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가톨릭 수시
[문항 1] (가)의 나타샤가 아들의 말을 들은 후에 (나)의 손순의 행동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면, 듣기 전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을지 쓰시오. (단, 나타샤를 ‘나(필자)’로 설정하시오.) (띄어쓰기 포함 200~250자 / 20점)
(가) 나타샤는 음식을 흘리는 늙은 시아버지에게 식탁에서 식사하는 대신에 난로 뒤에서 식사를 하게 하였다. 그리고 시아버지의 음식을 컵에 담아 드렸다. 한번은 시아버지가 컵을 옮기다가 떨어뜨려 컵이 깨져 버렸다. 나타샤는 시아버지에게 불평을 늘어놓고는 음식을 설거지통에 담아 드렸다. 시아버지는 한숨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나타샤와 남편이 집에서 쉬고 있다가 어린 아들이 마루에서 널빤지를 가지고 노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들은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남편은 아들에게 “지금 무얼 만들고 있는 거니?”라고 물었다. 아들이 대답했다. “아빠, 저는 지금 설거지통을 만들고 있어요. 엄마 아빠가 이다음에 늙으시면 이 설거지통에 음식을 담아서 드리려고요.”
(나) 신라 흥덕왕 때 손순(孫順)은 아내와 함께 품을 팔아 곡식을 얻어서 늙은 어머니를 봉양했다. 손순에게는 갓 돌이 지난 어린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항상 어머니의 음식을 빼앗아 먹으니 손순이 민망히 여겨 아내에게 말했다. “아이는 다시 얻을 수가 있지만 어머님은 다시 구하기 어렵소. 그런데 아이가 어머님의 음식을 자꾸 빼앗아 먹어서 어머님이 굶주림이 심하시니 이 아이를 땅에 묻어서 어머님 배를 부르게 해드려야겠소.” 이에 손순은 아이를 업고 아내와 함께 산에 올라갔다.
◉ 출제 의도 (1) 제시문을 일정한 관점에서 독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2) 단순 암기나 도식적인 이해를 넘어선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한다. (3) 우리의 삶과 밀접한 문제에 대한 합리적 판단력을 평가한다. (4) 적절한 개념과 논리를 이용하여 조리 있게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문항 해설 (1) 문제가 요구하는 것 ▪나타샤의 시각에서 볼 때 손순의 행동이 어떻게 비쳐지겠느냐를 묻는 문제이다. ▪나타샤가 아들의 말을 듣기 전에는 손순의 행동을 어떻게 평가했고 들은 후에는 그 평가가 어떻게 달라 졌을지를 써야 한다. ▪문제에서 달라졌다고 전제하고 있으므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으로 답하면 문제의 요구에 어긋난다. (2) 답안 작성의 조건 ▪수험생이 나타샤의 시점에서 서술해야 한다. ▪나타샤를 가리키는 인칭대명사 ‘나’를 문면에 드러내든 생략하든 관계가 없다. ◉ 채점 기준
[기본사항] (1) 8등급으로 채점: A+, A0, B+, B0, C+, C0, D, F ※F는 0점 (2) 내용 80%, 형식 20%로 구별해서 채점 (3) 내용이 F이면 형식도 F로 채점 (4) 100자 미만인 경우, 내용과 형식 모두 F로 채점 (5) 동일한 문항을 채점위원 2인 1조로 각자 채점 (6) 2차 또는 3차 채점이 필요한 경우 ① 한 채점위원이 F로, 다른 채점위원이 F가 아닌 다른 등급으로 채점한 경우 ② 두 채점위원의 등급이 3등급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3등급 차이가 나는 예: C0와 B+ / D와 C+ ※D=D0 (7) 2차 또는 3차 채점의 방법 ① 1차 채점의 결과가 (6)에 해당하는 경우 두 채점위원의 합의로 2차 채점 실시 ② 2차 채점한 결과가 (6)에 해당하는 경우 3차 채점 실시 ② 3차 채점은 출제위원을 포함한 새로운 채점위원 2인이 실시하되, 1차 채점에서 의 높은 등급과 낮은 등급 사이의 등급을 부여 (8) 제목이나 이름 등이 표기된 경우의 처리 ① 수험생의 신원을 유추하게 하는 이름 등의 정보가 답안과 별도로 표기된 경우, 내용과 형식 모두 F로 채점 ② 수험생의 신원을 유추하게 하는 이름 등의 정보가 답안 속에 자연스럽게 노출 된 경우, 형식 2등급 감점 ③ 제목을 단 경우, 형식 2등급 감점
[형식] (1) 문장 구성, 표현, 표기, 문단 나누기 등이 부적절한 경우, 정도에 따라 1~3등급 감점 ① 문장 구성이 자연스럽지 않거나 표현이 부정확한 경우 ② 맞춤법, 원고지 사용법 등의 잘못이 있는 경우 ③ 둘 이상의 문단으로 작성한 경우 (2) 분량 ① 250자 초과: 1~2등급 감점 ② 150자～200자 미만: 1등급 감점 ③ 100자～150자 미만: 2등급 감점 ④ 100자 미만: F
