부터 밀려나 방외인으로 살아가는 여인도 있을 것이다. 가난한 송출국에서 잘사는 유입국으로 이주해서 자본주의적 생활에 시달리며 평생 사는 여인도 있을 것이다. 그이들의 후손으로 태어나 힘겹고 어렵게 살아갈 자식들도 있을 것이다. 한편에선 오순도순 알뜰살뜰 다인종 다문화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부부들도 있을 것이다. 그이들이 시집오기 훨씬 오래전, 한국전과 월남전 그 전후에 주둔군 외국 병사와 한국 여인, 한국 병사와 베트남 여인 사이에 출생하여 장년이 되어도 평생 이방인으로 따돌리며 사는 후손들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한국인들의 운명을 생각한다.

-『고등학교 문학』

[다] 최근 ◯◯백화점에 제프 쿤스의 300억 원짜리 조각이 설치되었다. 100억~300억 원을 호가하는 쿤스의 조각은 이외에도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다. 외국 작가의 유명세 때문에 세워진 것이다. 외국 작가의 작품은 수십, 수백억 원에 사면서 국내 작가 작품은 홀대하는 세태가 안타깝다. 자본 유입이 없는 국내 미술계는 생존 작가 중 순수 예술 작품이 1억 원을 넘는 조각가 한 사람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 자국 문화를 만드는 것은 고도의 감각과 지식이 필요하지만, 돈을 주고 외국 작품을 가져오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런 문화에서 벗어나 우리 미술을 만들고 우리 작가를 키우겠다는 관심과 의지만 있어도 세계화는 어렵지 않다.

-『고등학교 사회』

[라] 근대화란 서구화와 거의 동일한 의미이다. 세계의 모든 사회는 모두 근대화될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세계는 이미 근대화된 사회와 앞으로 근대화될 사회로 나눌 수 있고, 앞으로 근대화될 사회는 서구 사회가 앞서 걸어간 근대화의 길을 따라 걷게 된다. 제3 세계 국가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인 측면에서 근대적인 성격이 결여된 나라인데, 이미 선진화된 서구 자본주의의 근대적인 속성이 이들 나라에 확산된다면 근대화를 이룰 수 있다. 또한 개발 도상국은 국가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므로 먼저 근대화된 선진 국가들이 이들 나라를 도와 개발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사회·문화』

[문제 1] [나], [다], [라]의 주장이 [가]에 나타난 세 가지 태도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설

명하고, [나]의 입장에서 [다], [라]를 비판적 시각으로 서술하시오.

<10~12줄 (300~360자)> [20점]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재화나 서비스, 생산 요소를 필요한 곳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여기서 경쟁 시장은 참여자 간의 경쟁을 통해 이들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하지만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서는 효율적인 배분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런데 경쟁 시장에서도 재화나 서비스, 생산 요소가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외부성＊이 존재하거나 공공재를 시장에서 공급할 때가 바로 그런 경우다. 우리는 이들 요인에 의해 시장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켜 ‘시장의 실패(market failure)’라고 한다.

시장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실패하는 경우, 정부는 시장에 개입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시장의 실패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명분을 제공한다.

＊외부성 : ‘외부 효과’라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여기서 ‘외부’라는 것은 시장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곳, 즉 시장 경계의 바깥쪽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외부성에 시장 원리가 적용되어 문제가 해결되면 이를 외부성이 ‘내부화’되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경제』

[나] 주택가 한 가운데에 하루 종일 소음을 발생시키고 악취를 뿜어내는 화학 공장이 있다면 어떨까? 공장의 주인은 상품 생산으로 이윤을 얻을지 몰라도, 그 주변에 사는 사람은 그로 인해 많은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보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이웃집 마당에 있는 외등이 주변의 골목길을 환하게 비추어 준다면 어떨까? 밤늦게 다니는 사람은 그 외등 덕분에 보다 안전하게 밤길을 다닐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경제』

[다] 미래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미래 산업 선도 기술 개발’ 5개 사업단이 본격 출범하였다. 5개 사업단은 글로벌 선도 천연물 신약, IT 융복합 기기용 핵심 시스템 반도체, 차세대 전기차 기반의 그린 수송 시스템, 고효율 대면적 박막 태양 전지, 코리아 마이크로 에너지 그리드 등이다.