[내용] (1) 문제의 독해력 ▪문제가 요구하는 바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경우, 1~2등급 감점 ○ 손순의 행동을 평가하는 내용을 쓴다. ○ 손순의 행동에 대한 평가가 아들의 말을 계기로 달라진 것으로 쓴다. × 나타샤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거나 앞으로의 다짐을 하는 내용을 위주로 쓴다. × 손순의 행동에 대한 나타샤의 평가가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쓴다. ○ 나타샤를 ‘나’로 설정해 표현한다. ○ “(내가 보기에) 손순은 비정한 아버지이다.” 또는 “우리 아들 말을 들으니 손순의 극단적인 행동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와 같이 표현한다. × 수험생 자신을 ‘나’로 설정해 표현한다. × “나타샤가 보기에 손순은 비정한 아버지로 보일 것이다.”와 같이 표현한다.
(2) 제시문의 분석력 ▪제시문에 주어진 내용을 잘 분석하지 못한 경우, 정도에 따라 1~2등급 감점 ○ 나타샤가 시아버지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박대한 것으로 보아 나타샤는 시부모에 대한 효 또는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다. ○ 나타샤가 아들의 말을 듣고 남에 대한 배려와 효에 관한 깨달음을 얻는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다. ○ 손순이 가난해서 충분한 음식을 마련하지 못하고 아이가 할머니의 음식을 뺏어 먹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점을 파악하고 있다. ○ 손순이 어머니의 편안한 식사를 위해 아이를 땅에 묻을지 아내와 의논하여 묻기로 결정하고 산에 올라간 점을 파악하고 있다.
(3) 문제해결력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결론을 잘 끌어내지 못한 경우, 정도에 따라 1~2등급 감점 ○ 시아버지를 귀찮은 대상으로 여기고 박대하는 나타샤가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여 손순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을 것으로 추론한다. ○ 나타샤가 아들의 말을 듣고 나서는 시아버지의 처지를 이해하게 되고 어머니를 위하는 손순의 마음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하여 손순의 행동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될 것으로 추론한다. (4) 표현력 ▪적절한 개념과 논리를 이용하여 조리 있게 표현하지 못한 경우, 정도에 따라 1등급 감점 ○ ‘옳은 것과 그른 것, 효, 공경심, 공감, 이해, 처지, 입장, 행동, 가치관’ 등의 개념을 필요한 곳에서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 일관성 있는 관점에서 논지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 예시 답안 어머니의 편안한 식사를 위해 어린아이를 희생시키려 한 손순의 행동은 극단적인 행동으로서 전적으로 잘못되었고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 아들의 말을 듣고 내가 시아버지의 입장이 되어 보니 부모에 대한 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고 손순의 지극한 효심에서 감동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제 손순의 행동을 전적으로 그르다거나 전적으로 옳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다.
[문항 2] (다)의 민손과 (라)의 호동이 상대방과의 갈등에 대처한 공통적인 방법을 설명하시오. (띄어쓰기 포함 350~450자 / 40점)
(다) 민손(閔損)의 자(字)는 자건이고 공자의 제자이다. 일찍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후처를 얻어 아들 둘을 낳았다. 민손의 계모는 민손을 미워하여 자기가 낳은 아들은 솜을 넣은 옷을 입히고 민손은 갈대꽃을 넣은 옷을 입혔다. 겨울에 민손의 아버지가 민손에게 자신이 탄 수레를 몰게 했는데, 날씨가 추워서 민손이 말고삐를 놓아 버리자 아버지가 사정을 알게 되어 계모를 내쫓으려 했다. 민손이 아버지께 아뢰기를 “어머니가 계시면 아들 하나가 추울 것이지만 어머니가 안 계시면 아들 셋이 추울 것입니다.” 했다. 아버지가 그 말을 어질게 여겨 계모를 내쫓지 않으니 계모 또한 감동하고 뉘우쳐 자애로운 어머니가 되었다.
(라) 호동은 왕의 차비(次妃)인 갈사왕 손녀의 소생이다. 아주 잘생겨서 이름을 호동이라 짓고 왕이 매우 사랑했다. 원비(元妃)는 왕이 적자(嫡子)의 자리를 빼앗아 호동을 태자로 삼을까 염려해 왕에게 참소했다. “호동이 저를 예(禮)로써 대하지 않으니 왕실을 어지럽히려고 할지 모릅니다.” 왕이 말했다. “호동이 남의 자식이라고 미워하는 것 아니오?” 원비는 왕이 자기 말을 믿지 않자 장차 화(禍)가 자신에게 미칠까 염려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대왕께서는 은밀히 조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일이 없으면 제가 벌을 받겠습니다.” 이에 왕은 호동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벌을 주려고 했다. 어떤 사람이 호동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찌 그대의 결백을 밝히려고 하지 않는가?” 호동이 대답했다. “내가 사실을 밝히면 어머니의 잘못을 드러내게 되고, 그러면 대왕께 근심을 끼치게 되니 효도라 할 수 있겠는가?”
* 차비(次妃): 임금의 둘째 부인 * 원비(元妃): 임금의 첫째 부인 * 적자(嫡子): 첫째 부인이 낳은 아들
◉ 출제 의도 (1) 제시문을 일정한 관점에서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2) 단순 암기나 도식적인 이해를 넘어선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한다. (3) 우리의 삶과 밀접한 문제에 대한 합리적 판단력을 평가한다. (4) 적절한 개념과 논리를 이용하여 조리 있게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 문항 해설 ▪민손과 호동의 공통적인 갈등 대처 방법을 파악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민손은 계모와 갈등관계에 있다. 민손은 계모에게 계속 박대를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이복동생들의 안녕을 추구하고 결과적으로 계모의 잔류를 원하고 있다. ⇨ 이것은 자기를 희생하더라도 상대를 불행하게 하거나 부모(아버지와 계모)에게 심려를 끼치지 않겠다는 효심과 이타심의 결과이다. ▪호동은 원비 및 왕과 갈등관계에 있다. 호동은 왕에게 벌을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감추고 있고, 왕에게 근심을 끼치지 않으려고 한다. ⇨ 이것은 자기를 희생하더라도 상대를 불행하게 하거나 부모(아버지와 원비)에게 심려를 끼치지 않겠다는 효심과 이타심의 결과이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민손과 호동이 공통적인 방법으로 갈등에 대처하고 있음을 서술하도록 요구하는 문제이다.
◉ 채점 기준 [기본사항] (1) 8등급으로 채점: A+, A0, B+, B0, C+, C0, D, F ※F는 0점 (2) 내용 80%, 형식 20%로 구별해서 채점 (3) 내용이 F이면 형식도 F로 채점 (4) 100자 미만인 경우, 내용과 형식 모두 F로 채점 (5) 동일한 문항을 채점위원 2인 1조로 각자 채점 (6) 2차 또는 3차 채점이 필요한 경우 ① 한 채점위원이 F로, 다른 채점위원이 F가 아닌 다른 등급으로 채점한 경우 ② 두 채점위원의 등급이 3등급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3등급 차이가 나는 예: C0와 B+ / D와 C+ ※D=D0 (7) 2차 또는 3차 채점의 방법 ① 1차 채점의 결과가 (6)에 해당하는 경우 두 채점위원의 합의로 2차 채점 실시 ② 2차 채점한 결과가 (6)에 해당하는 경우 3차 채점 실시 ② 3차 채점은 출제위원을 포함한 새로운 채점위원 2인이 실시하되, 1차 채점에 서의 높은 등급과 낮은 등급 사이의 등급을 부여 (8) 제목이나 이름 등이 표기된 경우의 처리 ① 수험생의 신원을 유추하게 하는 이름 등의 정보가 답안과 별도로 표기된 경우, 내 용과 형식 모두 F로 채점 ② 수험생의 신원을 유추하게 하는 이름 등의 정보가 답안 속에 자연스럽게 노출된 경우, 형식 2등급 감점 ③ 제목을 단 경우, 형식 2등급 감점