5개 사업단에는 중소·중견 기업 86곳, 대기업 37곳, 연구소 19곳, 대학 15곳 등 총 160개 기관이 참여한다. 각 사업단에는 3년간 600억∼650억 원가량의 정부 지원금이 투자된다.

이와 같이 수익성이 낮고 때로는 윤리성 논란으로 선뜻 민간 기업이 담당하기 어려운 기초 과학 연구는, 장기적으로 볼 때 기술을 발전시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므로 정부가 직접 담당하기도 하고 간접적으로 연구에 지원금을 제공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경제』

[라] 미용실 커트비, 자장면, 교복, 가전제품, 건설 공사, 음료, 약 조제, 라면, CD 금리……. 우리나라에서 담합이 이루어졌던 상품들이다. 구멍가게에서부터 세계적인 기업까지 짬짜미를 하다가 적발된 사례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담합으로 인해 업체가 배를 불리는 만큼 소비자는 피해를 보고 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공정 거래 위원회가 과징금을 물린 174건의 담합 때문에 발생한 소비자 피해는 15조 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해마다 소비자들이 2조 5,000억 원 가량의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고등학교 경제』

[문제 2] [가]에 제시된 시장 실패의 3가지 원인을 [나], [다], [라]에 적용하여 그 발생 이유를 설명하고, 정부가 개입하여 보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각각 서술하시오.

<13~15줄 (390~450자)> [30점]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인터넷 라디오 방송 대본 : 배경 음악이 그치고 출연자들의 대담이 시작된다.

김 기사 : 오늘은 우리들의 현실과 관련이 깊은 책을 한 권 들고 왔습니다. 이번 도서는 제가 선정을 했는데 동질감까지 느낄 정도로 저에게 있어 중요한 소설이고, 제가 매우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인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앞에서 우리는 “데미안”을 통해서 사춘기 소년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했고, “젊은 날의 초상”과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면서 좌절과 방황을 하며 성인으로 나아가는 성장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했잖아요. 근데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에서는 더 이상 성장할 단계 없이 정체되고 멈춘 우리들의 모습이 많이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선정했습니다. 김사월 씨는 책에 대한 인상이 어떠셨나요?

김사월 : 이 소설이 사실 고등학교 때 많이 다루는 작품이잖아요. 여태 자세히 읽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많이 공감을 했어요. 그리고 구보가 산책하는 곳이 종로 경찰서, 광화문 주변인데 제가 딱 야밤에 산책하는 코스예요. 그래서 더욱 몰입이 잘되었던 것 같아요.

김 기사 : 산책을 즐기시는 분이었군요.

김 감독 : 산책 좋죠. 밤길 위험한 것만 빼면. (웃음)

허 선생 :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재미있죠. 우선 그 안에 자기 독백처럼 주절주절 하는 이야기들과 우리가 평소에 하는 생각들이 겹치는 부분이 꽤 있잖아요. 소위 ‘못나고 우스꽝스럽다.’라고 해야 하나? 생각이 많고, 이래저래 혼자 번민하고, 혼자 걸어가면서도 무슨 패턴 같은 게 있잖아요. 출발지가 있고, 집을 나와 어떤 곳을 걸어가다 그곳에 멈춰서 무언가를 관찰하고……. 사람이건 사물이건 그것을 보고, 그것에 관한 생각을 주절주절 이야기하다가, 계속 생각하죠. 그러다 결론은 ‘나는 왜 이렇게 살지’로 맺어지죠.

*학습 활동 : 출연진들은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어떤 내용에 공감하고 있는가?

-『고등학교 독서와 문법』

[나] 석굴암의 구심점이 되는 것은 역시 본존불이다. 석굴암 본존불은 석가모니불이며, 모든 악마의 방해와 유혹을 물리치고 깨달음을 얻은 순간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석굴암 본존불의 광배*는 여느 불상들과 달리 신체 뒤쪽에 붙어 있지 않고 주실의 둥근 천장에 따로 조각되어 있다. 여기에 그려진 연꽃무늬가 위로 올라갈수록 크게 새겨진 것은 불상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이 올려다보았을 때 완전한 동그라미가 되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때문이다.

주실의 천장은 돔 형식으로 네모난 돌을 짜 맞추어 둥근 모양을 만들었는데, 이는 지금도 까다로운 건축 기술을 필요로 한다. 신라인들은 네모난 돌을 맞대는 사이사이에 비녀 모양의 돌을 쐐기처럼 박아 가며 건축적 어려움을 해결하였을 뿐만 아니라 쐐기돌로 인해서 생긴 요철(凹凸)로 주실 천장을 우주 공간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도 얻어냈다.

돔의 천장 중앙에는 금이 간 연화문 지붕들이 보석처럼 끼워져 있다. 천장 지붕들을 안치할 때 천신이 도왔다는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해 온다. ‘석불을 완성하려고 큰 돌 하나를 다듬어 천장 지붕돌을 만드는데, 갑자기 돌이 세 토막으로 갈라졌다. 애통해하다가 옷을 입은 채 잠이 들었는데, 천신이 밤중에 내려와 다 만들어 놓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이루지 못할 일이었는데, 천신이 도와 완성할 수 있었던 석굴암! 석굴암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기적 같은 작품이라는 뜻이 아닐까.

*광배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하여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원광

*학습 활동 : 공감하거나 감동적인 부분을 찾으며 글을 읽는다. (설명문에서는 글 내용의 정확성에서, 논설문에서는 논리적인 주장 등에서 감동을 받을 수 있다.)

-『고등학교 독서와 문법』

[다] 숲에 가 보니 나무들은 / 제가끔 서 있더군 / 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 /

숲이었어 / 광화문 지하도를 지나며 / 숱한 사람들이 만나지만 /

왜 그들은 숲이 아닌가 / 이 메마른 땅을 외롭게 지나치며 /

낯선 그대와 만날 때 / 그대와 나는 왜 / 숲이 아닌가

*학습 활동 : 독자는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시의 상황과 분위기에 공감할 수도 있고, 시적 화자와 동일시하며 감동을 받을 수도 있다. / ‘나무’와 ‘숲’의 관계에 주목하여 위 시의 화자가 소망하는 사회의 모습을 말해 보자.

-『고등학교 문학』

[라] 한 편의 아름다운 시는 그것을 향유하는 자에게 그것을 향유하지 못하는 자에 대한 부끄러움을, 한 편의 침통한 시는 그것을 읽는 자에게 인간을 억압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자각을 불러일으킨다. 소위 ‘감동’이라는 말로 우리가 간략하게 요약하고 있는 심리적 반응이다. 감동이나 혼의 울림은 한 인간이 대상을 자기의 온몸으로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행위이다. 인간은 문학을 통해, 그것에서 얻은 감동을 통해, 자기와 다른 형태의 인간의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확인하고 그것이 자기의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학습 활동 : 이 글을 참고하여 한 편의 시가 공동체 문화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 보자.

-『고등학교 문학』

[문제 3] 학습 활동을 참고하여 ‘공감’ 또는 ‘감동’의 측면에서 [가], [나]의 특성을 비교 분석하고(30점), [라]의 밑줄 친 부분을 중심으로 [다]의 시적 화자의 태도를 설명하시오(20점).

<21~23줄 (630~690자)> [50점]

출제 의도 및 문항 해설

[문제 1]

1. 출제 의도

한국 사회는 국제결혼이나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 등 다양한 형태로 외국인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문화는 지역과 사회 구조, 역사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다. 그렇기 때문에 다문화 사회에서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본 문항은 문화를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인 자문화 중심주의, 문화 사대주의, 문화 상대주의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또한 본 문항은 문화 상대주의 입장에서 자문화 중심주의와 문화 사대주의의 사례를 비판하는 능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궁극적으로 본 문항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력과 추론능력을 측정하여 대학 학업수행에 따른 기초 역량 등을 평가하고자 했으며, 모든 제시문은 고교 교육 과정 내(교과서)에서 출제되었다.