[형식] (1) 문장 구성, 표현, 표기, 문단 나누기 등이 부적절한 경우, 정도에 따라 1~3등급 감점 ① 문장 구성이 자연스럽지 않거나 표현이 부정확한 경우 ② 맞춤법, 원고지 사용법 등의 잘못이 있는 경우 ③ 문단을 둘 이상으로 나눈 경우 문단 나누기가 적절한지를 검토하여 평가 (2) 분량 ① 450자 초과: 1~2등급 감점 ② 300자～350자 미만: 1등급 감점 ③ 200자～300자 미만: 2등급 감점 ④ 100자～200자 미만: 3등급 감점 ⑤ 100자 미만: F
[내용] (1) 문제의 독해력 ▪문제가 요구하는 바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경우, 1등급 감점 ○ 민손이 누군가와 갈등관계에 있고, 호동이 누군가와 갈등관계에 있음을 파악하고 있다. ○ 민손의 대처 방법과 호동의 대처 방법이 (미시적으로는 다른 부분이 있으나) 기본적으로 같음을 이해하고 있다. × 갈등의 원인, 갈등 주체 간의 관계, 갈등 해소의 결과 등을 주요 내용으로 쓴다.
(2) 제시문의 분석력 ▪다음과 같은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한 경우, 정도에 따라 1~2등급 감점 ○ (다)에서는 민손이 계모와 갈등관계에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 ○ (라)에서는 호동이 원비와 갈등관계에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 ○ 민손이 계모로부터 계속 박대를 받을 것을 감수하면서 계모와 이복동생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원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있다. ○ 호동이 누명을 쓰고 벌을 받을 것을 감수하면서 원비의 잘못을 감추고 있음을 있음을 파악하고 있다. ○ 호동이 왕에게 근심을 끼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있다. ▪(라)에서 호동과 왕의 갈등관계를 추가로 파악하고 있다면 가점할 수 있다.
(3) 문제해결력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결론을 잘 끌어내지 못한 경우, 정도에 따라 1~2등급 감점 ○ 민손과 호동이 갈등에 대처한 방법이 자기희생, 갈등관계의 상대방(계모, 원비)과 남(이복동생들)에 대한 배려, 부모(아버지와 계모, 왕와 원비)에 대한 효임을 파악하고 있다. ○ 둘의 대처 방법이 공통적이라는 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민손과 호동의 갈등 대처에 드러난 근본적인 정신이 효 또는 이타심을 파악하고 있으면 가점할 수 있다.
(4) 표현력 ▪적절한 개념과 논리를 이용하여 조리 있게 표현하지 못한 경우, 정도에 따라 1등급 감점 ○ ‘대립, 갈등, 대처, 해결, 효, 이타심, 배려, 이복동생, 반성, 모함, 누명’ 등의 개념을 필요한 곳에서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 일관성 있는 관점에서 논지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 예시 답안 민손은 계모와의 갈등에서 계모에게 계속 박대를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이복동생들의 안녕을 추구하고 결과적으로 계모의 잔류를 원했다. 즉 민손은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상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대처했다. 호동은 원비와의 갈등에서 왕에게 벌을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도 원비의 모함을 공개하지도 않으려 하고 있다. 또 호동이 왕과도 갈등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도 호동은 왕이 원비의 소행을 알게 되어 근심에 빠질까 걱정하고 자신의 안녕은 걱정하지 않고 있다. 즉 호동도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상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대처했다. 따라서 민손과 호동이 갈등에 대처한 공통적인 방법은 효와 이타심에 바탕을 둔 자기희생과 남에 대한 배려이다.