2. 문항 해설

제시문 [가]는 문화를 이해하는 세 가지 태도 즉, 자문화 중심주의, 문화 사대주의, 문화 상대주의 등을 소개하고 있다. 자문화 중심주의는 자기 문화의 우수성을 내세워 타문화를 낮게 평가하는 태도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문화 사대주의는 타문화의 우수성을 내세워 자기 문화를 낮게 평가하는 태도이다. 마지막으로 문화 상대주의는 문화를 우열이나 평가가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간주하며, 각 문화가 해당 사회의 맥락에서 갖는 고유한 의미를 존중하려는 태도로 이해할 수 있다. 제시문 [나], [다], [라]는 문화를 이해하는 세 가지 태도에 대한 사례이다. 제시문 [나]는 하종오 시인의 시집 “아시아계 한국인들”의 서문으로, 한국 사회로 유입한 다양한 이주민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이주민들의 다양한 문화를 그 문화가 형성된 사회적인 맥락에서 이해하려고 모습에서 문화 상대주의의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제시문 [다]와 [라]는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의 사례이다. [다]와 같이 외국 작가의 유명세 때문에 세워진 작품은 문화 사대주의의 사례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시문 [다]는 타문화의 우수성을 내세워 자기 문화를 낮게 평가하는 태도에서 문화 사대주의의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 제시문 [라]는 문화의 상대성을 부정하고 자기 문화의 우수성을 내세워 타문화를 낮게 평가하는 태도에서 자문화 중심주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문항은 제시문 [나], [다], [라]의 사례가 제시문 [가]를 통해 설명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고, 문화 상대주의 입장에서 자문화 중심주의와 문화 사대주의의 사례를 비판하는 능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문제 2]

1. 출제 의도

자원 배분을 시장에 맡겼을 때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시장의 실패라 한다. 시장 실패가 발생하면 특정 재화나 서비스가 과다하게 생산되어 남아돌기도 하고, 반드시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가 과소하게 생산되어 부족해지기도 한다. 그에 따라 자원이 낭비되기도 하고, 유휴 상태에 놓이기도 한다. 이처럼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경우, 정부는 시장에 개입하여 사회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본 문항은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역할에 대한 수험생의 이해도를 묻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 경제의 원리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 제도의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도와 설명력을 알아보고자 했다. 궁극적으로 본 문항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력과 추론능력을 측정하여 대학 학업수행에 따른 기초 역량 등을 평가하고자 했으며, 모든 지문을 고교 교육 과정 내(교과서)에서 출제하였다.

2. 문항 해설

[가]는 시장 실패가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시장의 실패는 시장을 제약하고 왜곡하는 많은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으며, 세 가지 요인 즉, 불완전 경쟁 시장의 존재, 외부성의 존재, 공공재의 공급 시 발생할 수 있다. 시장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실패하는 경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나]는 시장 실패의 외부성을 예시한 것으로 한 경제 주체의 경제 활동이 다른 경제 주체에게 의도하지 않은 이익이나 손해를 주면서도 이에 대한 대가를 받거나 지불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외부 효과는 다른 경제 주체에게 이익을 주지만 그 대가를 받지 않는 외부 경제와 다른 주체에게 손해를 끼치면서도 그에 대해 배상을 하지 않는 외부 불경제로 나뉜다. [다]는 공공재의 공급 시 나타나는 시장의 실패에 대한 예시를 나타낸 것으로 공공재는 국방 서비스나 국도처럼 함께 사용할 수 있고,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말한다. 소비의 비경합성과 소비의 비배제성으로 인해 무임승차가 가능한 공공재의 경우 정부는 국민의 세금으로 공공재를 직접 생산하거나 민간 경제 주체를 지원하기도 한다. [라]는 불완전 경쟁시장에서 기업의 담합 행위로 인해 시장의 실패가 발생한 것을 예시한 것으로, 정부는 독과점의 폐해를 막기 위해 기업들의 부당한 담합을 규제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제시문 [가], [나], [다], [라]에서는 시장의 실패가 발생하는 세 가지 유형에 대해 설명하도록 유도하고, 그에 대한 정부의 시장개입 방법에 대해 유추해 보도록 출제하였다.