[문항 3] (마)에 제시된 두 주장을 (바)와 (사)에 근거하여 평가하시오. (띄어쓰기 포함 350~450자 / 40점)
(마) 헌팅턴은 문명충돌론을 제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갈등은 사회적 계급, 빈부, 경제적으로 정의되는 집단 사이에 나타나지 않고 상이한 문화적 배경에 속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날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탈냉전 시대에는 이념 대신 ‘문명’이 국제 분쟁을 주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세계를 중화권, 일본권, 힌두권, 이슬람권, 동방정교권, 서구권, 라틴아메리카권, 그리고 아프리카권으로 나누고 각각의 문명권을 지지하는 기반이 거대 종교라고 분석한다. 그런데 이들 문명 간의 차이는 근본적인 데다가 문명 간의 상호작용은 서로의 차이를 부각하여 결국 충돌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명 갈등은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되는데, 우선 미시적 차원에서의 ‘단층선 분쟁’은 상이한 문명에 속한 가까운 인접국들 사이, 혹은 한 국가 안에 속해 있는 상이한 문명 집단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다음으로 거시적 차원에서의 ‘핵심국 분쟁’은 상이한 문명에 속한 주요 핵심 국가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분쟁이다. 반면 뮐러는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을 비판하면서 문명의 공존을 주장한다. 그는 문명의 공존이 낯선 상대에 대한 앎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본다. 서로 다른 문명이 대화를 통해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면서 상대에 대한 경계를 풀고 분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문명의 차이는 부차적인 것으로, 인간의 이성적인 화합의지와 합리성, 그리고 관용을 통해 극복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역사상 모든 문명과 문화는 새롭고 낯선 것과의 만남을 통해 공존하고 융합을 이루며 발전해 왔다. 분쟁이나 갈등의 근본 원인은 문명의 이질성이 아니라 소통의 단절로 인한 불안이며, 따라서 문명의 충돌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바) 오늘날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약 10억 정도가 고대 그리스의 지적(知的) 전통을 물려받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보다 훨씬 많은 20억 정도는 고대 중국의 지적 전통을 물려받았다. 그런데 지금부터 2,500년 전의 고대 그리스와 중국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과 사회 구조 면에서 매우 달랐을 뿐만 아니라, 철학과 문명에서도 서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런 차이들이 현대를 살고 있는 동양과 서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큰 차이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한 심리학자가 동서양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동양인들은 작은 부분보다는 큰 그림을 보기 때문에 사물과 전체적 맥락을 연결시켜 지각하는 경향이 있고, 따라서 전체에서 특정 부분을 떼어 내어 독립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낯설어한다. 반면에 서양인들은 사물에 초점을 두고 주변 맥락에 무관심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건과 사건 사이의 관계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편이다.
(사) 새벽에 잠자리에서 일어난 미국인 스미스는 자기가 파자마를 입고 잔 것을 보게 되는데 파자마는 원래 동부 인도에서 기원한 것이며, 그가 잠을 잔 침대는 페르시아에서 유래한 것이다. 비가 올 것 같아 그가 챙기는 우산은 원래 인도에서 발명된 것이다. 출근을 위해 기차역으로 가서 그가 타는 기차는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기차에 자리를 잡고서 그는 담배를 피우려고 하는데 담배는 브라질에서 전래한 것이다. 그가 산 영자 신문의 글자는 셈족의 언어에서 나온 것이고, 신문의 재료인 종이는 중국에서 발명된 것이다. 그는 스스로 100% 미국인이라고 생각하지만, 100이라는 십진법은 그리스의 발명품이며, 미국을 뜻하는 ‘아메리카’는 이탈리아 지리학자인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 출제 의도 (1) 제시문을 일정한 관점에서 독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2) 단순 암기나 도식적인 이해를 넘어선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한다. (3) 우리의 삶과 밀접한 문제에 대한 합리적 판단력을 평가한다. (4) 적절한 개념과 논리를 이용하여 조리 있게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 문항 해설 (마)에서 헌팅턴이 제기한 문명충돌론과 그에 대한 비판으로서의 뮐러의 문명공존론을 제시하고, (바)와 (사)가 두 주장을 각각 지지하는 논거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문명충돌론의 중요한 논지는 문명이라는 것이 잘 변하지 않고 유지되며 따라서 문명 간의 차이가 근본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문명공존론은 문명의 공존과 대화, 그리고 나아가 융합의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문명 간의 차이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바)는 문화의 다양성과 함께 문화의 잘 변하지 않는 성질을 부각한다는 점에서 문명충돌론의 논지와 부합한다. 다만 (바)는 문명충돌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데에까지 나아가지는 않고 있다. 한편 (사)는 문화/문명이 상호작용하면서 혼성 및 융합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문명공존론을 지지하는 좋은 근거가 된다.
◉ 채점 기준 [기본사항] (1) 8등급으로 채점: A+, A0, B+, B0, C+, C0, D, F ※F는 0점 (2) 내용 80%, 형식 20%로 구별해서 채점 (3) 내용이 F이면 형식도 F로 채점 (4) 100자 미만인 경우, 내용과 형식 모두 F로 채점 (5) 동일한 문항을 채점위원 2인 1조로 각자 채점 (6) 2차 또는 3차 채점이 필요한 경우 ① 한 채점위원이 F로, 다른 채점위원이 F가 아닌 다른 등급으로 채점한 경우 ② 두 채점위원의 등급이 3등급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3등급 차이가 나는 예: C0와 B+ / D와 C+ ※D=D0 (7) 2차 또는 3차 채점의 방법 ① 1차 채점의 결과가 (6)에 해당하는 경우 두 채점위원의 합의로 2차 채점 실시 ② 2차 채점한 결과가 (6)에 해당하는 경우 3차 채점 실시 ② 3차 채점은 출제위원을 포함한 새로운 채점위원 2인이 실시하되, 1차 채점에서의 높은 등급과 낮은 등급 사이의 등급을 부여 (8) 제목이나 이름 등이 표기된 경우의 처리 ① 수험생의 신원을 유추하게 하는 이름 등의 정보가 답안과 별도로 표기된 경우, 내 용과 형식 모두 F로 채점 ② 수험생의 신원을 유추하게 하는 이름 등의 정보가 답안 속에 자연스럽게 노출된 경우, 형식 2등급 감점 ③ 제목을 단 경우, 형식 2등급 감점 [형식] (1) 문장 구성, 표현, 표기, 문단 나누기 등이 부적절한 경우, 정도에 따라 1~3등급 감점 ① 문장 구성이 자연스럽지 않거나 표현이 부정확한 경우 ② 맞춤법, 원고지 사용법 등의 잘못이 있는 경우 ③ 문단을 둘 이상으로 나눈 경우 문단 나누기가 적절한지를 검토하여 평가 (2) 분량 ① 450자 초과: 1~2등급 감점 ② 300자～350자 미만: 1등급 감점 ③ 200자～300자 미만: 2등급 감점 ④ 100자～200자 미만: 3등급 감점 ⑤ 100자 미만: F [내용] (1) 문명충돌론과 문명공존론의 핵심 논지에 대한 파악 ① 헌팅턴의 문명충돌론 - 문명 간의 차이는 근본적이다. - 탈냉전의 상황에서 문명 간 상호작용이 늘어날수록 문명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② 뮐러의 문명공존론 - 문명 간의 차이는 근본적이지 않다. 즉 부차적이다. - 문명은 대화 및 공존이 가능하며, 나아가 융합될 수도 있다. 따라서 문명의 충돌은 불가피하지 않다. ※ 이상의 내용이 답안에 얼마나 포함되었느냐를 기준으로 채점. 생략된 논지의 수에 따라 한 단계씩 감점. (2) 제시문 (바) ① 문화 다양성과 함께 문화가 잘 변하지 않는 성질을 부각한다는 점에서 문명충돌 론에 잘 부합함. ② 다만 문명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에까지 나아가지는 않음. ③ 또한 문화 다양성은 문명공존의 전제조건(즉 낯선 상대와 대면하는 문명공존론의 출발 지점)이라고도 볼 수 있음. ※ ①과 ②는 반드시 포함해야 하며, 포함하지 않은 답안의 경우 1~2단계 감점. ③을 추가한 답안은 적절히 가점할 수 있음. (3) 제시문 (사) ▪문화가 상호작용하면서 혼성 및 융합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문명공존론을 지지하는 좋은 근거임. ※ 이상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1단계 감점. (4) 표현력 ▪문명의 충돌 및 공존과 관련된 핵심 개념들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지, 일관성있는 관점에서 논지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있는지를 평가. ※ 적절한 개념과 논리를 이용하여 조리 있게 표현하지 못한 경우, 정도에 따라 1단계 감점.
◉ 예시 답안 (마)는 헌팅턴의 문명충돌론과 뮐러의 문명공존론을 설명하고 있다. 문명충돌론의 중요한 논지는 문명이 잘 변하지 않고 유지되므로 문명 간의 차이가 근본적이며, 문명은 상호작용이 늘어날수록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반면 문명공존론은 문명의 공존과 대화, 나아가 융합의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문명 간의 차이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시각에서는 문명의 충돌이 불가피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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