[문제 3]

1. 출제 의도

공감 또는 감동의 다양한 양상을 제시문을 통해 살펴보는 것으로서,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발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문제이다. 제시문 말미에 실제 교과서 학습 활동이 첨부되어 있으며, 이 학습 활동이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열쇠이므로 학교 학습 활동만 정상적으로 수행한 학습자라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 출연진들의 소설 작품에 대한 다양한 공감 양상, 설명문에서 중시되는 공감 유발 요소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제시문들 사이의 공감 또는 감동의 특성들을 정리하는 게 관건이다. 나아가 한 편의 시가 공동체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을 구체화 해보는 활동이 평가 대상이 된다. 제시된 현대시에서 느끼는 공감 또는 감동의 요소들을 다른 비평문의 주제 문장을 활용하여 서술해야 한다. 이로써 제시문 이해 능력과 문제해결 과정에서의 적용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2. 문항 해설

[가]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 대담 대본이다. 여러 출연자들이 나와서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제시문은 각자 공감하는 부분을 발표하는 대목으로서 ‘소설의 어떤 내용을 공감하고 있는가?’가 잘 드러난다. 성장을 멈춘 채 정지되어버린 주인공의 삶이 우리와 비슷하다는 점, 소설의 등장 배경이 현재 자신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일치한다는 점, 목적 없는 도심 산책과 뜻 모를 자기 독백을 주인공과 독자가 공유한다는 점 등이 제시문에 나타나 있다.

[나]는 석굴암의 미학적 우수성을 설명하는 설명문이다. 설명문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식은 지식이나 정보에 대한 정확한 전달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힌트가 학습 활동 속에 있다. 그러므로 글쓴이가 독자에게 공감이나 감동을 유도하는 내용을 요약하면 된다. 광배의 효과, 쐐기돌 건축 기법, 천장 지붕돌에 얽힌 전설 등이 공감의 양상에 대한 [나]의 특성이다.

[다]는 문학작품으로서 정희성의 시 “숲”이다. 나무와 숲의 비유를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 문제를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내용이다. 학습 활동을 보면 독자는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시의 상황과 분위기에 공감할 수도 있고, 시적 화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감동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를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개인 경험을 언급하거나, 시적 화자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감상 태도가 드러나야 한다.

[라]는 ‘문학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글로서, 자신의 주장을 펼쳐 독자를 설득하고자 하는 논설적 비평문이다. 여기서 주장하는 공감 내용의 핵심은 문학에서 얻은 감동을 통해 타인의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확인하고 그것이 자기 것일 수도 있음을 느낀다는 대목이다. [가]의 출연자들과 비슷한 경우인데, 문학을 통한 공감과 감동에 대한 개념적 언급이다. 문항의 첫 부분은 공감 또는 감동의 측면에서 [가], [나]의 특성을 비교 분석하라는 주문이다. 학습 활동을 참고하라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가]는 각 등장인물들의 언급 내용을 세 가지로 정리하면 무난하다. [나] 역시 설명문을 구성하는 주요한 세 문단의 핵심 내용을 요약 서술하면 된다.

문항의 다음 부분은 문학에서 얻은 감동을 통해 타인의 희로애락을 공감하고 그 희로애락이 바로 자기 것일 수도 있다는 ‘문학의 의의’를 제시된 시에 적용하여 구체화하라는 주문이다. [라]의 밑줄 친 부분을 활용하여 [다]의 시적 화자의 태도를 설명하는 게 핵심이다. [다]는 시의 상황과 분위기를 유추하는 게 관건이다. ‘나’와 ‘우리’의 관계는 ‘나무’와 ‘숲’의 관계처럼 되지 않는다는 반성적 성찰이 시적 화자의 목소리이다. 고독, 소외, 공동체 가치의 분열 등에 대한 개인 경험이나 생각을 한정된 분량 안에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나아가 시의 화자가 소망하는 사회의 모습에 대해 말해보는 학습 활동이 있으므로 타인과의 동질감이나 연대감을 언급하면 우수한 답안이다.

3. 채점 기준

예시 답안

[문제 1]

[나], [다], [라]는 각각 문화 상대주의, 문화 사대주의, 자문화 중심주의에 해당된다. [나]는 한국 사회로 유입한 이주민들의 다양한 문화를 그 문화가 형성된 사회적인 맥락에서 이해하려는 모습에서 문화 상대주의로, [다]는 타문화의 우수성을 내세워 자기 문화를 낮게 평가하는 태도에서 문화 사대주의로, [라]는 문화의 상대성을 부정하고 자기 문화의 우수성을 내세워 타문화를 낮게 평가하려는 태도에서 자문화 중심주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나]의 입장에서 보면 [다]와 [라]는 각 문화의 특징을 인정하지 못하였고, 여러 문화의 공존 가능성을 배제했다. 또한, 문화의 우월이나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이 존재할 수 있다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 2]

시장의 실패는 불완전 경쟁 시장, 외부성, 공공재의 공급 시 발생할 수 있다. [나]에서 외부 효과는 다른 경제 주체에게 이익을 주지만 그 대가를 받지 않는 외부 경제와 다른 주체에게 손해를 끼치면서도 그에 대해 배상을 하지 않는 외부 불경제로 나뉜다. 정부는 외부 불경제를 발생시키는 경우 법률과 제도를 통해 생산을 규제하거나 세금을 부과한다. 반면, 생산에 따른 외부 경제를 발생시키는 상품에 대해서는 법과 제도적 지원 및 보조금 지급 등을 제공한다. [다]에서 공공재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말한다. 소비의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으로 인해 무임승차가 가능한 공공재의 경우 정부는 국민의 세금으로 공공재를 직접 생산하거나, 시장에서 공공재가 생산될 수 있도록 기업의 공공재 생산을 지원한다. [라]는 불완전 경쟁시장에서 기업의 담합 행위로 인해 시장의 실패가 발생한 것으로, 정부는 독과점의 폐해를 막기 위해 기업들의 부당한 담합을 규제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문제 3]

[가]는 소설 내용에 공감하는 라디오 방송 출연자들의 반응이다. 구체적인 장소가 드러나는 구보의 서울 시내 산책 행위들, 주절거리는 독백들, ‘나는 왜 이렇게 살지’로 맺어지는 존재론적 의문과 번민은 성장을 멈춘 우리들의 모습과 겹치고 있음을 토로한다. 요약하면 주인공의 정체된 삶, 배경장소에 대한 몰입감, 우스꽝스럽고 못마땅한 자기 독백의 존재론적 회의가 공감의 내용 특성이다. [나]는 설명문으로서 석굴암의 건축구조의 정교함과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인적 노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주실 광배의 아름다움, 건축적 어려움의 해결함과 동시에 천장을 우주 공간처럼 보이게 하는 쐐기돌 기법, 천신이 도와서 완성한 천장 지붕돌 이야기 등과 같은 자세하고 정확한 설명이 공감과 감동을 이끈다. [라]에 보이는 ‘이웃의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확인하고 그것이 자기 것일 수도 있다는 느낌’은 비평문이 제기하는 공감과 감동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사람들 사이의 이런 동질감과 연대감을 바탕으로 [다]를 보면 ‘나무’와 숲‘의 관계처럼 더불어 살아가기 어려운 현대인의 삶을 반성적으로 성찰한다는 점에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나아가 우리들의 삶이 공감과 감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숲의 생태를 닮아야 한다는 시인의 공동체 지향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서로 존중하고 의존하는 공동체. 우리가 소망하는 사회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